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편한 편의점 ㅣ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평점 :
품절
서울역에서 노숙을 하다가 편의점 사장님의 지갑을 주워준 인연으로
편의점 야간 알바를 시작하게 된다.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도 기억하지 못하고,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굼뜨지만,
그로 하여금 편의점에 변화가 시작된다.
이상한 아저씨가 편의점 알바생이 되더니
제이에스들도 관리해 주고, 편의점 매출도 오르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조금씩 변해간다.
말을 더듬고 어눌하게 말하지만, 고객들을 생각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진심을 전하고,
아들과의 관계를 어려워하는 엄마에게는 대나무숲이 되어주고,
작가에게는 작품의 소재도 제공해 준다.
곰처럼 덩치도 크고 둔해 보이지만, 엄청 세심하다.
동네 사람 모두에게 만능 친구, 맞춤형 친구가 되어준다.
나도 매일 아침 출근길에 편의점에 들리다 보니
월요일엔 사장님과 안부를 묻기도 하고,
간혹 짧은 대화를 하기도 하고,
가끔은 간식을 챙겨주시기도 한다.
어릴 적 동네 슈퍼만큼 친근함이 느껴진다거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게다가 요즘은 마스크를 써서 길에서 만나면 못 알아볼지도 모르겠지만,
아주 잠깐의 시간 동안 서로의 안부를 묻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너무 어려운 세상이 되어버렸다.
작가님의 전작인 [망원동 브라더스]에서도 그랬지만,
작가님의 글에서는 흔히 말하는 사람 냄새가 난다.
불편하지 않게 손 내밀어 잔잔하게 웃음과 위로를 주고
읽고 나면 충전되어 떠날 수 있는 "주유소"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