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로 철학하기’ 제목부터 굉장한 이 책은 철학과 출신의 추리소설가가 쓴 책이라는 소개부터 제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도전하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생각보다 어려워서 더욱 집중해서 읽어야했습니다. 그리고 공들여 읽어야하는만큼 재미있는 책이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분야를 섞어놓아 쉽게 술술 읽힐꺼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이야말로 저의 큰 착각이었습니다..ㅋㅋ 이 책을 읽기 전 저의 가장 큰 궁금증은 과연 철학과 추리를 어떻게 연결하고 풀어나가는가 - 그 관점이 너무 궁금했어요. 위에서 말했듯이 어려운 책이지만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가 다양한 접근성이었습니다. 완전 저의 취향에 맞는 부분이었는데, 때로는 작품 속의 인간의 관계성으로만 풀어가기도 하고, 또 인물에게 작가가 어느정도 투영되었는지, 또는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을 함께 얘기하며 그 공통점과 사유의 포인트를 짚어주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에게 인상깊었던 부분은 9. 초자아는 숭고의 탄생지다 : 서미애와 칸트 이 부분이었어요. 제가 사는 삶과 동떨어져있는 것 같지만, 지금의 세상과 가장 맞닿아있는 것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윤리와 가치관의 충돌’ 이 제가 아침마다 뉴스를 보며 외치는 외마디 비명의 내재된 슬픔이었는데, 그 이후 풀어내는 사고와 이야기의 전환이 ‘사유’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한 챕터보다 훨씬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익숙하지 않은 사고와 풀어내는 방식이 어렵지만 저에겐 굉장히 즐거웠떤 책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한번 읽는 것으로 끝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오랜만에 깊이 사유하며 생각의 전환을 이끌어 준 책이라 두고두고 읽으며 즐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