빤쓰왕과 공포의 눈폭탄 빤쓰왕 시리즈
앤디 라일리 지음, 보탬 옮김 / 파랑새 / 2022년 5월
평점 :
절판



앤디 라일리의 빤쓰왕 시리즈는 읽으면서 신나게 웃을 수 있어서 좋다. 아이디어도 기발하고, 마음도 시원하다. 외국 동화는 가끔 우리나라 동화와 참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동화는 진중하고, 문제의식을 가진 동화들이 많기도 하고, 재미있는 동화라도 어느 정도 선이 그어져 있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빤쓰왕 같은 이야기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감정과 약간 결이 다르게 느껴진다. 그래서 외국 동화를 읽을 때는 또 다른 맛이 있는 것 같다.

 

빤쓰왕은 10살 정도밖에 안된 아주 어린 왕이다. 신기한 것은 왕과 왕비 사이에서 태어난 왕자가 아니라, 바닷가에서 발견된 아기였다. 원래 빤쓰왕 왕국의 왕이 죽고 나서 아들이나 딸이 없었고, 사촌 둘이 싸우고 있었다. 그 사이에 빤쓰왕이 옛날 책에 왕이 죽고 아무도 없을 때는 갈색 삼각형 점을 가진 아이를 왕으로 삼으라고 하는 것이 기록된 탓에 왕이 되었다.

 

빤쓰왕은 자기가 진짜 왕인지, 그리고 제대로 왕 노릇을 하고 있는지 여러 가지로 생각한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지도자가 아닐까 싶다. 살기 힘든 너비스니아에서 온 백성들도 맞아주고, 문제가 있으면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나서는 왕. 빤쓰왕은 어리지만 그렇게 나라를 지키는 왕이다.

 

갑자기 전 세계가 추워져서 얼음 종족이 아래로 내려왔고, 너비슨 황제를 만나게 된다. 너비슨 황제는 자기 백성들이 따뜻하게 지내는 것을 모두 빼앗았고, 백성들은 빤쓰왕 왕국으로 떠난다. 빤쓰왕을 미워하는 너비슨이 얼음종족에게 거짓말을 해서 빤쓰왕 왕국을 다 부셔버리려는 계획을 꾸미는 이야기다. 과연 너비슨은 성공했을까?

 


빤쓰왕이 모든 일을 하는 순간 순간 만나는 웬디라고 하는 상상의 걱정인물이 있다. 문득 어른들에게 있는 많은 걱정이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옆에서 귓속말을 하는 어떤 상상인물로 존재하는 것이 진짜 같이 느껴졌다. 늘 걱정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는 끊임없이 떠오르는 마음 속 걱정들이 있지 않을까? 웬디가 옆에서 속삭이듯이 말이다. 빤쓰왕이 웬디를 없애는 용기는 사람들에게서 인정받는 것에서 나왔다.

 

문득, 나도 웬디같은 걱정을 하는 또다른 나를 발견하게 된다. 얼마나 걱정이 많은지, 문자를 쓰면서도 다른 사람이 이 문자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그런 생각까지 하고 있다. 때로는 지나가야 할 것들에 머물러 있는 어른들의 모습, 그런거다.

 

빤쓰왕은 용감하게 부딪히고 주변 사람들에게 소중한 존재로 인정받는다. 그래서 유쾌하고, 때로는 황당하고, 조금 유치한 것도 있지만 기분 좋게 책을 덮게 된다. 아이들이 이렇게 엉뚱하고 즐거운 책을 많이 읽으면 좋겠다. 막 웃을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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