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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위의 딸 펭귄클래식 29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심지은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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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사랑이야기와 특유의 휴머니즘이 낙천적으로 드러나있는 소설이다. 동화같은 이야기지만 사실 그 스토리의 이면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에 대한 진보적 견해를 담고 있다.

_유시민, 청춘의 독서中




청춘의 독서에 나왔던 책이라 개인적으로 체크를 해놨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되서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아... 그냥 연애소설인가? 계속해서 그 물음이 멈추질 않았는데 역시나 끝까지 읽어도 그 이상의 통찰은 나에게 없음을 느꼈다 정치상황을 곁들인 로맨스라고 와 닿았다 일단 이 작품이 좀 애매하다고 생각했던게 두 연인의 사이가 목숨을 바칠 정도의 사이가 되기 까지의 서사가 너무 부족해서 그런지 몰라도 주인공 안드레이가 마리아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설정이 별로 와 닿질 않았다 심지어는 꼭 그렇게 까지 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역시나 나의 내공이 부족한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도 대위의 딸 이라는 작품은 왠만한 고전문학전집엔 항상 들어가니까 대단한 작품임은 분명할텐데 난 그렇게 다가오질 않았다...

혼란에 빠진 러시아에 단비 같은 러브스토리... 미담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 생각에 무게를 실어주는 요소들을 나름대로 정리해보면 전쟁이 참가하러 길을 떠나는 안드레이는 반역자 푸가쵸프에게 우리의 주인공은 도움을 주었고 나중엔 그 사실로인해서 풀려나고 주인공 안드레이는 군인으로써 대위의 딸과 사랑에 빠지고 자신이 구해준 반역자의 손에 사랑하는 여자의 부모님이 죽임을 당하고 우리의 안드레이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마리아를 구해내고 ... 반역자에게 도움을 주어 목숨을 건졌지만 끝까지 자신의 소신을 지키고 마지막은 해피엔딩... 이런 설정들이 그 당시에 너무 어려운 상황에 처했던 러시아 민중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따듯한 러브스토리로 전해지길 원하는게 작가의 의도라고 생각을 해봤다... 뭐 틀은 많이 다르지만 우리의 춘향전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으니까... 러시아 문학을 잘 몰라서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순 없었지만 읽는 내내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우연으로 인한 사건이 이어진다는 내용의 폴 오스터의 작품과도 닮은점이 있어서 폴 오스터는 이 작품을 봤을까 뭐 그런 생각도 해보면서 꽤 괜찮게 읽혔다. 조금씩 러시아 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많은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나서 유시민 처럼 나이가 더 들어서 꺼내 읽으면 안보였던 부분이 보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아직은 완벽하게 읽지 못한 이 작품을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 놓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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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펭귄클래식 14
김시습 지음, 김경미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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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나에게 너무나 어려운 책이었다. 독서를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시작해서 전반적인 이해도가 떨어지고 더군다나 그리스 로마신화나 북유럽 신화는 몇 권 읽었었고 영화에도 많이 등장하고 하다못해 브랜드 네이밍으로도 많이 쓰이니 낯설진 않은데 정작 우리나라의 고전은 별로 읽은게 없었다. 동양인으로서 우리나라 옛 이야기들이나 중국 인도 그리고 이슬람권 신화들까지 많은 이야기들이 넘쳐나지만 정작 나에겐 너무나 낯설다는 점이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제일 많이 얻은 점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금오신화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하나의 에피소드로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당시의 상황이나 시대적 배경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부족하고 아니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데... 그래서 제대로 이해하기엔 약간 무리가 있었다. 조금이나마 느낀 점을 적는다면 [만복사저포기]에 등장사는 이생과 왜적에게 부모님을 잃은 여인을 부처님의 소개!?로 만난다는 설정에서는 조금이나마 시대적 상황을 옅볼 수 있었다 아마도 김시습은 종교적 이야기와 사랑을 접목을 시켜 그 당시의 사람들의 마음을 많이 헤아렸던게 아니었나 하는 느낌이 들었고 [남염부주지]에서는 박생이라는 인물이 길을 구하려 책을 읽다가 잠에 드는데 염부주라는 곳에 가게된다 그곳에서 좀 이상한?! 왕을 만나게 되는데 그 왕에게 지옥과 천당, 제사, 귀신의 존재 등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궁금했을 것들을 물어보는데 그 왕은 친절하게도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 이런 설정은 아마도 문학이 단순히 이야기로서 사람들을 즐겁거나 슬프게 하는데 중점을 둔게 아니라 하나의 계몽적인 역할을 한 게 아닐까 라는 짐작을 해봤다 아마도 그 당시에는 이런 작품들이 많지 않았을 것이고 책이라는 매개체 보다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게 거의 대부분 이었을 테니 사람들이 흥미를 끌만한 소재에 이런 질문과 답을 동시에 던짐으로써 조금이나마 사람들로 하여금 지식을 전달하려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화라 하여 단순히 이야기로만 구성이 되어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는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한자가 많아서 좀 부드럽게 이어지지 못하고 뚝뚝 끊어져서 읽기가 힘들었고 내가 제일 꺼려하느 시... 가 많이 등장해서 많이 와 닿지 않았다. 얼마전 읽었던 펭귄클래식의 홍길동과는 많이 달랐던게 홍길동은 술술 넘어간 반면 금오신화는 어렵게 다가온 이유가 아마도 시가 많이 나와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금오신화는 113page의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이라 부담은 적었지만 한편의 시집을 읽는 느낌이라 그런 점에서는 좀 힘들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서양의 신화보다 이해도가 떨어졌다는 점에서는 많이 반성을 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내가 너무 편식을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나의 편식이라기 보다는 서양서적의 번역에 치중하는 국내 출판시장을 탓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예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0권 돌파 기념회에서 어떤 문인의 인터뷰에서 너무 서양작품에 치중되어 있는거 같아 걱정이라고 했던 장면을 티비에서 봤는데... 동양인인 내가 동양의 신화에서 어색함을 느낀다면 잘못이라긴 좀 그렇지만 좋은 현상은 아닌게 분명하다. 앞으로 출판시장이야 산으로 가던지 바다로 가던지 나라도 좀 편식하는 습관을 버리고 골고루 받아들이는 독서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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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 글자 펭귄클래식 32
너새니얼 호손 지음, 김지원 외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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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스스로 선택한 운명, 주홍글자 A


