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로 철학하기 - 에드거 앨런 포에서 정유정까지
백휴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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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로 철학하기’
제목부터 굉장한 이 책은 철학과 출신의 추리소설가가 쓴 책이라는 소개부터 제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도전하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생각보다 어려워서 더욱 집중해서 읽어야했습니다.
그리고 공들여 읽어야하는만큼 재미있는 책이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분야를 섞어놓아 쉽게 술술 읽힐꺼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이야말로 저의 큰 착각이었습니다..ㅋㅋ

이 책을 읽기 전 저의 가장 큰 궁금증은
과연 철학과 추리를 어떻게 연결하고 풀어나가는가 -
그 관점이 너무 궁금했어요.
위에서 말했듯이 어려운 책이지만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가 다양한 접근성이었습니다.
완전 저의 취향에 맞는 부분이었는데,
때로는 작품 속의 인간의 관계성으로만 풀어가기도 하고,
또 인물에게 작가가 어느정도 투영되었는지,
또는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을 함께 얘기하며
그 공통점과 사유의 포인트를 짚어주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에게 인상깊었던 부분은
9. 초자아는 숭고의 탄생지다 : 서미애와 칸트
이 부분이었어요.
제가 사는 삶과 동떨어져있는 것 같지만,
지금의 세상과 가장 맞닿아있는 것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윤리와 가치관의 충돌’ 이 제가 아침마다 뉴스를 보며 외치는 외마디 비명의 내재된 슬픔이었는데,
그 이후 풀어내는 사고와 이야기의 전환이 
‘사유’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한 챕터보다
훨씬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익숙하지 않은 사고와 풀어내는 방식이 어렵지만 
저에겐 굉장히 즐거웠떤 책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한번 읽는 것으로 끝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오랜만에 깊이 사유하며 생각의 전환을 이끌어 준 책이라
두고두고 읽으며 즐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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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인생 편의점 (양장) - 내 삶의 철학이 되는 지혜의 모든 것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문성 옮김 / 스타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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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국어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셨던 한 책 덕분에
철학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고,
그때부터 철학책을 조금씩 뒤져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은 ‘철학’ 보다는 ‘철학자’ 들의 괴짜스러운 행동과
위대한 철학자들의 독특한 에피소드를 찾아보는 것이
저에겐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만해도 쇼펜하우어에는 관심이 크게 없었습니다.
비관주의, 염세주의적인 인물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저까지도 침울하고, 의심많은 사람이 되는 것 같았거든요.

세월이 흐르고 다양한 사건들을 겪다보니
이젠 그 비관주의, 염세주의라며 멀리하던
쇼펜하우어의 가르침에서 큰 위안을 얻게되는 것 같아요.

특히 요즘 인간 관계, 절제와 고독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따뜻한 말이 아닌 냉정한 시선으로 풀어놓으니
오히려 더 위로가 되더라구요.
차분하게 해결책을 찾아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다만 저에게 여전히 어려운 문제는
109p에서 얘기하는

‘우리는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지나치게 기뻐하거나 슬퍼해서는 안 된다.’

라는 부분이에요.
큰 문제인 줄 알았던 것이 오히려 좋게 돌아올 수도 있고,
좋은 일인 줄 알았던 것들이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경험해왔음에도
기쁜 일은 그 순간에 온전히 기쁨을 누리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행복을 만끽하기 보다는 불행을 예상하고 각오하라는,
그러면 견디기가 훨씬 쉽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역시 쉽지 않았어요.

’현명한 사람은 기쁨을 찾기보다 슬픔이 없기를 요구한다‘
어떻게보면 엄청난 기쁨의 연속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불행을 줄이고 살아가는 것, 극복하는 것이라는 부분이
인생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더라구요.
할머니,할아버지께 소원을 여쭤보면 언제나
가족의 건강과 평온무사를 원하시던 것이 떠올랐어요.

책은 읽을 때 마다 그 사람에게 당장 필요한 부분이
크게 와닿기 마련이죠.
저는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부분을
좀 더 깊게 새기고 곱씹어보려고 합니다.
지금 이 시간이 지나고 나중에 다시 읽게되면
어떤 부분이 눈에 들어오게 될지 궁금한 책이었습니다.
이성적인 조언을 해주지만, 위안을 주는
쇼펜하우어 인생 편의점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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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터처럼, 아트투어 - 아트 컨설턴트와 한 권의 책으로 떠나는 1년 365일 전 세계 미술 여행
변지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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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그림을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미적으로 아름다운 그림을 좋아하기도하지만, 

사실 소장하고 싶다, 갖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그림들은

저의 상상력을 자극하거나, 마음의 평안을 주는 그림들이에요.

