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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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딱지치기 한번 하시죠? 제가 질 때마다 당신에게 10만 원을 드리겠습니다. 10만 원이 없으시면, 대신 뺨 한 대 맞으시죠?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정장 입은 멀쑥한 남자가 돈 가방을 들고 와서 딱지치기하자고 한다. 그것도 한판에 10만 원이라니. 기훈은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도 게임을 거부할 수가 없다. K 문화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이다. 딱지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줄다리기, 달고나 뽑기, 구슬치기 등 본인은 어릴 적 엄청 많이 했던 놀이다. 이 수십 년이나 철 지난 놀이가 세계 곳곳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상·절·지·백』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열세 살 때부터 혼자만의 비밀 노트를 기록해 왔다고 한다. 수십 년을 써온 그 노트 속에는 영감, 상상력, 발상과 관점, 사건, 수수께끼, 미스터리, 세계의 지식 등 사실적인 것과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한 주석으로 가득 채웠다. 과학과 철학에 더해 진화와 영적인 영역에 관한 탐구가 더해지며, 비밀 노트는 거대한 한 권의 백과사전으로 성장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1961년~ 61세) 프랑스 툴루즈 출신의 소설가이다. 1991년 『개미』, 1994년 『타나토노트』, 2000년 『천사들의 제국』, 2001년 『뇌』, 2004년 『신』은 프랑스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팔린 그의 베스트셀러다. 그의 소설은 확실한 장르가 있는데, 주로 과학, 철학, 영적 추리가 대부분 주제가 된다. 즉흥적이고 감성적으로 쓰기보단, 오랜 관찰과 생각의 결과물로 말이다. 몰입하기 쉽게 모험기처럼 쓰이며, 공상과학이나 철학 등을 혼합하여 재미를 더한다. 특히, 소설에서 같은 구조의 형식을 사용함으로써, 본문에서 생각을 정의하고 세계관을 확장해 나가는 식으로 전개한다. 이 전개는 다음 소설에까지 세계관을 확장하기 쉽게 한다. 한국명 「배광배」이 있는데, 소설에서 한국과 일본이 많이 등장하는 등,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작가 중 한 명이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상·절·지·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6년과 2011년 등 몇 번의 출간이 있었고, 이번 2021년 판은 기존 383항목에서 542항목으로 증보되어 출간되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책을 처음 받고 앞면과 뒷면을 살펴보고, 책의 두께, 편집된 상태, 디자인, 내용 등을 보고 적힌 가격을 보면 나오는 한마디가 있다. ‘가성비가 쩌는 책이다.’ 문득 든 생각은 이번 책은 열린책들에서 이윤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홍보의 목적으로만 책을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고급스럽다. 그런데 이 가격이라고?

 

 

“가짜 기억을 생성하는 방법” 각각의 기억은 우리가 사실이라 여기고 있는 어떤 일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이다. 1990년 로프터스 교수는 성인들을 상대로 한 가지 실험을 했다. 피실험자들에게 그들이 다섯 살 때 대형 상점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음을 자기가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특정 상점의 이름과 정확한 날짜를 말하고 피실험자들의 부모에게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피실험자의 4분의 1이 그 사건을 완벽하게 기억한다고 단언했다. 게다가 그들의 반 이상은 세세한 정보를 덧붙이며, 완전히 허구적인 그 이야기를 뒷받침까지 했다. 「204-205」

 

 

