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희망의 나날들
허희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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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 1984~38서울에 태어나 성균관대 국문학과 사학과를 졸업했다. 2012년 제6회 [세계의 문학 신인상평론 부분을 수상으로 본격 평론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듯 보인다. “비평이 창작에 열등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좋은 작품을 쓴 시인에게 평자로서 감사의 인사 정도는 건젤 수 있지 않을까 싶다앞으로도 내가 진심을 담아 고마움을 전할 작가가 많아졌으면 좋겠다이제 문학평론가로서나도 힘껏 분발하겠다.” 20대 후반 청년의 식견이 높다고 생각이 들었다.

 

 

컴퓨터공학이라고 생각하면 대부분 프로그래머를 먼저 떠올린다영화에서 주인공들은 해커이거나중요한 조력자들 역시 천재 프로그래머들이 많다웹 기반으로 서비스하는 플랫폼들을 창업한 개발자들이 세계적인 재벌이 된 사람도 많다구글이나 오라클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의 창업주들 말이다하지만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프로그래머가 되는 사람은 실제로 10% 되지 않는다기본적으로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도구를 다룬다 하여도 창의적인 구상을 하지 않으면 만들어 낼 수 없다쉽게 말해 누구나 레고를 조립할 수 있지만누구나 레고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문과 문예창작과 등을 전공한다고 해서 누구나 전문 작가가 되는 길을 걷지 않는다신문방송학을 전공했지만실제 방송국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은 5%도 되지 않는다하고 싶은 일과 잘 하는 일이 항상 같지 않기 때문이다또한하는 일이 목표로 하던 일보다 나은 경우도 허다하다저자는 국문학을 전공하면서많은 작품을 분석하고 전달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그래서 신춘문예 등 문예지 비평 공모에 비평을 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소설과 평론은 글쓰기라는 점에서 같고창작이라는 것도 같다차이라면 장편과 초 단편의 길이 정도랄까.

 

 

희미한 희망의 나날들』 문학평론가의 산문집이다. “1975년 문학평론가 김현은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글에서 이렇게 썼다그는 문학이 배고픈 거지 한 명 구할 수 없지만무용함이야말로 문학의 소중한 가능성이라고 주장했다문학의 쓸모없음은 우리를 옥죄는 관심으로부터의 자유를 선사한다.” p.141] 인용문이 저자가 현재 사는 모습을 표현해준다고 생각한다저자의 평론은 공감과 비평이 함께 한다혼자의 만족에서 끝나는 비평이 아니라비평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공감에 목적이 있다고 한다.

 

 

저자가 문학을 비평하는 기준은인식적 가치미학적 가지윤리적 가치의 세 가지라고 말한다이 세 가지 기준을 적용하여 비평하고그것을 쓴 작가도 모르고 있었던 혹은 놓치고 있었던 것을 자신의 언어로 밝힌다는 표현을 한다이런 고유한 비평관으로 해석한 책들을 꾸준히 내는 것이 그의 꿈이라고 한다이번 에세이 또한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 저자의 일상과 생각들이 녹아있는 책이다문학평론가의 에세이는 처음으로 접해서 매우 신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이 참 잘 어울리는 책이다.

 

 

물론 책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다가장 좋은 연설은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수준의 문체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오바마의 연설은 중학생 수준으로 이해하기 쉬웠고트럼프의 연설은 초등학생도 이해하지만욕설이 태반이다그래서 오바마의 연설은 좋고트럼프의 연설은 듣기 거북하다저자의 지식이나 시야는 다양하지만글에 힘이 들어간 느낌을 받았다좀 더 유하고 가볍게 썼으면 더욱 좋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끝으로꾸준히 비평가의 책을 내고 싶다는 저자의 말처럼앞으로 꾸준히 성장하여 더욱 무르익어 갈 저자의 생각이 글로 나올 것에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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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설득해야 마음을 움직이는가 -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 내는 켈로그 MBA 협상 수업
빅토리아 메드벡 지음, 박수철 옮김 / 유노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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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초반기에 이 책을 읽었다면 나는 더 성공했을 것이고돈을 더 많이 받았을 것이며더 훌륭한 교수와 행정가가 됐을 것이다.” 벤슨 샤피로하버드 MBA 명예 교수」 단순히 인친이어서 쓴 추천사인지하버드의 명예를 걸고 쓴 추천사인지 명확하게 검증할 것이다책은 자기계발서로 분류되어 있지만인문 교양 쪽에 가까운 것 같고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두꺼운 책이라는 것이다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핵심만을 전달하는 책도 많지만그래도 나는 벽돌처럼 두꺼운 책이 뭔가를 읽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 냉장고 문을 열고 코끼리를 넣고 냉장고 문을 닫는다또 기린을 넣는 방법이 있는데냉장고 문을 열고 코끼리를 빼고 기린을 넣고 문을 닫는 것이다통계학자들은 주사위의 특정한 눈이 나올 때까지 주사위를 반복적으로 던지는데코끼리가 냉장고에 들어갈 때까지 반복한다수학자들은 코끼리가 냉장고에 들어갈 때까지 미분이라는 세분화 과정을 반복해서 냉장고에 코끼리를 집어넣는다반면에영화 거룩한 계보의 두목은 복잡하게 하지 않고자신의 오른팔에 시킨다.

