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우주에 가는 꿈을 꾼다. 우주에서 수많은 별들을 보면서 우주를 항해하는 꿈 말이다. 그런데 문득 우주를 여행하거나, 탐험하는 것이 아닌 거기서 살아야 한다면 어떤 마음일까?
우주의 속삭임이라는 이 책 속에는 그런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5개의 단편 중 맨 마지막에 있는 지나 3.0은 태양의 온도가 너무 높게 올라가서 달이 폭발하고 지구에서는 살 수 없는 어느 날의 이야기다. 어쩌면 먼 미래가 아닐지도 모른다. 갑자기 태양이 뜨거워져서 지구에서 살 수 없고 지구를 떠나게 된다면 어떨까?
아빠와 함께 살 수 있는 다른 행성을 찾아 떠났지만 몇 십년이 지나도록 우주를 떠돌게 된다. 몸이 약한 엄마와 동생 지누는 동면에 들어갔고, 지나는 매일 잠들어 있는 엄마와 동생 앞에서 책을 읽어준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서 40이 넘은 지나. 아빠도 지나도 우주에서 정상적으로 살아남을 수 없어서 결국 아빠는 컴퓨터 속으로, 지나는 기계와 합해진 몸으로 바뀌었다. 문득 이렇게 우주에 오랫동안 떠돌게 되면 어떤 마음일까 싶어졌다.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을 받은 우주의 속삭임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쉽게 읽는 동화보다 어른들이 읽기에도 간단하지 않을 만큼 깊은 이야기들이 숨어있다고 생각했다. 지구에 온 제로라는 외계인, 별먼지가 되어 우주로 떠난 할머니를 바라보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할머니의 떠남은 죽음인지, 아니면 정말 지구를 떠나는 새로운 여행인지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