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 달팽이 라임 주니어 스쿨 12
마리아 포포바 지음, 핑 주 그림, 김선영 옮김 / 라임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주아주 오래전, 세상이 다 만들어지기도 전에 생명이 아닌 것에서 생명이 태어났다. 최초의 생명, 이 생명이 자라기 시작하고 또 아주 길고 긴 세월이 지난 뒤 바다에서 뭍으로 나왔다. 등에 집을 짊어지고 말이다. 그렇게 땅으로 나온 달팽이들은 또 길고 긴 세월을 지내고 인류와 함께 걸었다. 또다시 긴 시간이 흐르고 어떤 할아버지가 발견한 달팽이는 크기도 작고, 껍데기 나선이 외쪽으로 돌아가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달팽이를 발견했다. 할아버지는 이 신기한 달팽이를 오랫동안 달팽이를 연구한 앵거스 교수에게 보냈다.

 

달팽이는 이름을 얻게 된다. 제레미. 제레미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자웅동체다. 달팽이의 자웅동체를 작가는 다양성이라고 표현했다. 혼자서 알을 낳을 수도 있고, 짝짓기를 할 수도 있는 동물이다. 혼자서 알을 낳으면 자신과 닮은 아이를, 짝짓기를 하면 양쪽을 반반 닮는다고 표현한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그림책이지만, 지식책과 반반 정도 섞인 것처럼 달팽이에 대해 알려주고, 동시에 특별한 달팽이 제레미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준다. 이렇게 달팽이가 가진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는 참 놀라웠다. 아기 달팽이가 만들어 지는 과정에 대한 설명은 더 놀랍고 말이다.

먼저 두 달팽이가 더듬이를 부드럽게 맞대어 서로가 마음에 드는지 확인해요. 그러고 나서 서로의 몸을 천천히 미끄러지듯 맞물려 아기를 만드는 부위를 퍼즐조각처럼 맞추지요. 그리고 ‘사랑의 다트’라는 뾰족한 돌기를 상대에게 찔러 서로의 ‘유전자’를 교환한답니다. 유전자는 몸을 구성하는 벽돌이에요.

 


 

제레미의 열성 유전자인 껍데기 나선이 반대방향으로 돌려진 것은 제레미에게 싫은 특징일까? 아니면 스스로를 특별하게 만들었던 특징이 되었을까? 어쩌다 한 번 나오는 돌연변이 제레미는 달팽이들 사이에서 놀림을 당하지는 않았을까? 사람이었다면 정말 심한 놀림을 받거나, TV에 나오거나 그랬을 것이 분명하다. 좌우바뀜증을 가진 사람들 중 어떤 사람은 심장이 오른쪽에 있다고 한다. 남들과 다른다는 것의 어려움을 우리는 세상에서 많이도 만나게 된다.

 

그렇다면 언젠가

미래의 텃밭 어디에선가

잠든 씨앗이 다시 꽃을 피울 거에요.

(중략)

그 때 아기 제레미가 태어날 거에요.

왼쪽으로 돌아가는 껍데기를 등에 지고 오른쪽에 심장을 가진

신비하고 사랑스러운 작은 달팽이가요.

 

사람들도 이랬으면 좋겠다. 다르다는 것이 신비하고 사랑스럽게 여겨지고, 남들과 함께 살 수 있는 그런 마음 말이다. 문득, 조금 달라도 달팽이처럼 천천히 걸어도 세상에서 오랫동안 버텨냈고, 끝까지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자랑스러운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레미처럼 말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