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법을 읽어본 적이 있는가? 부끄럽게도 대한민국 헌법을 처음 정독한 것 같다.
학생일 때에도 실제로 배운 적이 없었고, 내가 찾아보기 전까지는 읽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라는 비겁한 핑계를 대본다.) 이것은 비단 나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헌법책이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매우 어렵고, 두꺼운 책을 상상했는데, 제10장, 제130조 밖에 안 되는 생각보다 적은 내용임에 놀랐다. 게다가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문장 외에는 약간 생소한 수준으로만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또 놀랐다.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대한민국 헌법을 처음 완독(?) 했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며 이번 기회에 헌법 책 읽기와 더불어 필사까지 함께 해 보았다.
일단, 이 책은 표지부터 내지까지 모든 것이 고급스럽다. 정말 '대한민국 헌법'이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양장본 패브릭 표지에 질감도 좋고, 면지도 금색을 넣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내지도 얇지 않은 두께로 한 페이지에 하나의 조문이 적혀있고, 오른쪽에 충분한 여백을 두어 여러 번 직접 필사해 볼 수 있어 좋다. (이러한 이유로 헌법 책 느낌도 나고, 두꺼워진 듯한다.) 조문 위쪽에는 헌법재판소 휘장이 찍혀있어 위엄까지 느껴진다. 어느 쪽을 펼치든 완전히 펼쳐지니 필사하는 데 편리함까지 추가되었고, 처음엔 가름끈이 없어 아쉬웠는데 막상 불편하지는 않았다.
작년 연말부터 시작된 나라의 혼란스러움에 헌법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헌법을 찾아볼 생각을 하지는 않았는데, 필사 책이라는 반가운 소식에 책과 헌법을 접하게 되었다. 계엄령, 탄핵, 대선까지 약 6개월 동안 엄청난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제4장 제1절 대통령" 내용이 더욱 눈에 들어왔다. 실제로 관련 내용들이 다 담겨있어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전문>은 꽤 길지만, 헌법 조문들이 생각보다 길거나 복잡하지 않고, 간결한 내용들이 많아 이해하기도 쉽고, 필사하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전문이 한 문장으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에 놀라움도 추가되었다. 또한 책을 읽고 필사를 하며 대한민국 헌법을 접하다 보니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고, 뉴스나 기사를 볼 때도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어린아이들도 필사를 하며 헌법을 접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아이부터 어른까지 한 번쯤 헌법 책 읽기와 더불어 헌법을 필사하는 경험을 해보면 좋겠다. 인간답게 살 권리, 존중받을 권리, 부당함에 맞서 싸울 권리, 나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꼭 기억해둬야 할 헌법 조문을 공부하고, 읽고 써보길 바란다. 감성 글귀, @@자극 글귀도 좋지만 필사 책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