우리가 ‘나‘라고 알고 있는 것이 전부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 불과한 것이니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은 우리의 정체성을 위협한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방어하면서 우리와 인생을 함께하는 다른 누군가가 달라져야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헛된 희망을 품는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에고는 우리가 어떤 사고방식이나 신념체계에 집착할 때 어김없이 작동한다. 우리는 감정적으로 폭발하기 전까지는 대개 자신이 집착하고 있다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분노나 통제, 지배, 슬픔이나 불안, 심지어 행복 같은 긍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내가 옳다"는 인식이 팽배해진다면, 그건 우리가 에고에 빠졌다는 뜻이다. 이렇듯 "내가 옳다"는 경직된 사고로 움직이면 우리는 고정관념이나 이상, 판단을 근거로 현실을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어떤 상황이나 상대가 자기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그 상황이나 상대를 지배하고 통제하려 든다. - P68

인생이 계획대로 풀리지 않을 때, 우리가 거부 반응을 보이면서 감정적으로 격해지는 이유는 자신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인생은 이래야 한다"는 환상이 무너지면 우리의 에고가 상황을 통제하려는 욕구를 드러낸다.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인생 자체가 원래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모습으로 보이길 바라는 병적인 욕구를 모두에게 강요한다. 인생이 동화 같은 결말을 얻게 되리라는 환상에 매달리면 사랑하는 이들을 희생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놓치게 된다. - P74

부모가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괜찮다고 여기는 것이 괜찮다는 분위기를 풍기면, 부모 자신에게는 물론 아이에게도 좋은 일이다. 부모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아이는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용기가 생기고, 스스로에게서 유머와 가벼움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독한 에고의 엄격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 P76

분노는 우리가 여전히 강하고 통제력을 갖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강력한 자극제다. 역설적이지만 분노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스스로를 전혀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때 우리는 그저 에고의 포로일 뿐이다. - P85

부모는 어떤 자극을 받더라도 자신의 감정 상태를 아이에게 전이시켜서는 안 된다. 우리가 에고에 쉽게 휘둘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감정적으로 무너지기 쉽고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다는 것도 알아차릴 수 있다. 우리는 오직 중립적인 상태일 때만 아이의 행동에 정당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아이를 대할 때마다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아이는 처음에 마치 흡수하듯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한다. 그래서 우리는 미처 깨닫지 못하지만 우리가 아이에게 반응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순간에 실은 아이가 흡수한 우리의 단면들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는 물론이고, 아이의 감정 그리고 아이가 겪는 문제까지도 지나치게 부모 자신과 동일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의 감정과 아이의 감정을 분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지 못한 채 우리가 과거에 겪은 어떤 일과 동일시한다. - P87

아이들은 단지 우리가 어렸을 때 풀지 않은 채 묻어둔 감정적인 문제들을 일깨우는 것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이들이 약하고 힘이 없다는 이유로 아이들 탓으로돌린다. 이때 ‘진짜 문제는 아이가 아니라 우리가 가진 무의식‘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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