그러나 막상 구매하려고 둘러보다보면

마냥 예쁘거나 내 취향에 맞는 그림을 구매하기엔 겁도나고, 

더 많은 고민들이 비온 후 죽순처럼 솟아나죠.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시작을 도와주는책이 아닐까합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그 중 2장과 3장은 컬렉터라면 꼭 알아야 할 

국내 대표 아티스트 10인과

해외 대표 아티스트 10인에 대한 소개입니다.

제 개인적인 느낌은 국내 아티스트는 

자연이나 본질, 가치 등 -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 많았다면,

해외 아티스트는 

힙하다, 상업적이다, 친근하다

라는 느낌을 더 많이 주는 것 같았어요.

국내와 해외의 소개하는 작가와 작품의 색이 너무 다르다보니

이걸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그림이 많지는 않아서,

좀 더 흥미가 생기고 궁금한 작가의 그림은

따로 찾아봐야했다는 것 정도..? ㅎㅎ


그리고 4장은 

12곳의 미술관 혹은 미술과 관련있는 도시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행가면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등에 정신 못차리는 저는

그 공간에 대한 역사와 소장품 소개만 봐도

너무 설레고 재미있었습니다.😆



’컬렉터처럼, 아트투어‘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언급하고

예비 컬렉터들에게 하는 조언이라고 느꼈던 부분

현재 예술시장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현재 예술 시장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미적가치보다

시대의 흐름과 문화적 상황, 작가의 목소리와 가치관을 표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17p‘


‘현대 미술은 이미지 자체의 붓질보다

작가의 경험이나 테크닉을 기본으로 철학과 개념, 

메시지를 담는 것이 특징이다. -20p’



이젠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사실적으로 그렸는지가 소장의 기준이 아니라,

누군가의 생각과 가치관을 소장하는 것으로 흐름이 바뀐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그리고 그건 어찌보면 지금 우리들에겐

공감과 위로가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그림에 대한 욕심 때문에 책을 읽었는데,

시대의 흐름과 현실에 대해 풍성한 생각을 하게 만든

신기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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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데이 인 뮤지엄 - 도슨트 한이준과 떠나는 명화 그리고 미술관 산책
한이준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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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소에 미술을 좋아해서 전시회도 많이 다니지만

미술 관련 서적들도 많이 읽는 편이에요.

그러던 중 홀리데이 인 뮤지엄이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최근 읽었던 책들은 거의 대부분 서양 미술 위주였고,

그림 해설 위주의 책들이 많았었어요.

그런데 홀리데이 인 뮤지엄은 국내작가와 해외작가에 대해

골고루 담고 있는 것 같아서 읽고 싶은 욕구가 생기더라구요.


그리고 평소 전시회를 가면 도슨트가 있는지 확인하고

도슨트 시간대에 맞춰 방문하는 편인데,

한이준 도스트님의 해설을 듣고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더 기대가 되었습니다.


국내 작가는 박수근, 이쾌대, 나혜석, 이중섭, 천경자

해외 작가는 르네 마그리트, 클로드 모네, 라울 뒤피, 폴 세잔, 에드가 드가 의 작품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좋았던 점은

작가들의 삶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작품을 해설해주는 것이었어요.


작가들이 겪었던 시대적인 배경이나 주변 상황을 통해

그림을 그릴 때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그렇게 탄생된 작품이 무엇인지를 알게되니

깊이감이 확실히 달라질 수 밖에 없더라구요.


저는 사실 최근 국내 작가 작품을 조금씩 찾아다니면서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나 정보가 많지 않아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었었던 상태였어요.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기본적인 배경을 이해하고 검색하니

좀 더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시작이 되어 좋았습니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국내 작가에 대한 부분이에요.

국내 작가로 소개된 분들은 같은 시대를 겪은 분들인데

시대를 받아들인 시선이나 표출하는 방식이 다르다보니

그 분들이 삶을 받아들이는 각자의 표현 을

조금은 엿볼 수 있었던 것 같아 좋았습니다.

물론 가슴 저릿한 과거라 마냥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었지만,

생각할 것이 많은 부분이었어요.


특히 이쾌대 작가가 다른 작가들에 비해 정보가 부족하다 했더니

월북한 작가라 시대적으로 제한도 많았던 것 같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만봐도 느껴지는 호방한 분위기가

시선을 확 잡아 끌었어요.

