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는 생각보다 멈칫 멈칫 할 때가 더 많은데, 신기하게도 하루 하루의 작가가 말하는 ‘서반아’에서의 생활이 참 신기하고, 재미있다. 물론 어느 나라에 가서든지 사는 것이 크게 다르겠나 싶지만, 작가의 익숙하지 않은 서반아어를 배우는 과정 속에서 벌어지는 실수나, 사건들이 참 재미있다. 9월 1일을 시작으로 11월 15일까지 생활과 생각과, 경험들이 작가와 같이 이어져가는 것을 읽는 것도 신선했다. 이렇게 글을 잘 쓸 수 있는 작가가 물론 소설가이지만 참 부럽다.
일주일 정도의 여행과 다르게 몇 달을 지내는 것은 사람들과 익숙해지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새롭고, 신기한 경험인 것 같다. 그런 경험 속에서 작가다운 사물에 대한 따뜻한 느낌과,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이어가는 재미있는 글이 참 좋았다. 마드리드에 꼭 가보고 싶어진다. 거기서 책에서 본 것들을 하나씩 만나 볼 수 있으며 참 좋을 것 같다. 그런 즐거운 여행에 대한 기록을 읽어가는 것이 즐거우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