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4월 - 열네 살, 우리가 만난 4·19 이야기 ㅣ 생각학교 클클문고
정명섭 지음 / 생각학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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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역사동화를 읽거나, 역사에 관련된 책을 읽을 때 나의 경험이 닿아있거나, 이전에 관련된 것이 있다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두근두근한 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된다. ‘그해 4월’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랬다.

 

책 속의 세상은 1960년 4.19 혁명 한가운데였지만, 마치 내가 그 시위 현장에 있었던 것 같았다. 어쩌면 1990년대 초, 처음 대학생이 되어 사회문제를 만났을 때가 생각났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알고 있던 세상과 정말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처음 느꼈을 때, 두렵고 분했다. 대통령은, 그리고 나라일이나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위대한 줄만 알았던 어린 생각이 완전히 깨졌기 때문이었을 거다.

 

대학생이 되어서나 처음 만났던 그런 마음을 지금 이 책에서는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윤향이와 지숙이를 통해서 보게 된다. 나라를 엉망으로 만든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실망한 중학생 두 친구가 4.19 혁명을 통해서 어른처럼 스스로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옳고 그른 것에 대해서 말해 내는 것이 용기라는 것을 알게 되는 모습이 참 대견스러웠다.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본 것과 알고 있는 것만이 아니라 세상에 숨은 진실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참 소중한 경험인 것 같다. 이런 것들을 보고 자란다면 어떻게 그릇된 것에 아무 생각없이 자신을 내줄 수 있겠는가?



 

그해 4월, 4월 11일 마산의 김주열군의 사건으로부터 시작된 이승만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4월 14일 주인공의 말에서 느껴졌다.

“저항해야죠. 불의를 참으면 더 큰 불의와 마주하지 않겠어요?”

중학교에 입학해서 자신의 집이 가난한 것이 느껴졌던 윤향이, 신문 읽기를 좋아하는 지숙이 두 친구가 4.19를 겪으면서 자라는 모습이 참 멋있어 보였다.

 

4.18일 태평로에서 있던 시위에 참석한 지숙이와 윤향이는 이제 국회의사당까지 시위대와 함께 나아간다. 이승만 정부는 이기붕을 부통령으로 당선시키려고 부정선거까지 저질렀다. 이에 시위대가 일어났을 때, 진압하던 경찰에 의해 마산에서 김주열 군이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결국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가 4월 혁명을 시작하게 한 것이다.

 

이런 분노한 사람들을 잠재우기 위해 깡패들을 동원해서 학생들을 각목으로 때린 일, 경찰들이 총을 쏘기 시작하는 등의 모습을 보면서 어른들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결정한다는 것이 바로 정치의 뒷모습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4.19 집회에 대학생이 가장 앞에, 그리고 고등학생, 중학생, 어른들의 순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이야기할 때, 과거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에 이렇게 대학생들의 용감한 목소리가 중심에 있을 때가 많았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렇게 집회에 나선 학생과 시민들에게 경찰들이 총을 쏘기 시작했던 것도, 그 시위대가 빨갱이라고 한 정부나 그런 기사를 내보낸 신문사들도 정권을 잡고 있는 이승만 정권이 끝까지 놓지 않으려고 하는 그 ‘권력’ 때문이 아닐까?

 

어머니에게 자신의 생각을 편지로 남기고 집을 나선 윤향이에게 저녁에 엄마가 이야기를 건다.

윤향이는 자꾸만 말리는 어머니가 미우면서도 이해되었다. 윤향이는 어멈니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어머니, 이건 중요한 싸움이에요.”

“싸움은 무슨 싸움이야. 저쪽은 총이 있는데, 우린 뭐가 있니? 돌멩이?”

어머니의 물음에 윤향이는 주먹으로 가슴을 치면서 말했다.

“의로운 마음이요. 총이랑 칼로 막지 못하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옳지 않은 것을 말해내는 학생들과 시민들의 싸움은 그저 총이랑 칼로 막지 못하는 “의로운 마음”인 거다. 함께 이루어 내야 하는, 지켜주어야 하는 의로운 마음 말이다.

 

100명 가까이 경찰의 총격에 의해 사망하고, 많은 사람들이 다쳤지만 시민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계엄령이 선포되고 군인들이 탱크를 몰고 나타났다. 훨씬 더 두려울 것 같았지만 군인들은 탱크에 오르는 시민들을 심하게 막지도 않았고, 공격하지도 않았다. 계엄령에 대해 보았을 때, 광주에서 일어난 5.18 민주항쟁이 떠올랐다.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이 지금도 자라야만하는 민주주의의 바탕에 쌓여 있다는 것이 참 슬프다. 일제 강점기의 독립을 위해 싸워냈던 사람들 중 “권력 앞에 추악해진 독립운동가”로 변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씁쓸했다.

 

결국 이승만 대통령이 ‘국민이 원한다면 대통령직을 사임하겠다는 중대 성명을 발표’하고 나서야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라고 소리지르며 기뻐하는 것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1960년 5월 8일자 경향신문에 실린 김주열 군의 어머니의 글을 읽으며 아들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느껴져 눈물이 났다.

 




4.19 혁명에 대해 역사책에서 보고 끝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가. 청소년들도, 어른들도 이렇게 소설이지만 만나야 할 우리 역사의 장면들을 느끼고, 지금의 현실을 다시 보는 것도 정말 필요할 것 같다. 청소년 소설로 어렵지 않게 이야기들이 하나씩 펼쳐져서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우리 아이들도 지난 역사를 제대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지금의 사회 모습과 현상들, 자신들의 작은 학교라는 사회까지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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