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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데아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23년 6월
평점 :
**서울 이데아**는 거창한 사건으로 독자를 끌어당기는 작품이 아니다.
대신 아주 익숙한 감정들—기대, 흔들림, 체념—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서울’이라는 공간을 조용히 해부한다.
작품 속 서울은 기회의 도시이면서 동시에 포기의 도시다.
누군가는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이곳으로 향하고, 또 누군가는 이미 무언가를 내려놓은 채 하루를 버텨낸다.
그 사이에서 인물들은 각자의 ‘이데아’를 붙잡고 살아가지만, 현실은 그 이상을 조금씩 마모시킨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조금씩 조용히 변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변화는 때로는 포기하는 것, 그 모든 것이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다.
주연과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서로에게 가장 가까이 닿아 있었던 두 사람이 결국 멀어지는 과정은, 단순한 이별이 아니라 각자의 삶을 선택하는 장면처럼 보인다.
사랑보다 삶이 앞서는 순간, 우리는 무엇을 놓고 무엇을 붙잡아야 하는가?
소설은 그 질문을 던지고 아무런 답도 주지 않고 여운을 남긴다.
그래서 이 작품은 읽는 동안보다, 덮고 난 이후에 더 오래 남는다.
분명 끝났는데 끝나지 않은 이야기처럼,
이미 지나온 감정인데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처럼.
어쩌면 우리는 모두 각자의 서울에서,
각자의 이데아를 조금씩 수정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남는다.
나는 지금,
내가 믿었던 삶을 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