고전을 보면 종교가 자주 등장하는데 거의 대부분이 기독교인건 아마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주홍글자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데 유명한 작가들 대부분이 목사의 자녀 였거나 청교도 적인 가정 환경에서 자랐으니 어쩌면 이런 주제를 가지고 작품을 쓰는게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의 현대처럼 종교가 아니고도 이야기 할 주제들이 넘쳐나면 아마도 종교에 기반한 작품 보다는 다양한 글이 나올 수 도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낀다. 특히 영미문학의 고전들을 읽을때와 지금의 미국이나 영국의 유명한 작가들의 글을 읽으면 확연히 알 수 있다. 그런면에서 주홍글자를 읽어나가면서 첫 느낌은 아... 또 종교... 하는 생각에 선입견이 좀 있었지만 그래도 첨에 알던 마녀사냥이 주 내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접했는데 읽다보니 또 그것만은 아닌것 같아서 좀 신선했다 그리고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나레이터가 이야기 해주는 듯한 구조도 나름 재밌었다.

일단 중요한 인물인 헤스터 프린과 목사라는 신분에 부정한 짓을 저질러 죄의식에 싸여 끝내는 죽음에 이르는 딤즈데일...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을 뒤에서 바라보며 딤즈데일을 괴롭게 하는 로저 칠링워스... 그리고 헤스터의 시크한 아이 펄... 이야기의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지만 인물간의 묘사가 디테일하고 헤스터와 딤즈데일의 죄의식에 대한 심리묘사나 독백이 디테일 해서 그런 부분에서는 몰입이 잘 되었다.

손수 정성들여 자신의 가슴에 한땀한땀 수놓은 주홍글자를 달고 다니는 헤스터를 보면서 기독교 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가 강요하는 죄의식에 너무나 깊이 빠져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헤스터가 이럴 정도면 직업이 목사인 딤즈데일은 남편이 있는 여자와 간음을 하였으니 그 죄책감은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간단히 사랑만 놓고 종교는 빼고 목사라는 신분만 빼고 남자와 여자로 보면 둘은 그냥 사랑했을 뿐인데 시대적 상황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고 한명의 목숨까지 가져가 버리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물론 그 누구도 딤즈데일에게 죽음을 강요하진 않았으나 목사는 죄의식에 점점 말라죽어갔다...

