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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울음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민경욱 옮김 / 서울문화사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누마타 마호카루의 소설 속엔, 얼핏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인간들만 한가득 나온다. 극단적이거나, 엉뚱하거나, 거칠거나, 단순하거나. 이 책, <고양이 울음>에 나오는 등장인물들 역시 그렇다. 그래서 그들이 내뱉는 말이나, 발산하는 행동들엔, 약간의 거부감과 이해불가의 마음이 동시에 든다.
하지만, 그 말과 행동들 뒤에 숨겨진 내밀한 상처와 심리에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쉽게 이해당하고, 쉬이 납득해버리는 내가 있다. 고개를 끄덕이며, 묘하게 수긍하고 있달까. 그래 뭐,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지......하고.
'몽'은 엄청난 생명력을 지닌, 고양이이다. 끈질기게 살아남고, 끈질기게 살아간다. 사람을 귀찮게하지 않으며, 동족은 사랑할줄 모르나, 사람은 사랑할줄 알고, 사랑받을 방법 또한 아는 그런, 고양이.
몇 번이고 버려지고, 죽을 고비도 몇 번이나 넘기는 '몽'
'몽'은 자신에게 부여된 생명을 고귀하게 여기고 삶을 터프하게, 때로는 무심하게 넘기며 살아간다. 죽음 역시 의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런 '몽'에게 있어, 생명과 죽음은 시작과 끝이며, 끝과 시작이기도 하다.
나 역시 '몽'처럼 의연하게 읽어낸 이야기였다.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려놓을 수 있는 이야기, 말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과는 별개로, 결국엔 상통하는 하나의 이야기인데 굳이 3부의 챕터로 나눌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의문이 든다. 시간의 격차가 큰 탓인지, 각기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인지, 각 부와의 연결이 매끄러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약간 쌩뚱맞다는 생각. '몽'이라는 고양이가 등장하는 연작 단편이라면 모를까. 이 점이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