 

 

통계학자도 수학자도 아니고 시킬 오른팔도 없다면우리는 타인이나 조직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빅토리아 메드벡은 9가지의 법칙을 이야기한다하나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테이블에 올려라언제나 두 번째 무기를 마련하라모든 제안에서 마지노선을 파악하라당신만 아는 과감한 목표를 세워라다섯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먼저 제안하라여섯상대에게 선택권을 주고 신뢰를 얻어라일곱원하는 것이 있다면 직접 말하라여덟더 크게 요구하고 한발 물러서라아홉당당한 태도로 설득력을 더하라지금 단순히 이 아홉 가지의 법칙의 제목만 숙지했더라도설득력이 기존보다 배는 향상될 것이다.

 

 

어떻게 설득해야 마음을 움직이는가』 상대방의 아니오는 협상의 끝이 아닌 시작이다.”라고 말하며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좋은 시작이라고 말한다사람은 하루에 150개가 넘는 의식적인 선택을 하고, 6000번 이상의 생각을 하고우리 뇌는 35000개의 결정을 한다고 한다그야말로 사람은 자신과 타인을 선택하고 설득하는 일로 가득 차 있다심지어 자신의 잘못된 작은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도 자신을 스스로 설득해야 한다새해가 되면 매번 다짐하는 다이어트 계획금연 계획을 세우며매번 사흘 만에 실패를 맛본다이렇듯 자신의 작은 습관 하나도 설득하기 어려운데타인을 설득하는 것은 어떠할까?

 

 

빅토리아 메드벡」 경영 조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기업의 협상과 의사 결정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이다. 20년 넘게 구글, IBM과 같은 대기업의 자문과 강연을 맡아왔다자본주의 시대에서 돈이 오가는 기업의 협상만큼 치열한 곳도 없을 것이다인간 욕망의 끝은 권력과 돈으로 대부분 보인다는 것을 통해서 말이다그녀의 경력 중에 15년 동안 800명 이상의 여성이 임원직에 오르도록 조력한 부분이다동서양을 막론하고 군대와 정치 기업에서 여성의 입지는 아직도 좁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선수를 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먼저 내놓아야 하는데상대방이 먼저 선수를 쳐버렸다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겠는가지금 바로 머리에 생각나는 것이라면,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 ‘질문을 던진다.’, ‘상대방을 지적한다.’, ‘무시한다.’, ‘제안에 역제안한다.’ 이런 것들이 떠오르지 않을까저자는 수많은 방법 중에서 상대의 제안을 무시하거나’, ‘상대의 제안에 역제안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말한다질문이나 감정적인 기선제압을 하다 보면오히려 상대방과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있고이는 곧 상대방이 더욱 확고한 벽을 쌓게 되는 결과를 만든다고 한다.

 

 

김경일 교수의 총량의 법칙이라는 강의를 본 적이 있는데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서 같은 점을 발견하게 됐다아침에 출근할 때 자녀의 백 점짜리 시험지를 본 사람은 출근해서 맞이하게 되는 첫 회의에서 부하 직원의 웬만한 실수에도 너그러워질 수 있다고 한다반대로 자녀가 말썽을 피웠다면그 상사는 출근 이후에도 부하 직원의 별문제 없는 결재서류에도 트집을 잡기 쉬워진다고 한다왜냐하면인간은 기분이라는 것에 쉽게 휘둘리기 때문이다설득의 법칙에도 기분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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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상처받았나요? - 상처 입은 사람에게만 보이는 술 빼고 다 있는 스낵바가 문을 연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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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7년 만의 신작 만화출간 8개월 만에 TV도쿄 드라마화.” 후줄근한 밤상처받은 사람만이 다다르는 마법 같은 공간이 있다도시 뒷골목의 스낵바 딱따구리에서 펼쳐지는 힐링 드라마.