한때는 종교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엄청난 고민이 있었을때 프로이트의 종교의 기원이란 책을 봤는데 원시 사회에도 종교와 비슷한 것들이 존재 했었고 그때 사람들을 통제 할 수 있는 수단으로 "근친상간" 이라는 행위를 선택해서 그걸 행한 사람은 엄청난 죄의식에 빠지게 만들고 처벌함으로써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그 죄의식으로 하여금 스스로가 회계하고 종교에 더 빠져들게 만든다는 내용을 접했었는데 이 주홍글자를 읽으면서 정말 사람이란게 그런건가? 죄의식은 스스로를 종교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스스로를 더 눌러 더 종교적인 인간으로 만드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헤스터와 딤즈데일이 마을 사람들을 피해 도망을 가면서 헤스터는 자신의 가슴에 선명하게 붙어있는 주홍글자를 떼어 내지만 얼마가지 못해서 자기 스스로 그 글자를 가슴에 다는 장면은 다른 독자들은 어떻게 읽었을지 모르지만 난 이 책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섬뜩한 부분이었다... 하긴 이런 장면들은 멀리 고전에만 있는건 아닌 듯 싶다 가까이에서만 봐도 일에 찌들어 피곤하면서도 일주일 내내 교회를 가는 친구도 있고 매일매일 자신의 업장소멸을 위해 부처님께 기도를 올리시는 우리 어머니도 있다... 과연 우린 그렇게 많은 죄를 지은 것일까? 내가 알기에 내 지인들은 매일 죄를 빌 만큼 큰 죄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다... 그 둘은 그냥 사랑했을뿐이다 죄를 지었다면 로저에게 빌면 그 뿐이었다 평생 주홍글자를 가슴에 달고 다닐 일은 아닐 것이다...

마녀사냥에 있었던 시대에 부정을 저질렀던 헤스터 였지만 가만히 내용을 들여다 보면 간음을 했다는 자신의 죄의식을 스스로 선택했기 때문에 평생 거기에서 헤어나질 못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헤스터의 입장이 아니라 섣불리 말은 못하겠지만 종교라는 틀 안에 있지 않았다면 충분히 툭툭 털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좀 다른 이야기라 생각 할 수도 있지만 영화 <박쥐>에서 믿음의 크기를 시험해보기 위해 자신의 몸에 스스로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신부의 모습이 떠올랐다.

수없이 고민했지만 종교에 대한 해답은 역시나 얻지 못했고 아마 내가 죽을때 까지도 확실한 해답을 얻긴 힘들것이다 하지만 개인이 누굴 해하거나 전쟁을 일으킬 힘도 없는 개인들이 종교라는 틀 안에 들어가서 엄청난 죄의식에 사로잡혀서 얻으려는 구원은 얻지 못하고 스스로를 말려 죽이는 이런 상황들이 예전부터 있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너무 짜증이 난다.

결말을 보면서 종교란게 없었다면 헤스터와 딤즈데일 그리고 펄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고 우리나라의 종교인들이 서로 섞이지 못하고 교리에 묶여 스스로를 통제하는 현실이 17세기 초창기의 상황과 많이 다르지 않아 답답함을 느꼈다. 난 항상 종교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곤 한다...

마지막으로 리영희 선생의 글을 실어본다. 이 글만 본다면 17세기의 뉴잉글랜드보다 우린 더 종교적인 민족인지도 모르겠다...

서울 여의도 안양남부 순복음교회가 신자 수에서 세계 제1, 2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 50대 대형 교회 중 23개가 한국 교회인 것으로 미국 종교전문 잡지 "크리스천 월드"가 최근에 발표했다. 이 잡지가 출석 교인을 기준으로 조사한 ‘세계 50대 교회’를 보면 신자 수 10만 명을 넘는 교회는 여 의도 순복음교회(60만)와 안양남부 순복음교회(10만5천)두 곳뿐이고 서울 금란 감리교회(5만6천)가 7위, 인천 숭의 감리교회(4만8천, 9위), 인천 주안 장로교회(4만2천, 10위) 등이 10위권에 진입. 세계 50대 교회에 들어간 나머지 한국 교회는 △성락 침례교회(3만, 11위)△광림 감리교회(3만,12위)△영락장로교회(2만8천, 13위)△혜성 장로교회(2만3천, 15위)△소망 장로교회(2만2천, 16위)등. 이상 모두 서울 소재이다.


