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사는 게 힘들까? -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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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왜 이렇게 사는 게 힘들까? 작가가 들어가는 말에 써 놓은 제목이었다. 아마도 이러한 고민에서 책의 전체 제목인 ‘나는 왜 사는 게 힘들까?’라는 것으로 정해진 모양이다.

이 책 제목을 딱 마주쳤을 때 나'랑 비슷한 마음인 사람이 많이 있나보다' 하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많은 순간, ‘나만 힘들지 않을 거야.’ 이렇게 생각하지만 사실 그런 생각은 크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 같이 힘들다고, 힘든 사람이 많아진다고, 다 힘드니까 괜찮다는 것은 나의 힘든 부분을 제대로 봐주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발달장애라는 말이 널리 퍼지면서 나도 그게 아니냐고 병원이나 심리치료센터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제대로 정말 문제가 있다고 진단받기는 어렵고, '그레이존, 회색지대'라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듣는다고 한다. 어쩌면 진짜 장애로 판정이 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더 어렵게 느껴지는건 아닐까 싶다.

이 책 속에서는 장애라고 판정받지는 않더라도 마음이 힘든 사람들의 여러 이야기가 실려있다. 읽으면서 비슷하다고 느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가 정말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바뀌어 가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것들을 붙잡는 것도 어렵고, 나의 어떠함을 판단 받는 것도 정말 힘든 건 아닐까? 그 속에서 내가 지켜야 할 나를 꼭 붙잡고 있는 것이 때로는 미련하게 느껴진다. 때로는 나를 지켜주는 다른 사람의 손을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아마 모든 사람이 비슷하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강하게 보이는 사람도, 약해서 쓰러지기 직전에 있는 사람도 다 세상에서 버티는 것이 힘겨운 건 마찬가지니까.

1장의 '겉은 멀쩡한데 속은 너무 힘든 사람'을 읽으며 가슴이 아팠다. 발달장애 진단을 늦게 받아서 더 힘들어진 아이의 이야기를 보면서 학교에서도 발견하게 되는 상황이라 고개를 끄덕였다. 성인이 된 후에 ADHD 증세가 나타난 경우, 사람 수만큼 다양한 그레이존 이야기를 보면서 마음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할까 다시 생각하게 된다.

4장의 상상력이 없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새로웠다. 언어가 아닌 시각정보만을 다루는 능력의 지표인 지각추론 능력은 시각적인 정보와 의미를 결부시키는 능력, 상징과 패턴에서 의미와 규칙성을 알아내는 능력이라고 한다. 바로 이런 지각추론 능력은 시각적으로 상대방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채는 능력이다. 그런데, 누군가의 그런 신호를 알아내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지각추론 뿐 아니라 공감능력에까지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 자폐증이 그 대표전인 경우다.

지각추론 능력이 없다는 것은 도면이나 조립설명서 같은 것을 이해하기 힘든 경우다. 이런 지각추론 능력이 부족한 경우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하지 못할 경우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자신이 어떤 능력에서 부족함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 인생의 곳곳에서 부딪히고 힘들다는 여러 예를 보면서 나는 스스로 내가 가진 능력을 제대로 보고 있나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의 예나, 남들보다 몇 배 더 예민한 사람들, 주위가 산만하고 정리를 못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들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주위가 산만하고 정리를 못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내 모습이 많이 떠올랐다. 전두전야라고 하는 뇌의 어느 부분의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다. 젋었을 때와는 달리, 점점 더 많은 것을 잊어버리거나, 산만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조금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결정력과 계획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마인드풀니스라고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보고 당장 시도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완된 자세에서 눈을 감고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자신의 폐에 들어오는 산소를 있는 그대로 느끼면서 몸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잡념이 사라지고 집중력이 좋아진다고 한다.

작가가 말하는 수많은 증상들이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걱정하고, 또 심해질까봐 두려워하는 것들인 것 같

아서 읽으면서 내내 멈춰서서 나는 어떠한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이러한 하나 하나의 증상들이 심각하다면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판별해 내어야한다. 하지만 만약 심리적으로만 힘들다고 느끼는 단순한 것이라면 '단단하게 잘 버터내야 하는 순간적인 어려움'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 같다.

고통을 삶의 에너지로 바꾸는 사람들처럼 나 역시도 인생의 나머지 부분을 살아가는 데 용기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나는왜사는게힘들까 #자기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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