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00살 할머니
이인 지음 / 향기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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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세상을 떠난 나의 할머니가 생각났다.
11남매를 키우며 평생을 가족을 위해 살아오셨던 우리 할머니.
2018년 10월 어느 가을날, 97세의 나이로 홀연히 떠나셨다.

IMF로 모두가 힘겨웠던 시절, 대학생 손자였던 내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내어주시던 할머니가 있었다.
반찬 하나 더 얹어주시며 “많이 먹어라” 하시던 목소리.
그리고 꼬깃꼬깃 접어 모아두었던 지폐를 말없이 손에 쥐여주시던 거친 손.

그때는 몰랐다.
그 평범한 순간들이 얼마나 깊은 사랑이었는지.
오십이 된 지금에서야 비로소 그 소중함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

『나의 200살 할머니』는 누군가의 오래된 기억과 사랑, 그리고 가족의 시간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 책은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결국 우리의 이야기다.

책 속 할머니의 모습은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바로 그 평범함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
특별함은 때로 금세 익숙해지지만, 평범한 사랑은 시간이 지나도 삶 깊숙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가장 늦게 깨닫는 것은 결국 가장 가까이에 있던 사람들의 사랑이라는 것을.

조용히, 그러나 오래 마음에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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