어쩌면 불교사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렇게 웅대한 교회와 사찰이 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을 때. 남한사회의 군사독재, 부패, 인권탄압, 범죄, 폭력, 잔인성, 상호불신, 타락 ,부정, 이기주의, 향락주의, 빈부격차 또한 세계에서 으뜸이었다. 이 사실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그것도 하나님의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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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또는 유년의 기억 펭귄클래식 110
조르주 페렉 지음, 이재룡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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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페렉의 작품 사물들을 먼저 보고 난 후에 ‘W 혹은 유년의 기억'을 접했는데 만약 순서가 바뀌었다면 난 사물들을 보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자는 자서전을 이용해서 W를 해석하고 다시 그 해석을 바탕으로 자서전을 이해해야 이작품을 온전히 감상 할 수 있다... 얼핏 보면 두  텍스트 사이에는 공통점이 거의 없다... 작가는 원래 성격이 다른 두 텍스트 사이의 관계를 성명하는 제 3의 글을 더하고자 했다. 그런데 최종본에서 설명이 빠지면서 작품 해독은 오로지 독자의 몫이 되고 말았다.

그가 곳곳에 숨긴 수수께끼, 언어와 형상, 숫자를 통해 암호화한 비극적 인간 조건을 해독하는 것, (작가의 표현을 빌면) 유희적 요소를 음미하는 것은 오로지 독자의 몫으로 남겨졌다.

작품해설 중에서...

 

스물이 넘어 시작한 독서습관은 충분한 기초체력이 없어서 특이한 형식의 문장이나 많은 사유를 필요로하는 글이나 현실과 허구를 무지막지하게 넘나드는 글을 접하면  어김없이 무너진다. 이 작품은 화자의 어린시절에 관한 이야기인데 상상의 섬인 W의 이야기인데 자서전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판타지 같기도 하다 상당히 독특한데 나에겐 이 책이 그랬다 읽기는 읽었는데 지금은 머릿속에 기억에 남는 것들이 없다.. 1부의 처음에 “나에게는 유년기에 대한 기억이 없다.”라고 말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기억이 나는 부분과 나지 않은 부분은 허구의 상황을 만들어 이야기를 써내려 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많은 장치들이 나오고 이야기들이 쏟아지지만 머릿속에 담아내질 못한거 같다.  일단 작가의 당시 상황이나 시대적 배경에 대한 자세한 지식이 없는 것도 한 몫 하겠지만 제일 큰 건 아마도 나에겐 이런 다분히 문학?!적인 글에 약해서 일지도 모른다.. 아직까진 나에겐 시간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서사와 많지 않은 장치 그리고 그 장치 속에 적당한 의미를 숨겨 놓아서 나로 하여금 많은 걸 느끼게끔 하는 문학이 더 와 닿는다. 

개인적으로 프랑스 작가들에게 좋은 기억이 별로 없는데;; 어떻게 보면 양가감정 같은 걸지도 모른다 좋지만 밉기도한... 재미는 있지만 말을 너무 많이 쏟아내는 알랭 드 보통이나  너무나 난해한 마르셀 프루스트... 그리고 정말 제대로 읽어보고 싶은 들뢰즈 글이나 사르트르의 작품들을 보면 나에게 프랑스 작가들은 너무 어려우면서도 넘고 싶은 산 같은 그런 존재인지도 모른다 시간이 더 지나고 내공이 좀 더 쌓이면 더 많은 작가들의 깊은 작품들을 만나고 나서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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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들 펭귄클래식 109
조르주 페렉 지음, 김명숙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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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들, 논픽션과 픽션의 중간 이야기

가령 너무 가난해서 조금 더 잘 먹고, 조금 나은 집에서 살면서 조금 적게 일하는 것 이상을 바라지 않거나, 혹은 처음부터 아주 부자여서 이런 괴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같은 차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오늘날 현대사회는 사람들이 점점 부유하지도 가난하지도 않게 되어가고 있다. 누구나 부를 꿈꾸고 부자가 될 수 있는 시대이다. 여기서 불행이 시작된다.

63 page




조르주 페렉이란 작가도 생소했으니 '사물들'이란 작품은 당연히 처음 듣게 되었다 일단 책을 만나면 두께를 먼저 보기 때문에 넉넉하지 않은 두께는 신뢰가 안간다고 해야하나 언제부턴가 그런 이상한 인식이 생겨나게 되었는데 그런 나의 관점에서 '사물들'은 너무나도 믿음이 가지 않는 두께였다. 하지만 나의 그런 나의 실망을 단 한번에 날려버릴 정도로 이 책은 강력했다.

