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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을 포기할 때 삶은 가벼워진다 ㅣ 서양철학전집 하이엔드 고전 1
미셸 에켐 드 몽테뉴 지음 / 클래시카 / 2026년 7월
평점 :
완벽을 포기할 때 삶은 가벼워진다
― 미셸 드 몽테뉴 | 클래시카출판
인생은 결론이 아니라 초안인지도 모른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자꾸만 삶을 완성된 문장처럼 살아가려고 한다.
이 길이 맞는지, 이 선택이 옳은지,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마치 인생에는 이미 정해진 답이 있고 그 답에 도달해야만 비로소 완성되는 것처럼.
하지만 삶은 결론이 아니다.
삶은 계속해서 써 내려가는 하나의 초안이다.
오늘의 생각이 내일 달라질 수 있고, 어제의 선택을 다시 바라볼 수도 있다.
한때 옳다고 믿었던 것이 시간이 지나 틀릴 수도 있고,
실패라고 생각했던 일이 훗날 새로운 삶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수정하고, 다시 쓰고,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간다.
어쩌면 이것이 삶의 변증법적인 과정인지도 모른다.
나와 세계가 부딪히고, 경험과 사유가 만나고, 때로는 실패와 상처를 지나며 나는 조금씩 다른 내가 되어간다.
정답이 없는 것이 삶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꾸만 누군가가 정해놓은 답을 내 삶의 정답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좋은 직장에 다녀야 하고, 이 나이에는 무엇을 이루어야 하며, 이렇게 살아야 성공한 삶이고,
저렇게 살아야 제대로 된 삶이라고 말한다.
사회가 만들어놓은 규범과 인식.
누군가가 규정해 놓은 기준 속에
내 삶이 매몰된다면
그것은 참 슬픈 일이다.
그 사람들이 정해놓은 기준이
과연 나를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것일까.
나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타인의 기준을 모두 충족한다고 해서 내 삶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기준에 나를 맞추느라 정작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잊어버릴 수도 있다.
그러니 삶을 너무 빨리 결론 내리지 말아야 한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내 인생은 이미 늦었다.’
‘이제는 바뀔 수 없다.’
이런 문장으로 나 자신을 규정하지 말자.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우리의 삶에는 언제나
다시 쓸 수 있는 여백이 남아 있으니까.
완벽을 생각하는 사람은 어쩌면 늘 쫓기는 삶을 살아간다.
더 나아야 하고, 더 잘해야 하고, 더 완성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자신을 끊임없이 몰아붙인다.
하지만 완벽한 결론에 도달하려는 순간, 삶은 오히려 무거워진다.
나는 이제 인생을 완성해야 할 결과물이 아니라 계속 써 내려가는 초안으로 바라보고 싶다.
조금 부족해도 괜찮다.
문장이 흔들려도 괜찮다.
때로는 한 문장을 지우고 처음부터 다시 써도 괜찮다.
그렇게 삶을 규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둘 때,
우리의 삶에는 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완벽을 포기하는 순간 삶은 가벼워진다.
하지만 가벼워진다고 해서 비어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내려놓은 자리에는 새로운 경험이 들어오고, 새로운 생각이 들어오고,
아직 만나지 못한 나 자신이 들어온다.
어쩌면 가벼움과 충만함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불필요한 것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삶은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으니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정답이 없어도 괜찮다.
남들이 정해놓은 삶의 기준에서
조금 벗어나도 괜찮다.
내 삶의 초안을 내가 직접 써 내려갈 수 있다면.
『완벽을 포기할 때 삶은 가벼워진다』를 읽으며
나는 다시 생각한다.
인생은 결론이 아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초안이다.
그러니 오늘의 나를 최종본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나는 아직 나를 쓰고 있다.
그리고 내 삶의 다음 문장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