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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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발등에 떨어진 찰나의 빛, 은교. 허황된 욕망, 그러나 갈망할 수밖에 없었던 한 줌의 재같은 나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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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고양이
노석미 지음 / 마음산책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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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지언정, 사방이 털 날림으로 가득할지언정, 한 번쯤은 고양이와 함께이고 싶다. 잠이올 것만 같은 오후의 봄에, 나란히 따땃한 햇살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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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없는 이야기 - 최규석 우화 사계절 만화가 열전 2
최규석 지음 / 사계절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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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디선가, '불행한 소년'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났다. 인간의 이기심과, 그로 파생된 모든 악의에 대해 말하고 있다. 가슴이 찌릿해지고, 움찔해지는 메시지들에 내 자신도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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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소리 마마 밀리언셀러 클럽 44
기리노 나쓰오 지음 / 황금가지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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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코는, 태어날 때부터 버림 받은 아이었다. 부모가 누군지도 모른다. 창녀촌에서 온갖 멸시와 괄시를 받으며, 비정상적인 환경속에서 짐짝 취급 받으며 자란다. 창녀촌의 왕엄마는 아이코에게 구두 한 켤레를 준다. 엄마의 유품이라며. 그녀는 기분 나쁘다는 소리에도 아랑곳않고 틈날 때마다 말을 건다. 구두를 보며, 구두에게, 구두가 엄마라고 생각하면서, 마마- 마마- 하며, 그렇게.

 

 새 노트를 살 수 없는 아이코에게 살인은 과거를 지울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다시 시작할 수 없다면, 지우개로 흔적을 지우듯, 발목을 잡는 과거를 쓱싹쓱싹 지워나가는 수밖에 없다. 살인은 아이코가 삶을 연명하는 수단이었으며, 유일무이한 해결책이기도 했다.

 

 부모로부터 버림 받은 아이코. 어렸을 때부터, 불혹을 넘긴 지금까지도 줄곧, 아이코를 향해 따스한 온정의 손길을 내민 사람은 없었다. 악을 모르면서 악행을 저지르는 아이코는, 사랑을 몰라도 사랑을 갈구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이 비열한 세상을 꾸역꾸역 살아내면서도 자신의 핏줄인 진짜 엄마, 마마,를 찾고자 하는 열망에서 쉬이 짐작할 수 있다.

 

 한때 동경했으나, 늙고 쭈글쭈글해진 에미. 창녀촌 넘버원이었던 시절의 미모는 찾아볼 수 없는 여자. 알콜중독에 빠지고, 사이비 종교에 심취한 에미를 아이코는, 그저 거추장스러운 노인, 경멸의 대상으로만 본다. 그런 에미가 자신이 그토록 찾아헤매던 친엄마라는 고백을 듣게 되었을때 아이코는 구원 받았을까. 아니면, 생소한 후회와 지독한 절망의 수렁에 빠지는 기분이었을까. 숨이 끊기기 직전에, 에미가 그토록 하고 싶었지만 차마 하지 못했던 말은 어쩌면, 이런 말이 아니었을까.

 

 널 인정하지 못해서 미안해, 아이코. 널 받아들이지 못해서 미안해, 아이코. 아임 소리 아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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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반사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3
누쿠이 도쿠로 지음, 김소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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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이기심들이 모여 만들어진 커다란 파동이 한 아이의 죽음으로 연결된다. 양심의 가책은 느끼지만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일상에서의 사소한 실수들, 하찮은 악의들. 이 끔찍한 연쇄작용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무런 죄도 없는 순수한 아이의 죽음으로 귀결된다는 것에 소름이 끼쳤다.

 

 아이의 죽음에 영향을 끼친 사람들 모두가 잘못을 시인하려 하지 않는다. 간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알고 있지만 인정하고, 사과하려 들지 않는다. 직접적인 이유가 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해왔던 일련의 행동이 누군가의 목숨을 앗아가게 되는 계기가 될 줄은 미처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그래서 그들은 회피하고, 다른 누군가에게 떠넘기고, 어떻게든 책임 추궁을 피하려고만 한다. 읽으면서 그들 모두에게 분노했지만 이내, 아마 나 역시 그러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해졌다.

 

 단 한 명의 살인자는 아니지만, 살인자들이 될 수는 있다는 것. 법적 처벌은 받지 않지만, 도의적 책임으로 인해 심적으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것. 한 순간의 그릇된 양심이 재앙의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분량이 상당한 이 책에서 줄곧 말하고 싶어했던 것은 결국 이런 것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로써 증후군 시리즈를 빼면 국내에 번역된 누쿠이 도쿠로의 소설은 다 읽은 셈이다. '난반사'는 딱히 극적인 요소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긴박감이 넘치는 것도 아니지만 단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이전엔 누쿠이 도쿠로가 이렇게 역량있는 작가였는지 몰랐다.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쉬이 간과해버리는 뜨끔한 진실을 이토록 진중하게 이야기할줄 아는 작가였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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