 

 

마스다 미리」 1969~53일본 오사카 출신의 만화가이다교토(일본의 옛 수도예술 단기 대학 졸업 후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독립한다. 2001년 서른 살 늦은 나이에 OL은 대단해로 만화가로 데뷔한다그녀의 스타일은 특별할 것 같지 않은 일상에 감성과 감동을 보여준다또한뻔한 스토리라 생각되는 것도 그녀가 쓰면 진솔한 이야기가 된다. 2006년부터 시작한 수짱 시리즈로 인기작가가 되었고 2013년 영화로도 개봉하였다만화가일러스트레이터소설가수필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 캐릭터 작가이다.

 

 

일본 만화」 미국과 함께 세계 시장을 양분하는 곳이 일본의 만화계이다순전히 만화책으로만 봤을 때는 일본이 독보적인 1위 국가이다. 2021년 미국의 그래픽 노블 판매 순위에 1위부터 20위까지가 전부 일본 만화라고 하니 말이다일본 전체 출판물의 35%가 만화책에 달한다고 하니가히 상상되지 않는 규모이다. 80~90년대 우리 안방을 점령했던 은하철도 999, 호호 아줌마베르사유의 장미우주 소년 아톰 등 한국만화라고 속고 봤을 정도로 한국만화는 한 편도 없었다둘리나 영심이 하니 정도.

 

 

시장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요즘 한류열풍이라 하여 방송사마다 수십 개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경쟁적으로 방영된다그런데이 업계는 정말로 치열한 곳이다유명한 작곡가인 용감한형제가 2011년 1기를 시작으로, 2016년 2기 멤버를 거듭하면서 준비한 걸그룹이었다. 2021년 유튜브의 롤린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5년 만의 무명생활이 끝나고요즘 가장 바쁘고 매출이 많은 그룹이 되었다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역주행 전까지 아르바이트로 생업을 겸하고 가수 생활을 관둘 준비 중에 인기를 얻었다고 하였다지금은 이 그룹의 매출로 소속사가 IPO(자금조달)를 추진한다고 하다실제 연예계에서 이만큼 인기를 얻는 것은 0.1%가 되지 않고, 1%를 제외한 99%는 무명으로 그냥 연예계를 떠난다고 한다일본의 만화계 역시 이만큼 치열한 곳이다그곳에 서른이 넘은 여성이 만화가로 데뷔하여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오늘도 상처받았나요?』 수짱의 연애’,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등의 대표작에서 인기의 요인은 귀여운 그림체와 공감을 끌어내는 소소한 대사들이다. “되고 싶은 대로 되지 못한 거야글쎄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네그렇지만 꼭 그렇다고도 할 수 없어되고 싶었던 게 꼭 되고 싶은 건 아니었으니까”, “한숨 하나에 행복 하나가 도망간다고 누군가가 말했지만한숨까지 참아야 한다면 질식할 것이다.”, “내년을 약속하는 건 좋은 거 같아자신이 내년에도 건강하게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지금좋지 않아?” 평소에 많이 하는 말들인데어린아이 같지만 옳은 말이고귀여워 웃음이 나는 대사들이다그만큼작가의 생각이 솔직하고 순수하다고 느껴진다.

 

 

분위기는 일본의 히트 드라마 심야식당이 생각나는 느낌이다이곳은 상처받은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스낵바이다. 2020년에 방영한 JTBC ‘쌍갑포차가 생각이 났다염라대왕의 명령으로 오백 년 동안 상처 입은 사람들의 꿈속으로 들어가 한을 풀어주는 내용이다드라마는 선과 악의 대결 구도로 긴장감 있게 끌고 간다면스낵바 딱따구리는 매우 평온한 대화들로 이야기가 진행된다세상에 태어나서 상처받아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1년 365일 매일 매시간이 기쁜 날이기만 했을까혹시 지금 이 시기이 시간에 누군가에게 상처받는 말을 들었거나어릴 적의 상처를 가슴속에 묻어두고 있지는 않을까?

