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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과 주체
사카이 나오키 외 지음 / 이산 / 2005년 6월
평점 :
이 책은 근대성, 번역학, 문화이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또한, 문화횡단과 번역을 키워드로 (일본의) 근대성을 다시 보는데, 비서구 지역에서의 근대성과 번역의 문제, 그리고 번역된 지식으로 작업해야 하는 식민지(혹은 일본과 같은 아시아의 제국) 지식인들이 제국에 대해서 지니는 동일시 현상을 다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책이다.
흥미로운 개념어로는 "쌍형상화 도식" "이언어적 말걸기"등.
"듣는이가 단수든 복수든 간에 자신이 말하려는 것을 응당, 그리고 자동적으로 이해해줄 거라는 가정없이 말을 걸어야 할 것이다. 물론 말하는 이는 자신이 말하는 것을 듣는이가 이해하기를 바라겠지만 (이러한 욕망없이는 말을 거는 행위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바람이 당연히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에서 이언어적 말걸기(heterolingual address)라는 태도를 취할 경우 발화행위를 할 때마다 말하자면 외국인과 충돌하는 것이다. 그/녀 또는 그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바로 그 욕망때문에 듣는 이에 대한 일차적이고도 아마도 가장 근본적인 한정은 말하는 이의 언어를 이해할지도 모르는자, 즉 외국인이다." --사카이 나오키, <번역과 주체> 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