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밀리미터의 싸움 - 세계적 신경외과 의사가 전하는 삶과 죽음의 경계
페터 바이코치 지음, 배진아 옮김, 정연구 감수 / 흐름출판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밀리미터가 얼마나 작은지 아는가?

1mm 펜으로 그은 선 하나 정도, 색연필을 그으면 그건 1mm를 넘겨버린다.

평소 글씨를 쓸 때는 1mm도 두껍다고 0.4mm 펜을 사용하지만 실제로 1mm는 정말 얇고 작은 크기이다.

그런 얇은 선 하나를 경계로 삶과 죽음이 나뉜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의학 드라마를 볼 때 뇌를 비롯한 신경계를 다루는 신경외과 의사는

예민하고 섬세하고 특히 집중을 요하는 수술을 많이 한다.

실제로 뇌혈관은 지름이 1mm도 채 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혈관벽은 그보다 더 얇다고 한다.

그 때문에 몇 초(어쩌면 0.x 초)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환자의 생사가 결정된다.


신경외과 분야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독일 베를린 자선 병원의 최연소 신경외과 과장에 올랐다고 한다.

세계 신경외과 분야에서 독보적인 명의 중 한 사람으로 인정받는다는 저자는

자신이 참여했던 12개의 희귀 케이스를 소개하며 불가능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동정맥 기형, 뇌수막종, 경막하 혈종, 지주막하출혈 등 다양한 사례들이 나왔고,

병명도 낯선 12명의 환자들을 만나며 의사와 함께 그들의 수술방에서 수술을 지켜보기도 했다.


CT/MRI 상으로 위험해 보여 약물치료를 권하기도 하고,

반대로 어렵지 않은(?) 수술이라 시작했다가 생명을 잃기도 한다.

편두통으로 꽤 오랜 시간 고생했고, 고생하고 있어 환자들의 증상에 공감하며 더욱 집중해서 읽었다.

무작정 자신 있다며 자신의 능력을 자만하여 수술을 권하는 의사,

조금 까다롭고 어려워 보이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며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의사,

환자에게 기대를 심으며 희망고문하는 의사, 여러 모습의 의사들이 있지만

어떤 누구도 그들의 결정을 비난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만큼 수술 과정이 쉽지 않고, 수술 전후의 상황을 예측하고 준비하는 과정도 어렵고 복잡하다.

여전히 사람이 하는 일이라 위험이 존재하지만, 수술 현장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큰 울림을 느꼈다.

비록 용어가 조금 낯설고 어려워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위압감까지 느껴지는 수술실의 분위기는 전달된 것 같다.

영상을 보듯 자세한 설명에 수술을 무사히 마치기를 기도하며 읽었다.

신경외과 내에서도 세부 전공이 조금은 나뉘겠지만 전반적으로 수술이나 기술들이 발달하여

조기에 발견하거나 치료 가능성도 높아져 우리에게 많은 기적을 선물하고 있고,

앞으로도 신경외과에서 더 많은 1밀리미터의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