300컷 이상의 삽화가 들어있는 이야기들은 한 페이지의 분량으로 짧으면서도 흥미롭다. 일정한 주제나 순서 없이, 거인족의 이야기에서 사랑으로, 대도서관의 이야기로 의식의 흐름대로 그냥 흘러간다. 총과 강철의 무기보다, 칼과 활의 판타지 세계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재미있는 이야기들만 모아둔 느낌을 받았다. 출판사에서는 대놓고 작가의 빛나는 영감을 훔치라고 말한다. 창작의 기본은 항상 모방이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용과 영감을 훔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왜 이런 노트를 만들어 보려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10대나 20대였으면 자괴감이 몰려왔겠지만, 세월의 연륜은 지금이라도 즉시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르다, 늦었을 때가 진짜 느린 것이다. 선택과 생각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이번만큼은 가장 빠르다는 생각을 가지고, 나만의 백과사전을 만들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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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의 첫 돈 공부 - 마이너스 직장인의 반전 인생을 위하여
한주주(한아름) 지음 / 체인지업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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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3천을 자산 1억으로 바꾼 투자 노하우, 너무 치열하지 않게, 우아하게, 초보 투자자가 단기간에 목돈 모으는 방법”으로 책을 소개한다. 저자는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 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대기업 입사 후 우아한 삶을 꿈꾸며 마이너스 3천이 될 때까지 소비했다고 한다. 스물아홉 살 때부터 종잣돈을 모으고 투자를 시작했고, 그 결실의 바탕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의 스펙이 오히려 책에 집중을 방해되는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SKY 다음가는 대학의 경영학과 출신에, 대한민국 최고기업에 입사한 것만으로 재테크가 필요할까 싶을 정도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수긍 가는 부분도 있다. 월 200이 안되는 수입의 가정과 월 1,000이 넘는 수입의 가정은 소비패턴 자체가 틀릴 것이다. 사는 국가와 사는 지역 교류하는 사람들의 수준만큼 소비하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 아닌가. 저자보다 더욱 나은 전문직 종사자도 있을 것이고, 조금 못한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주는 연봉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투자와 재테크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오로지 자신의 노력과 실력일 것이다.

 

 

『월급쟁이의 첫 돈 공부』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대한민국을 살면서 큰 난관 없이 대기업까지 입사한 사회초년생이, 탄탄대로의 삶을 살면 될 것 같은 여성이, 어떠한 이유로 인해 재테크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소비에 관하여 실패를 경험해봤고, 그것을 극복해낸 과정은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초년생들에게는 적당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좋은 일화가 될 것이다. 책은 10억, 100억을 모으자는 거대한 투자 관련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우리의 경제적인 삶에서 어떠한 선택이나, 안정적일 수 있는 최소금액 1억을 모으는 것을 중점으로 한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라는 속담이 있다. 책의 처음은 자칫 흥청망청해질 수 있는 소비패턴에 관하여 경각심을 가질 수 있게 잘 설명한다. 누구나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하는,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기본을 설명하고, 보험이나 기타 투자 상품들을 소개하며, 이익이 되는 상품을 가려내는 안목을 알려준다. 그리고 최종 주식과 부동산에 관해 저자의 경험을 소개한다.

 

 

전반적인 책의 흐름은 ‘손해 보지 않는 안전한 투자 노하우’다. 큰 이익에는 당연히 큰 위험이 따른다. 손자병법에서도 ‘지피지기 백전불태’라고 하였다. 우리가 흔히 쓰는 백전백승이 아니라, 100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승리의 기본은 지키는 것이고, 투자의 기본은 잃지 않는 것이다. 저자 정도의 나이에, 이런 안정적인 투자 기법에 관심이 있다면, 저자의 경험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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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보기 부끄러워 묻지 못한 금융상식 ㅣ 물어보기 부끄러워 묻지 못한
옥효진 지음 / 새로운제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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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상식일 수도, 누군가에게는 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쉬운 정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만 모르는 것 같아 ‘물어보기 부끄러워 묻지 못한’ 사람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이들이 살아가며 마주치게 될 돈과 관련된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책이 되길 바라봅니다.” 「프롤로그 中」 토론 프로그램에 경제학 교수가 지나치게 긴장하여, 수십 년 동안 가르쳐온 경제용어를 잊은 경우도 보았다. 내년 대선으로 후보들이 나와서 각자 토론을 하는데, 가만히 듣다 보면 단어의 뜻이 무엇인지나 알고 말하는가 싶었다. 그런 생각을 다른 후보가 들었는지, 한 후보에게 용어가 무엇인지 물었고, 역시나 엉뚱한 대답만 늘어놓더라….

