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떠나야겠어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샤를로트 벨리에르 지음, 이안 드 아스 그림, 라미파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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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위에 떠 있는 나무 배를 타고 떠나고 있는 친구는 누굴까?

이제 떠나야겠어. 아냐. 떠난다고 뭐… 그래도 떠나야겠어. 떠나자! 장대를 단단히 쥐어야 해.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잘 잡아야 해. 배가 뒤집어지지 않게.

이렇게 마음을 다잡으며 떠난 이 친구는 누굴까? 주인공은 계속 강을 내려가면서 왜 떠났는지 생각한다.

처음 만난 다람쥐가 누구인지 물었을 때, 주인공은 대답했다.

나는 푸른 숲에에서 왔어. 강을 따라 쭉 가다가 서쪽 강기슭 위로 조금 더 올라가면 있어. 곰이 사는 동굴에서 백 발짝 떨어져 있는 늙은 포플러 아래 집을 지었지. 나는 목수거든.

주인공은 만나는 친구들에게 하나씩 자기가 가진 물건들을 나누어준다. 톱도 주고, 상자에 담긴 책도 준다. 하나씩 비어가는 배가 조금 걱정스러웠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탓에 천막이 날라갈 것 같은 날에는 거미에게서 도움을 받았다. 버들가지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비가 그치고 태양이 지는 모습을 둘러보는 것도 좋아했다.

이렇게 하나씩 달라지는 다람쥐를 보면서 생각했다. 누군가를 만나고, 어떤 일을 겪을 때마다 우리의 생각은 달라지고 깊어진다. 때로는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나면, 보는 것이 분명히 달라진다. 그 순간 누군가가 도와주었다면 그건 정말 감사한 일인 것 같다.

주인공이 계속 길을 가면서 어려움을 만날 때마다 도와주는 다른 동물들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또, 만나는 누군가에게 자기가 가진 것들을 하나도 아까워하지 않고 하나씩 주면서 비워가는 주인공을 보는 것도 좋았다.

거미도 그러더니, 비버도 나에게 내가 무언가를 찾으러 떠났다고 했다. 도대체 무엇을 찾아야 하지? 나는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내가 어디에 있는지, 누구인지조차도.

어려움을 겪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옆에서 주인공에게 해 준 것처럼 그렇게 말해주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 넌 알아. 자신을 믿어봐. 해 봐!

마지막에 강물이 주인공에게 물었을 때, 주인공은 강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넌 누구니?”

"난 나야!"



주인공의 웃는 표정을 보니, 스스로 자신을 알아가는 모든 여행을 지나고 났을 때 편안해진 것 같았다. 힘들고, 무언가를 다 내어주고, 죽을 것 같은 순간을 지나서 그 때 즈음이면 내가 누군지 알 수 있을까? 주인공의 모습이 참 멋져 보였다. 나도 이렇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난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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