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루
주원규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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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쉽게 읽혀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제목 <망루>..방어와 감시 또 조망을 위하여 잘 보이도록 높은 장소에 또는 건물을 높게 하고 사방에 벽을 설치하지 않은 건물 또는 그와 같은 장소. 누각이나 다락집이라는 사전적인 뜻이 담겨있는 망루...신학을 공부했고 현재는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종교공동체를 지향하는 대안 교회를 운영하는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가장 신성해햐 할 교회의 부패성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종교를 가지고 있는 나에게 어떤 무게로 다가올지 궁금하다.

 

한 남자(정민우)가 설교문을 작성하고 있다. 하루를 꼬박 힘들게 설교문을 작성하고도 마음의 무거운 것은 자신이 쓴 원고를 다른이가 대신 낭독하기 때문이다. 다른 이는 세명교회 조정인 담임목사...전 담임목사인 조정인의 아버지 조창석은 자신의 유일한 혈육인 아들이 목사직을 승계하는 것이 순리라는 입장을 펼쳤고 그 뜻대로 아들이 담임목사직을 세습하게 된다. 여기에서 교회의 부패적인 모습들이 엿보인다.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사랑과 희생정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이익이 존재하고 권력이 난무하는 이 시대의 교회상을 보게 된다. 어찌 통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 어느 날 홈페이지에 재림예수에 대한 글이 뜨고 신학동기인 김윤서라는 친구가 남긴 재림예수가 나타났다는 한 마디..

정인은 완고하고 빈틈없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무엇이든 집어삼킬 준비가 되어 있는 맹수의 눈빛으로 자신의 욕망의 성을 쌓기 위해 도강동에 뉴타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희생양이 돼버린 도강동 지역 사람들...이렇게 없는 자들은 있는 자들에게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하고 하염없이 땅 끝으로 무너져 간다. 민우는 자기가 소속되어 있는 교회와 도강동 사람들의 안타까운 모습들 사이에서 방황하고 갈등한다. 민우가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일까? 이 글귀에서 그의 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숭고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무의미한 행위. 종교 행위의 한계와 희망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민우는 지금 기도밖에 할 수 없는 자신이 더없이 무력하게만 느껴졌다.....p32

 

사람을 당황하게 하는 이 스토리가 허구일줄 알면서도 화가 나는 건 왜일까? 지금의 부패하고 썩어가는 교회현실들을 적나라하게 묘사해놓아서 그러는 걸까? 말하기 힘든 재림예수라는 단어의 등장에 당황했던 것일까?

어쨋든 교회가 점점 커지면 내실을 다지는 것 보다는 겉모습에 치중하는 대형교회를 볼때 사랑과 평안이 자리해야 할 자리에 권력과 부패와 이익이 자리를 자리잡았으니 동참하지 않는 사람들을 망루로 올라가게 한 자들의 위선을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그 위선들이 가엾는 사람들을 망루로 내모는 게 아닌가 생각하며 아직도 망루를 오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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