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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생존 - 지구상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피어난 생명의 경이로움
알렉스 라일리 지음, 엄성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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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동물들은 어떻게 아직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책에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환경에 적응하며 생존해온 동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어떻게 물, 공기, 먹이 없이 생존할 수 있는지 그저 신기하다.

세 가지 중 어떤 거 하나 없이도 인간은 며칠 혹은 몇분도 생존하지 못한다.

책에 나와있는 대표적인 이야기를 하나 가져오자면, 산소를 통해 호흡하는 생명체 거북이 반년동안이나 산소 없이 살았다는 연구 사례가 나와있다. 심지어 무산소 상태에 노출되지 않은 거북과 신진대사 효율이나 혈액 내 산소 함유량까지 차이가 없었다는 건 놀라운 결과다. 거북들이 이렇게 무산소에서도 버틸 수 있는 이유는 등껍질 덕분이라고 한다. 세상에... 정말 멋쟁이거북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은 숨조차 쉴 수 없는 높이에서 나는 새들도 있다. 줄기러기라고 하는 이 새들은 큰 추진력을 얻기 위해 밤이나 이른 아침에 이동한다고 하는데 추위 때문에 분자들이 미미하나마 더 밀집되기 떄문이라고 한다. 아마 인간은 그 근처에 오래 있기만 해도 고산병에 걸리고 말 것이다.

이렇듯 생명체들은 자신만의 노하우를 발휘해 극한 상황 속에서도 오랜 시간 생존해왔다. '생존'이라는 것은 단순히 그저 살아있다는 뜻이 아닌 악조건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은 숨쉴 수 없는 높은 곳을 날고, 인간은 단 며칠도 생존할 수 없는 방사선 속에서도 살아남는 이 끈질긴 생명력을 끊어 놓는 건 누구일까. 책을 읽다보니 어이없게도 이 훌륭한 친구들에게 가장 해가 되는 것은 인간이 아닐까 싶은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과연 우리가 생존에 필요한 만큼의 해만 끼치고 있을까? 함께 생존해야 할 터전을 더 극한 환경으로 만들고 있지는 않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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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조각들
연여름 지음 / 오리지널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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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서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빛의 조각들은 특별한 인연을 통해 두 사람이 자신의 알을 깨고 나가는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는 인간은 먼 미래에 신체를 개조해 살아가는 [인핸서] 그리고 그대로 살아가는 방식을 택한 [오가닉]으로 나뉜다. 예술가인 소카는 선천적으로 호흡기 폐질환을 앓고 있지만 예술가로서 공식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오가닉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에 평생을 무균실처럼 만든 집 안에 갇혀 살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런 소카와 조종사였지만 사고로 눈을 다쳐 세상을 흑백으로밖에 볼 수 없는 주인공 뤽셀레가 만나게 된다.


[소카는 내가 때때로 일렁이는 흑백의 수면을 멍하니 바라보던 것을 알고 있었던 걸까. 나는 손바닥으로 두 귀를 덮고, 본래의 색채와 나의 시야 간 차이가 거의 존재하지 않을 그 풍경을 꼼짝없이 오래 응시했다. 멈추지 않고 흐르는 시간을. 또 나를 하필 지금 이곳에 있게 한 모든 확률을.]


흑백증을 앓고 있는 뤽셀레에게 소카는 흑과 백만 가득한 세상에 뤽셀레 혼자 외롭게 갇혀 있지 않다는 걸 알려준다. 당신이 보는 세상은 그런 눈을 갖지 않은 우리가 웅크리거나 애써 찾아야 보이는 아름다운 일면이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런 순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작품 내내 소카는 인핸서와 오가닉 중 어떤 삶을 살아갈지에 대해 고민한다. 인핸서가 되면 예술인의 삶을 포기할 수 밖에 없지만 인간은 늘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갈망하는 존재라고 생각하기에 소카의 그런 마음이 당연하고 안타깝게 느껴졌다.

뤽셀레는 그런 소카의 마음에 큰 돌을 던지고, 파장은 천천히 소카의 마음속에서 커지게 된다.


["소카 씨는 인핸서가 되면 가장 먼저 무엇부터 하실 겁니까? 그러니까, 더 이상 산소 헬멧이 필요 없게 되면 말입니다."


"아이스크림 먹을 거예요. 손에 들고 공원을 걸으면서요."]


하지만 결국 소카는 자신의 알을 깨고 나온다. 협회에서 인정해야만 공식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예술인의 자격을 내려놓은 것이다. 그렇다고 소카가 그림을 포기했을까?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존재는 예술가가 아닐까 싶다. 수많은 행성을 여행하고, 자유를 만끽하며 채워넣었을 소카의 그림은 분명 더 아름다울 것이다.