 

목이 마른 사람에게는 물을 주면 해결이 되고돈이 필요한 사람에겐 돈을 줄 형편이 되면 해결이 된다그렇다면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받은 사람에겐 어떻게 해야 치유가 될까질문을 바꿔서내가 타인의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받은 적이 있었다면그리고 치유된 기억이 있었다면 어떤 기억일까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기억이 생각나지 않는다면마스다 미리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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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갖고 싶다
전혜진 지음 / 비즈토크북(Biz Talk Boo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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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you want to build a ship, don’t drum up the men gather wood, divide the work and give orders. Instead, teach them to yearn for the vast and endless sea.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게 하거나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 주는 일을 하지 말라대신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 생텍쥐페리어린 왕자 」 어린 시적 누구나 읽을 법한 어린 왕자에 나오는 문장이다나 또한 보아뱀이나 장미나 굴뚝 청소 말고는 이런 말이 있었나 싶었다저자의 말처럼 그 당시 아이의 나이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기에 기억에 남지 않았을 것이다. “허전한 마음을 달래러 바다를 만나러 오면배가 아닌 바다가 되고 싶었다크고 멋진 배보다바다 그 자체가 되고 싶었다.”

 

 

공감되는 동경이다영화 아틀란티스를 보면그들은 바닷속에서 잠수함이 필요하지 않다물속에서 자유롭게 숨을 쉬고대화하며 자연스럽게 행동한다인간들은 바다를 동경하면서 바다를 닮아가는 것이 아니라바다 위에 거대한 금속의 덩어리를 띄워왔다.

 

 

지금여기함께 하는 기적 :) 나로서 존재하는 기쁨에 흠뻑 취하시길. 2021. 10. 27 전혜진” 책을 처음 펼치면 맞아주는 저자의 친필 사인이다전혜진」 고려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 학위를 받고경희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교수로 재직하였다20, 21대 총선 캠프의 미디어 트레이닝 언론 특보로 일했고현재 한국코치협회 회원이다정치인공직자아이돌대학생까지 자신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쳐 온 전문가라고 한다.

 

 

나는 나를 갖고 싶다』 요즘 사람들은 자기답게 살기 원하지만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일상에서 자신을 재발견하고이미 존재하는 모습을 이해하고 마주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 책의 소개에서 저자는 한때 지식의 끝을 추구하였지만그것을 자신이 완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절망의 순간을 느꼈다고 한다아이가 넘어졌을 때 할 방법은 여러 가지겠지만넘어진 채 울거나, ‘괜찮아라면서 툭툭 털고 일어나는 아이들도 있다자신의 한계를 마주했을 때 저자는 넘어진 채 있기보다욕망의 끝에 갇혀있던 일상 속에 진짜 자기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과 먹고 사는 일 등 우리는 많은 일을 하며 살아간다하지만대부분 먹고사는 일에 자신의 인생을 사용하고 있다나이가 들어갈수록 내가 무엇을 원했는지내가 왜 원했는지정말 내가 가지고 싶은 것들이 무엇인지 희미하게 기억나지 않는다세상에 보이는 것들은 전부 다 가지고 싶은 것투성이다그것 중에서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은 해변에 모래알만큼이나 적다그나마 온전히 내 것으로 가질 수도 없다그것들 너머에 온전히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나를 버리고서도 말이다.

 

 

책은 눈뜨다열망하다헤아리다자유롭다넘어서다인정하다발견하다 등의 작은 이야기들을 통하여저자가 유일하게 가질 수 있던 자신을 발견하는 이야기이다. “소유가 나를 대신할 때 나는 나로서 존재할 수 없다소유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된다지금의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느끼게 된다세상 끝날까지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나뿐이다.” p195

 

 

코로나 팬데믹 이후 늘고 있는 것이 있다홈가드닝홈트레이닝혼밥 등 혼자 하는 시간이 늘었고사람보다 자연을 접하는 시간이 늘었다시골 부모님을 찾아뵙고동호회 활동을 하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미덕으로 삼던 시대가 변했다이제는 사람 간 만나지 않는 것이 미덕이 되었다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서로 간의 교류가 없으면 본능적으로 불안해지게 된다현재의 코로나 블루 현상도 단순히 놀거나어울리지 못해서라기보다는 근원적인 불안 때문이라 생각한다.

