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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총 말고 말사탕 ㅣ EBS 꿈틀동화 1
윤해연 지음, 이갑규 그림 / EBS BOOKS / 2022년 7월
평점 :

규동이와 환이, 그리고 달이는 주피터라는 게임에 푹 빠져있다. 책의 시작부터 세 명의 친구들이 주피터에 있는 환이네 놀이터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나온다. 그리고 내내 게임을 하기 위해 현실과 싸우고, 부모와 다투고, 벌칙을 받는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어쩌면 이런 게임에 빠져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우리 현실의 아이들 그대로일지도 모른다. 몇 년 전 3학년 아이들을 가르칠 때에도 거의 대부분 핸드폰을 가지고 있었고, 게임을 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게임을 하는 나이는 점점 어려지고, 아이들에게 현실 세계는 현실감이 떨어지는 곳이 되어가고 있다. 머릿속에서는 모두 게임과 연관된 것들이 굴러가고,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하면 현실에서 해야 하는 것들도 같이 멈춰버린다.
이런 환이와 친구들을 보면서 마음 한쪽이 우울했다. 다행히 아이들은 그런 과정들을 거쳐 가면서 진짜 놀이터에서 노는 것,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아가게 된다. 특히 달이가 어린 친구들과 놀아주면서 느끼는 즐거움을 알게된 탓에 이렇게 현실의 놀이를 즐겁게 여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행이다. 현실이 게임보다 즐거운 부분이 있다는 것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환이네 놀이터에 친구들과 아이들을 초대하고, 규칙을 만들고, 싸우는 게임이 아니라 무언가 만들어가고, 경험하는 게임으로 바꾸어가는 아이들이 신기했다. 현실에서 이런 경험을 가지게 되는 아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달이가 만든 “우리 모두의 놀이터”에서는 말총 말고 말사탕이 가득하다고 선전하면서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즐겁게 몸으로 노는 것이 중요함을 알려준다.
세상은 굉장히 널받. 주피터에 있는 놀이터도 분명히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 중 하나고, 아파트 놀이터도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이다. 어느 순간 환이는 어디가 진짜 세상인지 헷갈리게 되었다. 여기인지 저기인지. 그렇다고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세상은 이제 가상과 현실로 딱 구분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맞다. 가상과 현실은 이제 구분이 어려워진다. 아이들에게는 더 심하다. 이런 세상을 지나가면서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자라날까? 어떤 방식, 어떤 세상에서 살게될까? 문득 문득 두려워진다. 또 그만큼 설레고, 놀랍기도 하다. 새로운 세상에서 아이들이 ‘나’를 잃어버리지 않고 지켜나가는 것이 가능하면 좋겠다. 즐거운 세상 양쪽을 잘 지켜낼 수 있는 더 큰 마음을 가지는 것을 놓치지 않으면 좋겠다. 환이와 달이처럼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