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벰버 레인
이재익 지음 / 가쎄(GASSE) / 201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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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이재익 작가님의 책이 참 반갑다. <두시탈출 컬투쇼>의 담당 PD이기도 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책을 계속 출간하는 걸 보면 다재다능하신 분임이 틀림없다. 다작을 하다 보니 스토리가 다듬어지지 않는 작품들이 보여서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출간 소식은 많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기대하게 만든다.

작가는 이 책을 쓰게 된 경위를 프롤로그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자신의 이야기를 작가를 통해 글로 표현하고자 했던 한 여자의 이야기 ...소설이란 요소에 걸맞게 각색된 20%를 제외하고는 모두 실화이기에 이 책의 마지막장을 읽을 때쯤 만감이 교차하리라.

그녀가 직접 쓴 프롤로그에서 앞으로의 이야기가 그리 밝은 이야기는 아닐거라는 추측을 해본다.

"그런데 도대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어릴 때는 결혼이 사랑의 결실이라고 생각했어.

그러나 이제는 알아. 결혼은 생활의 방식일 뿐 사랑의 이룸과는 별 상관이 없음을.

람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그러리라 생각해.

뻔뻔하고 부도덕하며,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까지 위태롭게 한 사랑이야기를 남겨보려고 해" (그녀가 직접 쓴 두 번째 프롤로그 중에서)

가슴 떨리는 사랑을 꿈꾸는 준희. 지금 준희에게 프로포즈하고 있는 종우는 사회적으로는 꽤나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준희에게 가슴 떨리는 북을 울려주지는 못한다. 뜨거운 사랑은 없지만 안정적인 풍요를 줄 수 있는 종우와 함께 결혼 전에 여행을 가기로 한 준희...하지만 사정상 혼자 여행을 떠난 준희에게 한 남자의 운명의 상대가 나타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만나게 된 남자 희준....마음 속에 당당히 북을 울려주는 그로 인해 혼란스러워하는 준희는 과연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그녀의 첫 선택은 안정적인 풍요를 주는 결혼을 약속한 종우에게 있지 않았다. 가슴 떨리도록 사랑하고픈 희준에게 있었다. 하지만 운명의 신은 그들의 인생을 엇갈리게 만든다. 이 모든 선택의 기로 속에서 어떤 징검다리를 밟을 것인가는 그녀의 몫이고 또한 책임일 것이다. 그녀가 어떤 것을 선택하든 이 세사람은 상처를 안고 살아 갈것이다.

만약에 내가 준희와 같은 상황이라면... 그 선택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공감이 간다. 하지만 그 공감도 그녀가 결혼을 선택한 순간부터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녀는 분명 자의로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의 결과로 삶을 지속해 왔다. 그런 그녀가 옛 사랑을 다시 만났을 때는 또 다른 선택을 해야만 했다.

분명히 프롤로그에서 부도덕하다고 미리 언급을 했다지만 결국은 불륜을 아름답게 미화시켰다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준희가 결혼전에 자신이 살았던 오피스텔에 헤어졌던 옛사랑이 살고 있어서 그들이 다시 재회한다는 설정도 현실성이 떨어져 보인다. 거기에 11월의 비오는 날만 만난다는 것도 좀 웃기다. 그래서 소설 제목이 노벰버 레인이었겠지~~그리고 현실 속의 남편을 성인군자로 표현한 부분도 포장을 해도 너무 포장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은 여러가지 색깔들이 있기에 무엇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랑에도 기준점은 있다. 그 기준점을 훌쩍 넘겨버린 사랑을 과연 사랑이라 칭할 수 있을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이 책의 핵심은 무엇일까라고 생각해보노라면 참 마음이 불편해진다. 이 책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고 과연 그녀가 마지막에 어떤 선택을 했을지 알려주지 않으면서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둔다. 감성을 자극하는 사진이 함께 실어져 있어서 몰입도는 굉장했다. 하지만 읽고 나서의 씁쓸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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