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처럼 일로 힘을 쓰는 것만이 아니라, 헤라클레스처럼 쓰는 힘도 필요하다. 일이 아닌 데다 에너지를 들이는 것, 사람들은 그런 것을 가리켜 흔히 사치라 한다. 그러나 어디 삶이 필수품만으로 이루어지는가. 살아가려면 간혹이라도 사치품이 필요하다. 여유와 틈을 ‘사치‘라고 낙인찍은 건 아닐까.
그렇게 사치라는 말은 ‘분수를 지켜라‘ 하는 말로도 바뀌어 우리 삶을 단속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필요해서가 아니라 즐거워서 힘을 쓰는 일이 사치라면, 난 내 힘을 하늘을 들어 올리는 데 쓰는 사치를 마음껏 부릴 것이다. - P60

노 젓기는 정말 힘들다. 그러니 노예와 죄인의 몫이었겠지. 나를 채근하는 북소리가 환청처럼 들린다. ‘잘해! 죽지 말고!‘라는 대사도 노를 저을 때마다 들려오는 듯하다. 나이스는 로마 장군이 됐다가 북잡이가 됐다가 한다. 한 세트만 노를 젓고 나도 등줄기에는 땀이 폭포처럼 흐른다. 그러나 이때의 느낌은 고통이 아니다. 그야말로 시원한 ‘쾌(快)‘다.
인간은 어찌나 신기한지. 노예가 하는 것과 똑같은 행위, 그 고통스러운 행위를 실컷 하고서는 쾌감으로 느낄 줄 아니 말이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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