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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과 주체
사카이 나오키 외 지음 / 이산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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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근대성, 번역학, 문화이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또한, 문화횡단과 번역을 키워드로 (일본의) 근대성을 다시 보는데, 비서구 지역에서의 근대성과 번역의 문제, 그리고 번역된 지식으로 작업해야 하는 식민지(혹은 일본과 같은 아시아의 제국) 지식인들이 제국에 대해서 지니는 동일시 현상을 다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책이다. 

 흥미로운 개념어로는 "쌍형상화 도식" "이언어적 말걸기"등. 

"듣는이가 단수든 복수든 간에 자신이 말하려는 것을 응당, 그리고 자동적으로 이해해줄 거라는 가정없이 말을 걸어야 할 것이다. 물론 말하는 이는 자신이 말하는 것을 듣는이가 이해하기를 바라겠지만 (이러한 욕망없이는 말을 거는 행위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바람이 당연히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에서 이언어적 말걸기(heterolingual address)라는 태도를 취할 경우 발화행위를 할 때마다 말하자면 외국인과 충돌하는 것이다. 그/녀 또는 그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바로 그 욕망때문에 듣는 이에 대한 일차적이고도 아마도 가장 근본적인 한정은 말하는 이의 언어를 이해할지도 모르는자, 즉 외국인이다." --사카이 나오키, <번역과 주체>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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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과 주체
사카이 나오키 외 지음 / 이산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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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근대를 번역의 관점에서 보는 매우 흥미로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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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근대 미국 단편선
이선주 외 옮김 / 동인(이성모)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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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 그대로 "한권으로" 미국문학의 큰 그림을 파악하고 근대 미국 사회의 역사를 여러 입장과 시각에서 상상해 볼 수 있는 훌륭한 선집이다. 19세기 미국문학의 대가들 (나사니엘 호손, 에드가 앨런 포, 허먼 멜빌, 마크 트웨인, 캐잇 쇼팽, 윌리암 딘 하웰즈, 헨리 제임스, 스티븐 크레인) 외에도 새러 오언 쥬엇, 찰스 체스넛 등의 작가를 넣은 것이 눈에 띤다. 

 주엇과 체스넛은 미국 대학의 미국문학사(Survey of American Literatur)에서는 종종 가르쳐지는 작품인데, 한국의 미국문학(사) 강의실에서는 아직까지는 거의 가르쳐지지 않는 작품이다. 그렇지만, 주엇과 체스넛을 통해서는 앞서 ( )안에 언급한 19세기 미국문학의 대가들의 작품을 통해서는 보이지 않는 미국사회의 다른 면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일독을 권한다.  

 또한 여성문학 시간에도 많이 가르쳐지는 길먼의 <누런 벽지>와 쇼팽의 단편 두 편을 수록한 점도 이 책의 장점들 중 하나다.  

오랫만에 매우 세심하고 주의깊게 작품을 골라 실은 탁월한 단편선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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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푸른 눈
토니 모리슨 지음, 신진범 옮김 / 들녘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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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 모리슨의 <가장 푸른 눈>은 1960년대 중후반 이후 발흥한 흑인 민족주의가 영향력을 크게 미치던 자기 장 안에서 쓰여지고 출판되고 읽힌 작품이다. 모리슨의 데뷔작이기도 한 이 소설은 "흑인은 아름답다"(Black is Beautiful)는 구호를 모토로 한 블랙 파워 운동을 그 배경으로 한다. 마틴 루터 킹을 필두로 한 1960년대의 흑인 민족주의가 196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약간 더 전투적인 모드로 변하게 되는데, 점차 체계를 갖추어 가는 흑인 민족주의의 양날개는 바로 블랙 파워 운동과 흑인 미학이었다. 주로 흑인남성 주도로 이루어지던 흑인미학을 확립하고자 하던 바로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모리슨을 흑인문학의 여성 총아로 떠오르게 한 작품이 바로 이 작품. 

눈 여겨볼 점은 이 소설에서 모리슨이 흑인공동체 내부에서도 가장 취약한 존재인 아동이자 아동 중에서도 더 약한 쪽인 소녀의 경험에서 정말로 "흑인은 아름다운가"?를 질문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블랙 파워 운동이 제시한 구호를 흑인소녀의 경험에서 재검토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흑인 소녀 피콜라의 경험과 피콜라네 가족사를 통해 보자면, 이 블랙 파워 운동의 모토가 얼마나 피상적인 것인지를 드러낸다.  

다른 한편 이 소설에서 눈여겨 볼 점은 피콜라의 또래이자 이 소설의 화자인 클로디아가 20년이 지나서야 어린 시절을 다시 기억하면서, 진정한 흑인해방, 진정한 흑인의 힘(Black Power)을 성취하기 위해서 흑인공동체에 필요한 점을 제시하는 방법이다. 피콜라의 경험을 흑인공동체의 관점에서 다시 구성하는 클로디아의 서사는 피콜라와 같은 어린 소녀에게 일어난 폭력을 집단적으로 묵인했던 흑인공동체의 자기성찰을 촉구하는 서사다. 또한, 클로디아의 서사는 1970년대 들어 흑인여성의 목소리가 흑인문학진영에서 발흥하게 되는 과정을 징후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이 소설은 흑인 민족주의와 페미니즘이 만나는 교차로에서 양자가 서로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소설이다.  

 1960년대 후반, 1970년대, 1980년대 초반에 출판된 흑인여성작가들의 수많은 작품과 책들이 흑인민족주의자 남성들의 숱한 공격과 비난에 시달렸던 것과 달리, <가장 푸른눈>은 이 남성들에게조차 찬사를 받았다. 이 점은 토니 모리슨이 민족주의와 페미니즘을 교섭하면서도 미학성을 담아내는 서사전략을 꼼꼼히 다시 볼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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