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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커피점의 고양이 별점술사 ㅣ 보름달 커피점의 고양이 별점술사 1
모치즈키 마이 지음, 사쿠라다 치히로 그림, 이소담 옮김 / 지금이책 / 2022년 2월
평점 :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재미있겠다 싶은 책들이 있다. ‘보름달 커피점’이라는 이름도 향긋한 냄새가 날 것 같은데 ‘고양이 별점술사’라는 제목에도 눈길이 한 번 더 간다. 보름달이 뜨는 커피점에 앉아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신다면 어떨까? 거기에 고양이인지 사람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내 별점을 봐준다면, 생각만 해도 꿈 속같은 멋진 느낌일 것 같다.
책 앞 표지에 딱 상상한 그림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가끔 책을 볼 때 표지 그림이나, 책 안에 있는 그림이 멋지게 상상과 맞으면 책을 읽는 내내 기대에 부풀게 되지 않을까?
이 책은 제목부터 설레게 만들고, 순식간에 읽어 내려가게 되고, 다 읽고 덮었을 때 마음 한켠이 따듯해졌다. 요즘 부쩍 힘든책이나 마음 아픈 것에 대한 책은 읽고 나면 벅차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렇게 마음 따뜻하고 힘들지 않게 술술 읽히는 책이 좋은가보다. 딱 이런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잘 나가는 드라마 작가였는데 어느 순간 점점 인기가 없어지고, 작품을 받아주지 않아서 모든 것이 엉망이 된 작가에게 나타난 누군가가 준 명함에 [보름달커피점]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렇게 찾아간 커피점은 직원들도 고양이다. 마치 사람처럼 옷을 입고 커피를 가져다 주는 고양이라니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보름달 커피점에는 정해진 장소가 없습니다. 그때그때 자주 다니는 상점가나 종착역, 한적한 강변으로 장소를 바꿔가며 아므이 가는 대로 나타난답니다. 또한 우리 가게는 손님에게 주문을 받지 않아요.”

손님에게 어울리는 보름달 버터 팬케이크와 홍차를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천궁도를 보여주는데 밤하늘에 거대하게 떠오르게 해준다. 천궁도를 통해서 작가인 세리카와에게 왜 그의 작품이 과거 시대의 생각을 담고 있는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을 쓸 수 있는지 이야기해준다. 누군가에게 내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에 대해 들을 수 있고, 그 해결점도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는 건 얼마나 멋진가? 어떤 비평이나 평가를 통해서가 아니라 이렇게 맛있는 음식과 차, 그리고 천궁도를 통해 나의 상태를 알려준다는 발상 말이다.
이렇게 책 속에서 작가 뿐 아니라, 유뷰남 배우와 불륜을 터뜨린 배우 사쓰기, 스타일리스트인 지로씨를 마음에 들어가는 PD 아카리 역시 보름달커피점을 만난다. 사스키에게는 금성 아이스라는 이름의 ‘행성아이스크림 아포카토’, 아카리에게는 보름달 아이스크림 퐁당 쇼콜라라고 하는 멋진 디저트와 그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고양이들의 멋진 이야기가 함께 한다. 어떤 사람은 보름달커피점을 꿈속에서 만나기도 한다. 이렇게 마음의 고민을 읽어주고, 그에 맞는 맛있는 디저트와 차를 먹을 수 있는 곳. 그 곳에서 만난 사람에게 해결책을 함께 나누는 경험은 생각만 해도 멋지다.
책 속의 인물들이 이렇게 자신의 문제를 다시 돌아보고, 결국 가장 적합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름달커피점의 고양이들을 보면서 나도 꼭 그 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군가의 응원을 받는 다는 것, 혹은 내가 외면했던 문제를 마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은 정말 소중하다. 그런데 그 과정이 평가가 아니라 힘을 주는 맛있는 음식과 이야기 나눔이라는 것이 더 멋지다.
오늘밤 잠자리에 들 때 꼭 소원을 빌어봐야겠다. 내 꿈속에서도 보름달 커피점에 가서 고양이들과 마음을 나누고, 고민을 들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그래서 나도 용기를 내서 내 문제에 부딪혀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마스터가 환하게 웃었다.
“자신을 이해하는 것은 곧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죠. 그러면 당신이라는 별이 반짝일 것입니다.”
“나라는 별?”
“사람도 모두 별이니까요.”
이곳에 오기 전이라면 듣자마자 헛웃음이나 칠 소리다. 그러나 지금은 순수하게 그 말을 받아들였다.
“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눈을 감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