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랭귀지 이지북과학총서 10
앤드루 로빈슨 지음, 최효은 옮김 / 이지북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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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태평양의 외로운 섬. 이스터! 네덜란드 탐험가인 J.로게벤이 1722년 부활절(Easter day)에 상륙한 데서 이스터섬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스터 섬에는 세계7개 불가사의 중 하나라는 거대한 석상들이 있다. 이 석상들이 왜 만들어졌는지 아직도 의문에 쌓여있다. 그러나 이스터 섬에는 또 하나의 불가사의 한 것이 있다. 바로 롱고롱고 어라고 이름이 붙어 있는 문자이다. 폴리네시아 유일의 문자인 롱고롱고 어는 아직까지도 해독되지 않았다.

문자란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도구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복잡하고 추상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다른 동물들도 상호간에 의사를 전달하는 언어를 가지고 있다고 추정되지만 인간의 언어와는 확실히 차이가 난다는 것에 많은 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보통 말과 문자를 합쳐서 언어라고 한다. 이를테면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기 전까지 우리는 말은 가지고 있었지만 문자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역사를 보더라도 호모사피엔스가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은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그런데 호모 사피엔스가 문자를 가지게 된 것은 불과 5000년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말은 호모 사피엔스에게 보편적인 부분이지만, 문자는 그렇지 않다.

아마도 문자 덕분에 우리들은 과거의 지식들을 보존함과 아울러 그에 더하여 더욱 고도의 지식의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문자덕분에 우리들은 현대의 문명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자는 문명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영국박물관에 가본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전 세계 각지에서 가져온(많은 것들이 아마 약탈한 문화재일 것이다) 유물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유물 중의 하나는 로제타 스톤일 것이다.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 시 발굴한 것이나 영국과의 전투에서 빼앗겨 지금은 영국에 있는데, 실물을 보면 생각보다 작다. 로제타 스톤으로 인하여 우리는 이집트의 상형문자를 읽어낼 수 있었다. 로제타 스톤에는 3개의 문자로 같은 내용이 적혀있는데, 그리스어로 되어있는 부분을 통해서 이집트 히에로글리프 문자를 해독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 해독이 쉽게 된 것은 아니다. 상폴리옹이라는 이름의 학자의 연구를 통해서 해독이 가능해 진 r서이다. 그럼으로 우리 인류는 고대 이집트의 히에로글리프 문자로부터  그 시대 사람들의 물질적 정신적 생활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로스트 랭귀지>(이지북.2007년)에는 고대의 문자 중 우리가 해독한 것(이집트 히에로글리프, 그리스의 선상문자 B, 마야 문자)들에 대한 부분과 수단의 메로에어, 에트루리아 알파벳, 선상문자 A, 이란의 원 엘람어, 이스터 섬의 롱고롱고 어, 크레타의 파이스토스 원반에 새겨져 있는 문자 등 해독되지 않은 문자에 대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문자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 문자의 뜻을 읽을 수 없어지기도 한다. 그 문자를 쓰는 사람들이 멸종을 했거나 아니면 다른 문자의 지배를 받아서 사라져 버리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문자만 없어진 것이 아니라. 그 문자를 사용하던 사람들의 역사까지도 없어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잃어버린 문자를 해독하는 것은 문자를 사용하던 사람들의 역사를 되찾는 것이고 오래전에 쌓아 올린 우리 인류의 문화를 살려내는 일이다. 아직도 이렇게 많은 문자들이 해독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해독이 그 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고대 문자의 해독은 거의 미로 찾기 작업과 같다고 볼 수 있다. 표음 문자인지 표의 문자인지조차도 구분하기 어렵고, 또한 그것의 음가나 뜻을 알아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작업이라는 것은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해독에 도전했던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읽어낼 수 있다.

해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내와 논리적인 추론과정을 거쳐야 하고 또 해당지역의 문화 등에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상상력과 분석력이 뛰어나야 한다. 그런 사람만이 잃어버린 문자를 해독하고 그에 따라 명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명예를 위해서 노력해온 많은 학자들의 모습이 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 그렇지만 그들 중 일부만이 해독에 성공했다는 것은 해독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잃어버린 문자를 쫓아 우리 인류의 과거로 가는 여정과 또 많은 자료 사진은 독자들에게 지적 흥분을 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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