 

 

부끄러움은 우리 감정 중에서 정확하게 어떤 느낌일까? 인간은 각 상황에 맞는 감정을 단계별로 설정하여 수많은 단어로 구분해놓았다. ‘부끄러움’의 비슷한 말로 ‘수치’, ‘망신’, ‘수줍음’, ‘창피’, ‘치욕’, ‘모욕’, ‘죄책감’ 등 족히 스무 개는 넘는다. 부끄러운 감정은 어떤 일로 인해 망신을 당했거나, 열등감을 느끼거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거나, 숫기가 없어 타인 앞에서 제대로 말과 행동을 못 하거나, 낯을 가리는 것처럼 인간의 부정적인 감정이다. 떡볶이의 순한 맛에서 끝내주게 매운맛까지의 단계처럼 정도에 따라 단어와 감정의 크기가 다르다. 책은 제목이 참으로 재미있는데, 물어보기 부끄러운 정도는 ‘쪽팔림’ 정도의 단계로 볼 수 있겠다. 크게 감정적 동요는 일어나지 않지만, 어느 날 문득 자다가 이불킥 정도 할 수 있는 정도 말이다.

 

 

 

 

 

일, 십, 백, 천, 만, 억, 조, 경 다음의 단위에 관해 생각해 본 사람이 있을까? 대물림한 재벌과 기술재벌이 워낙에 많다 보니 ‘조’ 단위는 그냥 평소에도 자주 듣는 말이다. ‘경’, ‘해’, ‘차’…. ‘불가사의’, ‘무량대수’ 경, 해까지는 알고 있었지만 정말 불가사의 위에 개념이 있는 것은 처음 알았다. 우리 수 말고 인터넷에 10K, 100M를 제대로 읽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10K=10X1,000이고 100M=100X밀리언 즉, 100X1,000,000=1억을 이르는 말이다. 무심코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K와 M의 우리 숫자 구분은 익숙한 사람들이 아니라면 혼동하기 쉽다.

 

 

『물어보기 부끄러워 묻지 못한 금융상식』 책을 내용은 가볍게 생각한 처음보다 상당히 깊고 해박하다. 특히, 챕터별 내용이 쉬움에서 고난도까지 설명이 잘 되어있다. 책의 초반은 경제용어 관한 상식을 주로 다룬다면, 후반부는 우리가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경제적 상황들을 다룬다. 마지막 8장의 근로계약서, 부동산 임대차계약서 같은 부분은 매우 자주 작성하거나 쓰면서도, 별생각 없이 놓친 부분을 다시금 상기할 수 있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않은 부분이 문제로 발생하면 치명타로 돌아온다.

 

 

예금, 적금, 보험, 인터넷뱅킹, 가상화폐, 주식, 경매, 부동산 등 온갖 자본과 관련된 상황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 중에 어느 하나 없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세상이 싫어 산으로 들어간 자연인조차 통장을 가지고 있거나, 그게 아니라도 최소 세금은 내야 한다. 경제활동이라는 것이 설득하거나, 상대의 설득을 방어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경제적인 기술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최초의 경제활동이 물건과 물건을 교환하는 단순한 방식에서, 수만 가지의 변칙적인 방법으로 확장되었으니 말이다. 많은 경제 관련 서적을 읽는다고 자부했음에도, 미쳐 간과했던 내용이 많았다. 경제활동을 하면서 자만과 꾸준히 학습하지 못했던 부분을 반성하고 고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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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진상 - 인생의 비밀을 시로 묻고 에세이로 답하는 엉뚱한 단어사전
최성일 지음 / 성안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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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 사람은 결국 쓰게 된다. 글은 곧 사람이다. 날카로운 순간 포착과 예상 못 한 반전, 그 안에 담긴 따뜻한 시선. 그래서 프로그램 잘 만들고 스태프 잘 챙겼던 거였구나. 한 잔 커피에도 인생을 떠올린다면, 한 잔 커피가 카페인 그 이상의 의미라면 이 책을 펼쳐볼 일이다. 내가 읽는 글이 바로 나 자신이니까.” 「이금희」 오랫동안 방송, 라디오 등에서 늘 다정한 목소리로 시청자와 함께한 명 아나운서다. 아주 젊은 친구들 빼고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녀의 추천사에서 저자의 직업, 성격, 모습이 상상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말이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책 전체를 평하지 않는다. 책 속에서 단 한 줄의 문장이라도 발견하게 되면 그것으로 고마움을 표한다. 젊은 호기에 괜히 있어 보이려 트집 잡고 하는 단계는 지난 것 같다. 커피가 그저 카페인이 아닌, 인생의 한 부분이라는 그녀의 말이 참 곱고 인상 깊다.

