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
최현주 지음 / 라떼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

 

생전 처음 책방을 열었을 때 주인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가끔 책을 좋아해서, 그리고 책과 함께 있고 싶어서 책방을 열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책을 그냥 읽고 좋아하는 것과 책방을 실제로 운영하는 것과는 정말 큰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구미에 있는 독립서점의 주인으로 처음 책방을 열 때부터, 책방을 운영하면서 일어나는 일, 그리고 세 마리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로서 고양이와 함께 하는 생활을 글로 풀어내고 있다.

 

, 여름, 겨울이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3마리나 키우려면 얼마나 노력을 해야할까 싶어서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겨울이를 만나게 된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그랬고, 고양이들과 함께 살게 된다는 것은 엄청난 마음 준비를 해야 가능한 것 같다.

 

비건 지향적인 삶을 시작하고 나서 가장 놀란 것은 나도 모르게 다른 생명체에 고통을 가하는 행위에 동조해 왔다는 사실이었다. 즐겨 먹던 초코 과자와 감자칩, 심지어 두부 과자에도 쇠고기, 돼지고기가 함유되어 있었다. 새로 취미를 붙이기 시작한 테니스 라켓의 스트링이 소나 염소의 창자로 만들어진다는 것, 좋아하는 차의 티백부터 화장품, , 심지어 담배까지 동물 실험 없이 만들어지는 게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이 슬퍼졌다.

 

동물을 키우면서, 내가 키우지 않는 동물이어도 먹는 것, 입는 것, 생활하는 것에 사용되는 것은 생각보다 견디기 힘든 일인 것 같다. 나는 아직 반려동물과 함께 하지는 않지만 늘 바라보면서 내가 키우려면 엄청난 책임감과 희생이 각오되어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내가 반려동물과 함께 하게 되면 이런 사소한 동물들의 희생을 그냥 사소하게 치부하기 어려울 지도 모르겠다.

 

우리 동네에도 이런 독립서점이 있어서, 쉽게 책을 읽고, 함께 모임을 하고 그랬으면 좋겠다. 책으로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다른 모임과는 또 다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