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 구역을 맡았던 동료는 근무 시간안에 널널하게 배달하고 끝냈는데, 자신은 제대로 하지 못할 때, 어떤 마음이었을지 상상이 갔다. 게다가 더 높은 수준의 직업을 가졌었던 스티븐이 몸으로 하는 우편배달부를 하게 되면서 정말 좋기만 하지는 않았을 것 같았다. 우리도 이런 순간이 많지 않았을까? 내가 내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 시작한 일에서 나의 한계를 만나는 일, 제대로 벌어 먹고 살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상황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스티브의 힘든 상황을 보면서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그렇게 많은 순간, 힘든 일 뿐 아니라 누군가를 도와주는 상황, 부모님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할 기회 등 우편배달부 스티븐은 많은 사건과 상황을 겪어나갔다. 다시 새로운 회사에 들어가게 되기까지 말이다. 새로운 직장에 들어가기 전, 건강보험이 필요해서 우편배달을 한 해동안 했다고 생각한 주인공이 발견한 건 궂이 우편배달부가 되지 않아도 건강보험이 가능했다는 사실이었다.
마지막 11번 구역을 돌고, 함께 했던 동료를 만나고 일을 마무리하면서 그만둔다는 말을 하자, 신기하게도 상사는 말해줘서 고맙다고, 내일부터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원하면 아무 때다 다시 돌아와도 좋다고 하는 말도. 많은 순간에 우리는 이런 곳을 만나고 있지 않을까? 내가 필요하지만, 언제든 떠나도 괜찮고, 다시 돌아와도 괜찮은 곳. 스티븐은 다시 우편배달부가 되고자 할 때가 있을까?
마지막 그의 우편배달 일에 대한 생각이 새롭게 느껴졌다. 아마 이런 마음으로 사람들은 나에게 주어질 어떤 물건들, 편지들, 그리고 소포 같은 것을 기다리고 있는게 아닐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