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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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사람의 노년기. 인생의 아름다움과, 그래서 덧없음을 동시에 보여준다는게 가능한 거구나.

 

 필립 로스의 글은 세밀하고, 정직하며, 선연하다. 바로 내 눈 앞에 저물어가는 삶이 펼쳐져 있는 것만 같아서 쓸쓸했다. 묵직한 무게로 가슴을 짓누르는 감정. 이미 포화 상태로 접어든 갖가지 생각들. 글로써 이토록 많은걸 안겨줄 수 있는 작가도 흔치 않을 것이다. 독보적일 수도.

 

 그는 많이 외로워했다. 그, 스스로가 만들어낸 외로움임에도 불구하고 견디기 어려워했다. 젊음도, 활력도, 패기도 사라진 마당에 삶은 왜 이다지도 잔인하단 말인가. 외로움을 짊어지기에 노년은 너무나도 나약하다.

 

 에브리맨, 보통 사람. 나의 노년을 가만히 그려본다. 죽기 하루전에도 죽음을 두려워하고 싶지 않은데, 아무래도 초월하지는 못할 것 같다. 나도 보통 사람이기에. 다른 누군가와 같이 이따금씩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아무 것도 아닌 나를 생각하고, 없음으로 돌아갈 순간이 반드시 온다는 극명한 사실과 마주하고 있기에.

 

 실로 죽음은 만인의 강자다. 외로운 노년의 죽음앞에선 특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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