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일정 거리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나오는 아버지들도, 자식들과 떨어져 지내면서 느끼는 정을 편지를 통해서 절절하게 풀어내고 있다. 가까이 있으면서 그들의 행실을 매일 보는 아버지를 둔 자녀라면 듣기 싫은 잔소리가 될 수도 있는 이야기 거리가 시간적 공간적 거리가 있음으로 더욱 애잔해 지고 사랑의 표현임을 바로 알아챌 수 있는게 아닐까. 조선 중후기의 문인들이 유배지에서, 타지에서 보낸 편지들은 한결같이 독서의 중요함을, 말을 아끼고 행동을 무겁게 하기를 어머니를 잘 돌보고 동생들을 잘 돌보기를 충고한다. 역시 문인들 답게 배움에 대한 방법 그리고 정신을 다스리는 방법 또한 상세하게 일러준다. 유성룡은 "배움은 정밀하게 따지고 살펴 묻는 것을 소중하게 여긴다"(p.92) 하였고 박세당은 " 무릇 책을 읽는 방법은 마음에 간직하는 것을 벗어남이 없을 뿐이다"(p.134) "글을 평이하게 펼쳐서 온건하고 순순하게 하기를 힘써야 문체가 절로 좋아지는 법이다"(p.135) 하고 충고하였다. 안정복은 "군자가 굳셈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능히 욕심에 꺾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p.162)며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공부에 매진하기를 독려했고 "마음이 가벼운 사람이 놀라기를 잘하고, 마음이 허약한 자가 흔히 두려워하는 법이다"(p.175)라며 마음을 잘 다스리기를 충고했다. 그 외에도 아버지라는 이름만으로 따뜻해지는 마음들이 곳곳에 잘 나타나, 아, 이들도 자신의 아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아버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책을 통해서 아버지 마음이란 긴 여운을 오래도록 간직해 봄을 어떨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