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두품 아이 성무의 꿈 똑똑! 역사 동화
김영주 지음, 김다정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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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시대의 신분제도는 조선시대에 비해 훨씬 낯설게 느껴진다. 성골과 진골이 있고, 그 아래 두품이 있어서 일두품부터 육두품까지 전체가 여덟 등급으로 나뉜다. 그 중 육두품은 어떤 존재일까? 성골과 진골처럼 완전한 귀족도 아니고, 올라갈 수 있는 관직이 제한되어 있다고 하면 정확할 것 같다.

 

어쩌면 아예 평민처럼 낮은 삼두품이면 마음이 편할까? 육두품처럼 어느 정도 올라갈 수 있지만 원하는 곳에는 갈 수 없을 때 이 책의 주인공인 성무처럼 무언가 답답한 마음에 사로잡힐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성무는 축국이라는 공놀이를 하면서 마을에 사는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어울렸다. 화랑놀이를 할 때 성무가 자꾸 친구들에게 큰 소리를 질러대자 친구들도 화가 나서 말싸움을 하다 보니, 진돌이에게서 “육두품 주제에 감히 진골에게”는 말이 튀어나왔다. 그나마 성무를 돌봐주고 도와주던 해강이의 소중한 공을 성무가 아무데나 차버려서 잃어버리고 난 후 해강이에게조차 말걸기가 어려워졌다.

 

친구들과 힘들어진 성무 앞에 나타난 사람은 바로 최치원. 해강이의 뛰어남을 알아본 최치원은 성무를 제자로 삼고 당에 가서 공부할 수 있는 숙위학생으로 추천도 해주겠다고 했다. 신이난 성무에게 최치원의 조건은 '뒷동산에 가서 잃어버린 공을 찾아오기'였다.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는 공을 찾다가 마주친 해강이와 또 다투고 최치원에게 돌아 갔을 때, 최치원은 성무에게 해강이를 혼내주겠다고 말한다. 왜 그랬을까? 성무가 친구인 해강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스스로 돌아보게 하는 최치원의 지혜였다. 결국 해강이와 친구들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도 하고, 공도 찾아내서 돌려준 성무는 훨씬 많이 자라 있었다.

 

 


 

 

어느날, 무진이의 집 골방에 숨어서 어른들이 최치원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하는 높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엿들은 아이들은 최치원에게 달려가서 이야기한다.

 

이루지 못한다 한들 꿈이 사라지는 건 아니란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꼭 우리가 원하는 벼화가 일어날 것이라 나는 믿는단다. 그리고 그 변화의 때가 비록 나의 시대에는 오지 않더라도 내가 한 노력들이 밑거름이 되어 너나 무진이, 해강이의 시대에 꽃피울거라고 믿는다”

 

최치원은 결국 벼슬을 내려놓고 떠났고, 성무는 스승의 편지를 보고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몇천년전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어쩌면 지금 시대와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신분이나 계층의 높고 낮음이 있는 것도 그대로다. 또, 무언가 달라지는 것을 싫어하는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의 욕심과 평등하게 세상을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싸움도 늘 계속된다.

 

역사 동화지만 어렵지 않게 시대를 변화시키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아이들에게 신분 사회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 해줄 수 있는지 쉽게 설명해서 좋았다. 이야기 속의 성무처럼 변할 수 있고, 꿈꿀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것을 함께 할 수 있는 성무의 친구들이 있어서 더 든든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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