전반적인 내용은 제롬과 실비의 도시생활 적응기라 할 수 있는데 튀니스라는 도시에서 사회심리조사원(직업이 신선했는데 아마 일반인들을 대변하는 역할로는 이보다 더 좋은 직업은 없어 보인다)으로 일하면서 남들만큼 벌어 남보다 조금 더 쓰고 즐기면서 사는 제롬과 실비는 그런 소비문화에 염증을 느끼고 전원생활을 즐기러 떠나게 되는데 그들이 가는 곳은 스팍스라는 곳으로 본문엔 세상의 끝, 오지나 다름없었다고 나오는 걸 보니 정말 어마어마!?한 곳이란 느낌이 들었다. 일단 내용은 그런데 난 이 작품에서 좀 놀랬던게 사물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에 놀라기도 했지만... 뭐랄까 진보논객이 쓴 특집 칼럼을 읽은 느낌이랄까? 한편의 사회과학 도서를 읽은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우석훈, 김규항님의 글을 좋아하는데 약간의 소설형식을 가미했다고 가정하면 딱 이런 글이 나올 것 만 같다.

작품에서 제롬과 실비의 소비는 평범한 소비에서 취향으로 바뀌는데 그것은 그들이 말하는 남과 나를 구분 짓는 개성이다. 그런데 그러면 그럴 수록 경제적으로 더 쪼들리게 된다. 그들이 항상 생각하는 건 불편함이 없는 삶인데 내가 보기엔 경제적으로 더 지불을 하기 위해 더 일을 해야하는 그들의 삶은 그들이 꿈꾸는 행복과는 거리가 좀 있어 보인다. 2011년을 사는 우리의 모습도 이와는 크게 달라보이지 않아 좀 씁쓸하다.


조르주 페렉은 이런 소비형태를 냉소적인 관점에서 바라 본 듯한 느낌이었는데 주인공들과 그들의 친구들의 관계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들의 우정이란 서로 도와주고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을 때만 가능 한 것 같았다... 라고 작품 속에서 이야기를 하는데 여기에 묘사된 주인공들과 친구들의  생활패턴이 실제로 나와  친구들의 이야기인 것 만 같아서 뜨끔하기도 했다... 조금 더 아는 걸 대단하게 생각하고 같은 뮤지션과 영화를 함께 소비하면서 동질감을 느끼지만 크게 봤을땐 그런 것들이 아무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린 그게 없으면 못 살 것만 같다는 이야기들을 했었다.

그런데 읽는 내내 이게 혹시 작가 자신의 이야기는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자체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방식이 작가가 이야기한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뭐 별다를게 있겠는가 인간은 공감에 약한 동물이고 친분을 쌓는데 동질감보다 더 강력한건 없어보인다... 더구나 지금은 자본주의의 시대가 아닌가...

책을 덮으면서 인간은 역시나 만족을 모르고 누구에게나 있는 '쇼핑 뇌'를 자극해 줌으로써 행복감을 느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우린 더 갈증을 느끼고 한적함이 좋아 떠나간 곳에서는 이내 도시가 그리워지고 또 도시로 돌아오면 또 한적한 생활을 꿈꾸는 이런 악순환 때문에 인간은 어쩌면 평생 행복이라는 곳에 닿을 수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50년 전에 씌여진 작품에서 공감대가 형성이 된다는 것은 아마도 인간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 일 것이다. 하지만 걱정이 되는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시장은 브레이크가 나가 버린거 같아서 50년 전 보다는 훨씬 더 위험해 보인다는 점이다 내가 보기엔 지금 세상에 만들어내는 사람과 그들이 필요로 하는 소비하는 자들만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고장난 차는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젠 국가도 자본의 눈치를 보니 일단은 희망이 없어 보인다... 제롬과 실비가 살아 있었다면 지금 아마 노년기를 보내고 있을 텐데 그들이 실존 인물은 아니었지만 실제로 있었다면 만나보고 싶다... 만나서 질문을 하나 던져보고 싶기 때문이다... 살아보니 어땠냐고... 무엇이 진짜 중요한지... 그들이 던져주는 답이 크게 희망적이진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한번 물어보고 답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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