 

 

음식이 산패되면 썩게 되고부패한 음식을 먹으면 걸리는 병이 식중독이다그런데부패한 음식이 약이 되는 것들이 있다식초간장된장 등 발효식품이다독이 될 수 있는 음식들이 그 과정을 이겨내고 사람에게 노화 방지와 면역력을 올려주는 거의 유일무이한 음식이 된 것이다지금의 혼란한 상황에서 혼자의 시간을 가지면서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독이 약이 되는 마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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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터 아이 - A child born with algorithms=Test Ⅰ
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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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 그 시절엔 비디오테이프가 흔했다신 프로는 1500구 프로는 500원 대여해서 보는 대형비디오 점도 많았다어느 날 비디오테이프를 넣었더니텔레비전에서 미소녀가 화면 밖으로 나와버렸다. 1989~1992년까지 카츠라 마사카즈가 연재한 전영소녀라는 만화이다단행본이 발간된 초기부터영어·중국어·프랑스어·한국어 등 각국의 번역되며 큰 인기를 끈 연애만화이다실연당한 요타(주인공)에게 아이(비디오걸)이 등장하고그와 그녀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신비롭게 그려진 만화이다당시 나는 진심 저런 비디오걸 같은 천사가 21세기에 나와주길 간절히 바랐던 것 같다.

 

 

2002」 2000년 9~ 2002년 10월까지 CLAMP가 연재한 Chobits의 만화가 있다클램프는 성전, X시리즈로 유명한 일본의 여성 만화가 그룹이다쵸비츠는 누구나 인간형 컴퓨터를 집사처럼 데리고 다니는 시대에길거리 쓰레기더미에 버려진 컴퓨터이다치이라는 이름의 여성 컴퓨터는 아기처럼 모든 것을재수생 히데키(주인공)를 통해 새롭게 배워나간다컴퓨터의 컴자도 모르는 히데키와 인간형 컴퓨터와의 동거동락 로맨스를 그린 귀엽고 유쾌한 만화이다컴퓨터의 이름이 치이인 것은, “치이~”라는 말 밖에 할 줄 몰라서였다. 20세기의 전영소녀가 드디어 21세기에는 컴퓨터로 나오게 된 역사적인 사건이다.

 

 

2021」 팩토리나인 출판사에서 테스터 아이가 출간되었다. “아이(Ι)가 실행되었습니다.” 자신의 잘못으로 아이를 잃어버리고 실의에 빠진 주인공 서동성에게 친구가 A.I 프로그램의 테스트 의뢰를 하게 된다자신과 아내의 알고리즘을 섞어 데이터를 입력하던 중로마숫자를 영문으로 읽고 실수로 입력하게 된다자신과 닮은 채 태어난 아이를 잃어버린 아이와 같이 만들기 위해, ‘아이를 통제하는 모습을 깨닫고 자유권한을 부여하는 스토리이다. 1992년과 2002년을 거쳐 2021년에 다시 나타난 A.I 소녀 이전엔 로맨스였다면이번엔 인간다움이다과연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될까새드엔등이 될까?

 

 

김윤」 순천향대학교 미디어학부를 졸업하고 여러 장르의 글을 쓰는 작가 지망생이었고, ‘교보문고 스토리크리에이터 3를 수료하며 이번 테스터 아이를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단편장편웹 소설 등 그의 글에는 상냥함이 묻어있다고 한다대문호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작가는장르문학의 희망이 되어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류가 있기에 완전한 인간이다.” 네가 처음 내게 배운 게 였는데나중엔 내가 너로부터 를 배웠다는 걸 깨달았어어쩌면 우리는 그렇게 배우는 건가 봐나의 이야기를 너의 세계에서 읽을 때 부디 마음에 들어 하길.

 

 

A.I(인공지능)는 90년대 체스로 인간을 넘어서고알파고는 이세돌이라는 바둑기사마저 무너뜨렸다. 20세기 인간 유전자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게놈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지만우리의 근원에 다가설 수 없었다. 21세기 인간이 선택한 것은 뇌과학과 인공지능이다인공지능을 통하여 우리의 근원을 유추해 내려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인간에게는 세상에는 아직 단 한 번도 완벽한 진실이 있었던 적이 없었다인간은 자신의 근원을 모르기에 늘 불안한 존재였고그래서 이라는 존재에 모든 것을 의탁했다.

 

 

이번 소설은 이런 인류의 기술적 흐름에서인공지능이 인간 근원의 답을 줄 것인지 아니면인공지능이 더욱 인간다움을 보이며 인간을 대체할 것인지에 관한 물음일 수도 있다인간에게는 동물이나 기계에 없는 영혼이 존재할까인공지능이 인간성을 가지면 영혼이 생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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