 

 

문학은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작품을 말한다. 소리의 표현은 음악, 언어가 아닌 시각적 표현은 그림이나 사진으로 불리고, 요리도 예술작품으로 들어간다. 노랫말이 있는 노래는 음악일까? 문학일까? 미국의 가수 밥 딜런은 아름다운 그의 노래 가사와 메시지를 인정받아, 2016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최초의 가수이다. 오래전 타계한 김광석을 우리는 음유시인이라고 부른다. 글에는 일정 리듬과 규칙이 있는 운문과 자유롭게 쓰이는 산문이 대표적이다. 운문을 대표하는 것이 시이며, 산문을 대표하는 것들은 일기부터 소설, 논문까지 거의 전부라고 보면 된다. 또한, 특이하게도 산문의 형식을 띤 시도 존재한다. 글의 형식이라는 것은 편의상 나누어놓은 것이지, 완전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시(詩)는 이성적인 생각보다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감정의 느낌을 운율이 있는 언어로 표현하는 글이다. 시는 동양이나 서양의 교류가 없던 시절에도 독창적으로 서로 존재해왔고, 가장 오래된 영웅의 이야기인 『길가메시 서사시』도 시의 형식에 가깝다. ‘시’라는 것이 언제부터 우리의 일상에서 멀어지기 시작했을까? 우선은 재미없고, 어렵고 난해하며, 애호가들조차 옛날의 시는 사라졌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어떨까? 아이들이 외우는 구구단, 알파벳에는 운율이 있고, 우리가 매일 듣는 대중가요도 ‘시’이지 않을까?

 

 

『단어의 진상』 “시간이 답이란 소리 하지 마라, 당장 오늘 밤 죽을 거 같은데, 세월이 약이라는 소리 하지 마라, 세월이 약이냐 약이 약이지” 「최성일」 저자는 KBS 프로듀서이며, 이웃집 찰스, 재난탈출 생존왕, 수상한 휴가 등 방영 중이거나, 인기 있었던 다수의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하였다. 찰스와 생존왕은 정말 자주 보는 프로그램인데, 저자의 작품이었다니. 책은 이렇게 한 줄의 ‘시’를 통해 질문을 던지고, 다음 페이지에 에세이의 형식으로 답을 쓴다. 이 시의 답은 ‘마데카솔’이다. 누구나 세월이 지나면 무뎌지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 긴 시간 동안 고통을 견뎌내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몫이며, 무척이나 괴로운 일이다. 결국, 세월은 세월일 뿐 그 고통을 낫게 해주는 명약은 아니라는 것이다.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직업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요즘의 에세이라고 하면, 솔직히 수년의 일기장을 풀어놓는 수준의 글도 많은데, 두 가지의 생각을 빼고는 거의 모든 생각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논리적으로 설득당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 풀어헤친 이야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다른 한편으론 위로가 된다. 누군가가 나에게 이렇게 말을 해주었으면 하는 그러한 말들이다. 출판사 리뷰처럼 인생의 깊은 풍미를 잘 느끼도록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책은 그렇게 무거운 인생을 주제로 하지 않고, 가성비가 뛰어나고 재미있고 공감이 되는 내용이다. 진정 듣고 싶었던 말이 있었는데, 그 말을 이 책을 통해 들을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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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지금 - 전 세계가 주목하는 2022 최신 연구 트렌드
국립과천과학관 지음 / 시공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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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 가장 합리적이고 널리 받아들여지는 과학을 전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가짜 뉴스는 아닐지언정 오류로 판명 날 수도 있다. 괜찮다. 과학은 원래 그런 것이니까.”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 이 책에 관한 가장 정확한 추천사라고 생각한다. 과학은 이론을 증거로 입증해야 인정받는 학문이다. 그러나, 이론과 증거가 언제나 옳았던 것은 아니다.

