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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따라잡기 - 사랑이라는 화려한 절망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y스토리 리버스 옮김 / 이지출판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다른 사람에게 나를 확인시키고 나의 존재를 찬양하게 하는것,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살아가는 목표가 그런 어리석은 생각에서 출발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는 것일까?
쇼펜하우어란 이름에서 이미 매료되었지만
이 책의 제목을 접하면서 나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사랑이란 관념을
정리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고 책을 펼쳤다.
하지만 이 책은, 사랑뿐만 아니라 나의 생각 기준 자체를 변화시켜 주었다.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나를 바라보고 실망하고 고통스러워했던 내 자신이
이 책을 읽는 동안 너무나 뚜렷하게 보였던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그것을 자부심과 허영심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자부심은 나에 대한 확고한 신념에서 나오는 것이고
허영심은 타인이 자신에게 그런 신념을 갖게 하는 것이다.
나는 얼마만큼 큰 허영심을 가지고 있었던가.
나도 모르게 차곡 차곡 쌓여져온 명예를 바라는 욕심
그것도 허영심과 큰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되었다.
사방으로 흩어져 있던 내 자신이 한점으로 모이는 기분이다.
어떤 기준을 가지고 사고를 확장해 나가야하는지 조금 깨달은 기분이랄까.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사랑이라는 환상에 대해서
그 환상을 제거하고 사랑이라는 그 알맹이만을 보게 해줌으로써
핵심에서 다시 생각을 재 정립하게 해주고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불안정한 동물임을 인정하는 곳에서 출발해야
사물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수식이 없이 산뜻하다.
염세주의인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읽으면서
어떻게 멋지게 살고 싶어질까, 책 표지에 적혀 있는 글을 보면서 의아해했다.
하지만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인간의 알맹이만을 보고 나니
어떻게 살아야 할지 조금은 방향이 잡히는 느낌이다.
그리고 정말로 멋지게 살고 싶은 희망이 생긴다.
잘못된 길이라고 자책만 했던 일들이
쇼펜하우어는 그게 맞다고 말한 것도 있다.
나는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간단하게 말하기에는 너무 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