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현혈이라니, 진짜 신기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 중 싫은 것을 보내버리면 정말 행복할까? 문제는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하루만 지나면 다시 돌아온다니까, 도리어 진짜 유용하다고 생각하게 될 것 같다. 용기가 제일 처음 헌혈한 감정은 바로 분노다.
문득 내가 가장 없애고 싶은 감정은 무얼까 생각하게 된다. 나는 외로움일 것 같다. 혼자 있다고 느끼는 것, 무서운 것들이 싫다. 용기는 앞으로 얼마나 더 감정을 헌혈하게 될까? 그리고 진짜 그 감정을 어디에 사용하게 되는 걸까? 게임 속에서 만난 Jun이 누구인지도 궁금했다.
기준이의 힘든 마음을 덜어주기 위해 용기는 기준이를 데리고 헌혈을 하러 간다. 기준이는 슬픔을 정말 헌혈하게 될까? 감정을 헌혈해서 잠깐 느끼지 못하면 정말 행복한 걸까? 기준이는 그 답을 알고 있다. 어쩌면 감정이 제자리에 그대로 있는 게 가장 행복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기준이의 어려운 문제를 보면서 저절로 감정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힘든 것, 어려운 것, 슬픈 것, 분노하는 것 등 정말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느끼는 감정이 때로는 싫고, 없었으면 생각하지만, 어쩌면 그 과정을 겪고, 한발자국 나아가야만 하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기준이와 용기, 자홍이의 용기를 보면서 감정을 헌혈하는 것에서 한발자국 성장한 아이들의 모습과 마주한다. 어쩌면 아이들에게는 이런 용기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진다. 책 속에서, 그런 감정들을 한 번 만나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