 

 

「과학」 검증된 방법으로 얻어낸 체계적이고 이론적인 자연계의 법칙을 말한다. 인간이 생각하는 학문 중에 가장 크게 분류되는 세 가지 학문이 있다. 종교, 철학, 과학이다. 철학은 세계와 인간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존재, 지식, 가치, 이성, 인식, 논리, 윤리 등 실체와 실재하지 않는 모든 대상을 탐구의 대상으로 한다. 과학의 검증 방법도 이런 철학적인 사고와 방식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그럼, 종교는 무엇일까? 종교는 초자연적인 힘, 절대적인 진리 즉, 과학으로 입증할 수 없고, 철학으로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을 설명하는 학문이다. 그래서, 인간의 학문 중에서 종교와 철학과 과학 순으로 인간의 삶에 가깝고, 실체적으로 존재하는 것에 가깝다.

 

 

인류의 역사를 대략 일만 년이라고 생각했을 때, 인류에게 가장 유익한 학문은 무엇이었을까? 다르게 질문하면, 인류를 생존 본능에 가장 유익한 학문은 무엇이었을까? 창조주의 뜻에 따라는 영성의 삶일까? 유교와 도교처럼 종교와 철학이 하나가 된 삶일까? 실제적인 질병을 치료하고, 문명을 건설하고, 인간을 먹이사슬의 최고 포식자가 되게 해준 도구 과학일까? 인간은 자신의 근원을 알기 위해 수많은 방법을 동원했다. 유전자, 뇌과학, 고고학까지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우리 존재를 입증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인간은 인공지능이라는 인간의 복제를 만들어 근원을 입증하려고 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따른다. 첫째는, 윤리나 도덕이 존재하지 않는 이성적인 존재가 사람이라 불릴 수 있을까?, 모방만으로 창조주의 원리에 접근 가능할지와 영혼의 존재 여부다.

 

 

『과학은 지금』 21세기 초반을 대표하는 생명, 물리, 우주, 기후, 컴퓨터, 대중 과학 등의 신기술과 흐름을 설명하는 책이다. 19세기와 20세기 중반까지는 공장을 통한 대량 생산이 부를 축적하게 해주었다. 20세기 후반에는 IT 관련 기술들이 세계의 모든 부를 휩쓸었다. 그 어떤 방식이나 기술도 무한한 것은 없었다. 2019년 발 코로나가 아직도 전 세계를 팬데믹 상황에 빠뜨리고 있는데, 이 치료제를 먼저 개발하는 나라는 얼마나 막대한 부를 가져갈까? 또는, 이 치료제를 개발 가능한 인공지능을 만든다면 어떠할까?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은 화성으로의 이주는 생각해보았는가? 아니면, 당장 우리 입에 밥을 넣어주는 대한민국의 대표기술 반도체는 어떠한가?

 

 

대한민국에서 반도체가 수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CPU는 시스템반도체로서 인텔과 AMD라는 미국 기업이 거의 독점에 가까운 기술과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그래픽처리 칩 또한 인텔의 독무대에 가깝다. 남은 것은 메모리와 스마트폰 프로세서, 차량용 반도체 등이다. 이 중 메모리 부분은 한국이 세계시장의 70% 정도를 장악하고 있다. 저장기기의 반도체 시장 역시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삼성은 반도체 사업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세계와 경쟁하고 있다. 그 경쟁사로 애플이 있는데, 애플에 들어갈 반도체를 누구에게 맡길까?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의 54% 이상을 대만의 TSMC라는 기업이 독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비율은 고작 17%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반도체 시장에는 이런 말이 있다. “1등은 시장의 모든 부를 가져가지만, 2등은 언제나 적자라고 말이다.”

 

 

스마트기기가 갈수록 보급되고, 컴퓨터 메모리 시장은 점점 작아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기업은 스마트폰 프로세서, 차량용 반도체에 관한 기술과 생산 시설이 전혀 없다시피 하다. 얼마 전 뉴스에서 차량용 반도체가 없어서, 현대자동차의 두 공장이 생산을 중단했다는 것을 봤을 것이다. 그 큰 차량에 고작 몇cm 되지도 않는 반도체 하나로 인해 막대한 손해를 입은 것이다. 메모리 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영업이익만으로 애플과 삼성전자를 가볍게 제쳤다.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교육과 반도체로 먹고살던 나라가, 어느새 대만에 모든 것을 내놓게 생겼다. 왜 우리나라는 이런 과학적 준비를 하지 않았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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