["저 아득한 시간 속에서 하필 우리가 지금 함께 있는 건, 사실 엄청난 확률인 거지. 당신은 운이 좋아. 안 그래, 뤽셀레?"]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서는 불완전한 나의 모습을 인정하고, 때로는 타인이 멋대로 날 가둔 틀을 깨버릴 필요가 있다. 그 날 뤡셀레가 보았던 무수히 많은 별처럼, 세상에는 저마다 다른 빛을 내는 사람들로 가득 차있다. 서로 달라도 빛나고, 모이면 아름다운 빛의 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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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품격을 더하는 만년필 한 줄 필사
임예진 지음 / 북스고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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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업체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필사를 좋아하는 사람, 필사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참 좋은 책을 리뷰해봅니다.



이 책에는 필사의 의미와 필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도구들을 사용해 필사하는 게 좋은지에 대해 적혀있습니다.

대부분의 페이지는 필사를 연습해 볼 수 있는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좋은 문구들과 그 문구를 직접 필사한 사진이 나와있는 것도 좋지만

가장 좋은 점은 그 필사를 어떤 만년필과 어떤 촉, 잉크를 사용했는지 적혀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굳이 순서대로 쓰지 않고 좋은 문장을 찾아 썼습니다.

필사할 문구는 왼쪽에 적혀있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직접 필사해볼 수 있는 빈 공간과

그 아래에는 저자가 해주고 싶은 조언이나 물음 등이 짧게 담겨있습니다.

딥펜 같은 경우는 잉크 조절이 쉽지 않아 일반 종이에 잘 번지니까

꼭 책에 적지 않더라도 따로 만년필 전용 종이를 사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만년필이 없다면 자주 사용하는 펜으로 시작해서

붓펜, 만년필 등으로 서서히 범위를 넓히시는 것도 좋습니다.

오른쪽은 백지, 줄, 모눈 같은 다양한 구성으로 되어있으니

한 번 필사해보시고 잘 맞는 구성을 찾아 필사 노트를 장만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필사는 단순히 따라쓰는 것이 아닌

문장을 다시 곱씹으며 그 뜻을 깊이 기억하고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책에서도 필사의 다양한 효과를 소개해주니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ㅎㅎ



개인적으로 필사를 하면서 만년필을 천천히 쓰는 습관을 통해

바쁘게만 살았던 하루를 뒤로하고 명상하듯 마음을 차분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기뻤습니다.

그리고 글씨체 개선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좋아하는 책 한 구절을 필사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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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 컨트리
클레어 레슬리 홀 지음, 박지선 옮김 / 북로망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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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리뷰는 업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사랑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감정이며, 따뜻하면서도 나와 타인을 가장 아프게 만들 수 있는 감정이라는 사실을 또 깨닫게 해주는 소설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서 인간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고 싶은 작가의 의도가 숨어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베스의 감정과 인물들에 얽힌 이야기를 보며 다음엔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그 다음장이 계속 궁금했습니다. 또 현재-과거 시점의 변환 덕분에 이야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베스의 상실에 대한 아픔은 깊이 이해했으나 윤리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때 베스의 사랑을 박수쳐줄 수는 없었습니다. 이미 영원을 약속한 상대방에게 상처주면서까지 지켜야할 다른 사랑이 대체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한 번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은 평생을 같은 이유로 흔들리며 살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베스가 스스로의 사랑을 합리화하는 모습에 화도 났고, 사실 가족이 아니고서야 한 사람을 죽을때까지 사랑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도 들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독자의 추리를 기반으로 할지라도 결국 근본적인 내용은 사랑과 그에 따르는 책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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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달 다산어린이문학
도미야스 요코 지음, 이구름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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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두 자매가 츠다 할머니를 통해 입양되면서 출생에 관련된 비밀을 파헤치는 게 주요 줄거리입니다.

차갑고 조심스러운 성격의 미즈키와 따뜻하고 대담한 성격의 아카리의 성격은 서로 물과 기름처럼 부딪치지만, 결국 혈연이라는 끈끈한 관계로 이어집니다.


-

"...(중략) 우리는 이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미즈키가 걸음을 멈췄다. 아카리도 덩달아 멈춰 섰다.

미즈키는 있는 힘껏 아카리의 팔을 잡았다. 놀라는 아카리의 눈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미즈키는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찾아낼 거야. 과거가 바뀌어서 미래가 바뀐다고 해도, 내가 반드시 널 찾아낼게."

-


끝까지 냉정하게만 세상을 바라봤던 미즈키가 마지막에 뱉는 대사는 결연합니다.

그 특유의 후각으로 어떻게든 아카리를 찾아내려는 걸까요? 냉소적이던 미즈키가 성장했다는 게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소설은 돌이킬 수 없는 잘못에 대한 죄책감과 목숨을 내어주고서라도 지키고 싶은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매분 매초 사람은 선택을 하고 살지만 후회한다고 과거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책에서는 '시간의 물길'이라는 표현을 통해 물을 거슬러 올라가 과거를 바꾼다고 하더라도 큰 뒤틀림이 생기지 않도록 물길을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표현합니다.

아무리 후회해도 죽은 사람에게 속죄하는 것은 이 소설 속에서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츠다 할머니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미즈키가 할머니에게 더 이상 슬픔의 냄새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할 때 알 수 있었습니다.


내일을 맞이하지 못할지라도 오늘이라도 함께하고 싶은 사랑. 마음이 뭉클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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