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책감 드는 마음 저도 알아요.
나한테 딱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미워해도 되나, 그런 생각을 한적 있거든요.
근데 대부분 날 별로 안 좋아하거나 나한테 관심이 없어서 무례하게 굴었던 거니까 저도 굳이 미안해하지 않기로 했어요.
나처럼 괜찮은 사람을 안 좋아하는 게 바보 같은 거고 그런 사람만 손해 보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신경 쓰지 않고 있어요. - P88
동물 학대를 하지 않는다는 만족감은 느낄지언정 자기 자신을 학대하는 거라고,
동물만큼 나 자신도 중요하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 기분을 헤아리느라 나를 미워하는 것도 자기학대인 거겠지.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문득 그런 의문이 올라왔다. 근데 내가 정말 중요한가? - P96
승연이도 나한테 연락을 안 했다.
승연이도 나도 딱히 잘못한 것 같지 않아.
우리는 그냥 너무 다른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승연이랑 엄마가 사랑스러운데 그렇게 사랑스럽지는 않고, 밉기도 한데 그렇다고 엄청 밉지는 않다.
그냥 그 감정을 그렇게 남겨두기로 했다. - P121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나는 우리가 잘 살면 좋겠다. 인류는 가망이 없단 생각을 자주 하지만 오늘은, 어쩌면 잘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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