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ian 데미안 세트 - 전2권 - 영문판 + 한글판
헤르만 헤세 지음 / 반석출판사 / 201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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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살면서 1독은 해봐야한다고 생각했던 책이지만

당장 읽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아 미뤄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반석출판사에서 출판한 데미안이

영문판과 한글판이 세트로 나와

영어 공부도 같이 해볼까 하는 욕심을 가득 품고

드디어 이번에 읽게 되었습니다.

✅제가 느낀점을 가감없이 쓰다보니 결말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철학적이라는 이야기들 때문에

책이 어렵거나 잘 읽혀지지 않으면 어쩌나 고민했는데

생각보다 쉽고 책장이 잘 넘어갔어요.ㅎㅎ

이 책은 주인공인 싱클레어의

끝없는 자기 성찰과 고찰의 기록이었습니다.

중산층의 반듯한 기독교 가정의 평범한 아이 싱클레어가

프란츠 크로머라는 나쁜 행동을 일삼는 아이와

그 친구들과 어울리고자 거짓말을 하고,

그게 약점이 되어 더 큰 거짓말과 나쁜 행동을 하게되죠.

그때 ‘데미안’을 만나게 됩니다.

그는 하루하루를 피말리듯 살아가는 싱클레어를

프란츠 크로머로부터 해방시켜줍니다.

그리고 데미안은

기독교 가정에서 착실히 자라온 싱클레어에게

성경의 인물인 ‘카인과 아벨’ 에 대해 다른 해석을 들려주며

싱클레어를 흔들어놓기 시작합니다.

초반에 이들이 이야기하는 [카인의 표지] 는

이 소설이 끝날 때 까지 끊임없이 언급됩니다.

사실 데미안이라는 책에 대해 얘기하면

아브락사스를 빼놓을 수 없지만

저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저는 데미안이라는 인물이 어쩌면

싱클레어가 만들어낸 상상속 인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파이트 클럽처럼요.

공원에서 보고 반한 소녀에게 베아트리체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녀를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합니다.

베아트리체를 반복하여 그리다보니

결국 데미안을 닮아있었고,

나중엔 그 그림에서 싱클레어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는 부분을 읽으면서

워낙 갈망하고 동경하다보니 점점 닮아가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게다가 워낙 운명처럼 끊임 없이 마주치다보니 더더욱 내적 친밀감이 강해질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책의 가장 마지막 부분인

어두운 거울 속에 잠들어 있는 내 자신 속으로 깊이 들어갈 때면

나는 그 어두운 거울 위로 몸을 숙이기만 하면 내 자신의 영상이 보였다.

내 형제이자 내 스승인 그와 이제는 완전히 닮아있는.

데미안 마지막 문장.

이 문장을 읽으면서 싱클레어와 데미안이 동일인물이라면

답장이 없었던 편지도 이해가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싱클레어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때 마다

데미안을 소환했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억지같았던 부분도 매끄러워졌구요.

꽤 그럴듯한 가설 아닌가요?😆

저와 같은 생각을 지닌 분들이 많지 않았을까 해요.

요즘 데미안과 ‘중2병’ 이라는 말이

종종 함께 붙어 나오는 것을 보곤합니다.

저는 이게 유치하다는 이유보다는

누구나 겪고, 모두에게 그런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반면엔 더불어 단순히 그 단어가 주는 단편적인 느낌에

도매급으로 묶어버리기엔 너무 아쉽다는 생각도 듭니다.

시대도 다르고,

교육과 여러 매체를 통한 정보의 홍수속에 사는 지금

고민의 형태와 고민 해결에 대한 방식은 다를 수 있겠죠.

그러나 요즘 제가 하는 복잡한 생각들과 고민에 대해

오히려 순수한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은 영문판과 함께 다시 읽고 있습니다.

영문판을 읽다가 막히면 한글판을 펼치고,

어려운 단어나 문장 구조를 다시 되짚어보다보면

책장을 넘기는게 어려울 때가 많지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저는 제 안에 있는 어린 아이와 부끄러움을 되돌아보며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습니다.

성인이 되어 읽기를 오히려 잘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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