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생각은 이중사고의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것, 진실을 훤히 알면서도 교묘하게 꾸민 거짓말을 하는 것, 상반된 두 가지 견해를 동시에 지지하고 서로 모순되는 줄 알면서 그 두 가지를 동시에 믿는 것, 논리를 사용하여 논리에 맞서는 것, 도덕을 주장하면서 도덕을 거부하는 것, 민주주의가 아닌 줄 뻔히 알면서 당이 민주주의의 수호자라고 믿는 것, 잊어버려야 할 것은 무엇이든 잊어버리고 필요한 순간에만 기억에 떠올렸다가 다시 곧바로 잊어버리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과정자체에다 똑같은 과정을 적용하는 것……….
이런 것들은 지극히 미묘하다. 의식적으로 무의식 상태에 빠지고, 자신이 방금 행한 최면 행위에 대해서까지 의식하지 못하는 격이다. 그래서 ‘이중사고‘라는 말을 이해하는 데조차 이중사고를 사용해야만 한다. - P53

‘나는 ‘방법‘은 안다. 그러나 ‘이유‘는 모른다.

"그는 전에도 몇 번이나 그랬던 것처럼 스스로 정신병자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어쩌면 정신병자는 단지 몇 명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한때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고 믿는 사람이 정신병자 취급을 받았다. 그런데 오늘날엔 과거는 움직일 수 없다고 믿는 사람이 정신병자 취급을 받는다. 어쩌면 이렇게 믿는 사람이 윈스턴 혼자뿐일지도 모른다. 만약 그 혼자뿐이라면 그는 진짜 정신병자일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정신병자일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그가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그가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그 자신이 잘못 믿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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