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빌려주는 수상한 전당포
고수유 지음 / 헤세의서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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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이빨 빼고 모조리 씹어 먹어줄게" 영화는 몰라도 누구나 들어봤을 유명한 대사다. 전당포는 물건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곳이지만 옆집 전당포 주인아저씨의 무서운 대사만큼이나 쉽고 친절한 곳은 아니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 전당포에서 미래의 시간과 과거의 시간을 맞바꾼다는 아이디어는 꽤나 신선했다. 돈이 아닌 과거의 시간을 빌려주고, 맡기는 물건은 나의 미래의 시간이다. 다만 그 가치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


'타임 전당포'에서는 하루, 이틀 단위로 과거 시간을 대출해 준다. 그리고 하루를 대출받기 위해서는 19년 65일이라는 시간을 대가로 지불하게 된다. 고객이 살아갈 시간에서 삭감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현재의 시간, 혹은 미래의 시간을 담보로 과거로 돌아가 소원을 이루려 한다. 그리고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과거에 머물다 사라지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타임 전당포를 찾는다. 그리고 나의 20년에 가까운 시간을 과거의 하루와 맞바꾼다.


글로벌 기업 면접시험 날로 갔던 한 대학생은 본인의 인생에 중요한 하루를 포기했지만 뺑소니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살렸다. 힘들고 어렵게 모은 돈으로 전세 계약을 했지만 전세 사기를 당했던 한 여성은 자살하려고 마음먹었다가 우연히 타임 전당포에 들려 인생을 바꿨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과거로 돌아가 소원을 이루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아오지는 않는다. 자살을 결심했던 한 대표는 과거에서 소원을 이루고 마음이 바뀌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가 엄청난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모두의 시간은 소중하고, 누군가에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하루일 수도 있다.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 생각했을 그날, 과거의 하루, 아니 단 몇 분이라는 짧은 시간이 변화하며 인생이 달라지는 경험을 했다. 아무리 과거를 바꿀 수 있다지만 고작 하루인데 20년과 맞바꿀 가치가 있을까 생각했지만 누군가에겐 20년 그 이상의 가치 있는 몇 분이었다. 그래서인지 읽으면서 애잔하고 울컥하고 안타까운 에피소드들도 있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면 20년과 맞바꾸는 과거의 하루가 뭐가 아쉽겠어?라는 생각으로 지금 생각을 바꿔 남은 20년, 그 이상의 시간을 새로운 인생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하면 좋겠다. 물론 현실에 시간을 빌려주는 전당포는 없겠지만, 오늘이 힘든 사람들이 읽고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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