책을 읽고 검색하니 저의 빈칸이 조금씩 채워지더라구요.

큰 흐름을 잡고 시작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작가의 작품 소개가 끝나고 나면

미술관을 추천해주는 페이지가 있습니다.

다양한 지역의 미술관의 주요 작품과 건물의 매력도

함께 소개되다보니

여행하다 들러보기에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책 자체가 어렵지 않고 이해하기 쉬운 편이라

휴식하며 읽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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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ian 데미안 세트 - 전2권 - 영문판 + 한글판
헤르만 헤세 지음 / 반석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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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살면서 1독은 해봐야한다고 생각했던 책이지만

당장 읽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아 미뤄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반석출판사에서 출판한 데미안이

영문판과 한글판이 세트로 나와

영어 공부도 같이 해볼까 하는 욕심을 가득 품고

드디어 이번에 읽게 되었습니다.

✅제가 느낀점을 가감없이 쓰다보니 결말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철학적이라는 이야기들 때문에

책이 어렵거나 잘 읽혀지지 않으면 어쩌나 고민했는데

생각보다 쉽고 책장이 잘 넘어갔어요.ㅎㅎ

이 책은 주인공인 싱클레어의

끝없는 자기 성찰과 고찰의 기록이었습니다.

중산층의 반듯한 기독교 가정의 평범한 아이 싱클레어가

프란츠 크로머라는 나쁜 행동을 일삼는 아이와

그 친구들과 어울리고자 거짓말을 하고,

그게 약점이 되어 더 큰 거짓말과 나쁜 행동을 하게되죠.

그때 ‘데미안’을 만나게 됩니다.

그는 하루하루를 피말리듯 살아가는 싱클레어를

프란츠 크로머로부터 해방시켜줍니다.

그리고 데미안은

기독교 가정에서 착실히 자라온 싱클레어에게

성경의 인물인 ‘카인과 아벨’ 에 대해 다른 해석을 들려주며

싱클레어를 흔들어놓기 시작합니다.

초반에 이들이 이야기하는 [카인의 표지] 는

이 소설이 끝날 때 까지 끊임없이 언급됩니다.

사실 데미안이라는 책에 대해 얘기하면

아브락사스를 빼놓을 수 없지만

저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저는 데미안이라는 인물이 어쩌면

싱클레어가 만들어낸 상상속 인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파이트 클럽처럼요.

공원에서 보고 반한 소녀에게 베아트리체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녀를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합니다.

베아트리체를 반복하여 그리다보니

결국 데미안을 닮아있었고,

나중엔 그 그림에서 싱클레어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는 부분을 읽으면서

워낙 갈망하고 동경하다보니 점점 닮아가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게다가 워낙 운명처럼 끊임 없이 마주치다보니 더더욱 내적 친밀감이 강해질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책의 가장 마지막 부분인

어두운 거울 속에 잠들어 있는 내 자신 속으로 깊이 들어갈 때면

나는 그 어두운 거울 위로 몸을 숙이기만 하면 내 자신의 영상이 보였다.

내 형제이자 내 스승인 그와 이제는 완전히 닮아있는.

데미안 마지막 문장.

이 문장을 읽으면서 싱클레어와 데미안이 동일인물이라면

답장이 없었던 편지도 이해가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싱클레어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때 마다

데미안을 소환했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억지같았던 부분도 매끄러워졌구요.

꽤 그럴듯한 가설 아닌가요?😆

저와 같은 생각을 지닌 분들이 많지 않았을까 해요.

요즘 데미안과 ‘중2병’ 이라는 말이

종종 함께 붙어 나오는 것을 보곤합니다.

저는 이게 유치하다는 이유보다는

누구나 겪고, 모두에게 그런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반면엔 더불어 단순히 그 단어가 주는 단편적인 느낌에

도매급으로 묶어버리기엔 너무 아쉽다는 생각도 듭니다.

시대도 다르고,

교육과 여러 매체를 통한 정보의 홍수속에 사는 지금

고민의 형태와 고민 해결에 대한 방식은 다를 수 있겠죠.

그러나 요즘 제가 하는 복잡한 생각들과 고민에 대해

오히려 순수한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은 영문판과 함께 다시 읽고 있습니다.

영문판을 읽다가 막히면 한글판을 펼치고,

어려운 단어나 문장 구조를 다시 되짚어보다보면

책장을 넘기는게 어려울 때가 많지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저는 제 안에 있는 어린 아이와 부끄러움을 되돌아보며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습니다.

성인이 되어 읽기를 오히려 잘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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