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가득한 심장
알렉스 로비라 셀마.프란세스 미라예스 지음, 고인경 옮김 / 비채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그렇지만 그 헌겊 별들은 의미가 있었다. 그것들은 큰 슬픔에 빠져 있는 누군가, 생명의 눈을 감았지만 다시 그 눈을 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누군가의 밤하늘을 환하게 밝혀주는 창공에 빛나는 별들이었다.

 

-P.15-

 

1.

 

 아주 예쁜 책 한권을 발견했습니다. <별이 가득한 심장> 이라는 제목도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지만, 아기자기한 삽화들과, 가슴 설레는 이야기도 무척이나 아름답게 기억에 남는 책이였습니다. 별과, 사랑이라는 앙증맞은 소재들로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은 200페이지가 채 안되는 짧은 분량이지만 무척이나 인상적입니다. 작년에 읽었던 <쥬제페, 사로잡힌 남자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작품은 좀 더 단순한 플롯이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더 예쁩니다. 사랑이라는 소재를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는 책을 덮는 순간 더욱 진한 감동을 선물하는데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사랑의 의미가 점점 쇠퇴하는 것이, 어떤 이유에서일까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백마 탄 왕자나 아름다운 공주 모두 우리 내면에 살고 있단다." 주방장이 결론을 내리며 미셸을 놓아주었다. "이게 바로 매력의 비밀이지. 본인이 개구리라 생각하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널 사랑하지 않을 게다. 이 말을 다른 식으로 표현한 경구가 있단다. 그대가 삶을 사랑하지 않으면 삶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는다, 라는."

 

-P.50-

 

2.

 

  책은 한 소년이 각기 다른 사랑의 비밀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쟁이 끝난 직 후, 프랑스의 작은 도시에 위치한 고아원에는, 부모 없는 아이들이 우울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삶의 기쁨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시키는 소년이 있으니 바로 주인공 '미쉘'입니다. 고아인 소년이 그렇게 밝을 수 있었던 것은 그만이 가진 소중한 보물 '에리' 때문인데요. 어린시절부터 떨어지지 않고 지내온 두 사람은 고아원의 둘도 없는 단짝입니다. 하지만 어느날 '에리'가 심장병으로 쓰러지게 되며 '미쉘' 역시 절망에 빠지게 되지요. 그때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할머니가 미셸에게 한가지 제안을 합니다. 아홉 가지의 사랑을 찾아 각각 그들의 옷에서 별 모양으로 천 조각을 오려 온다면, 그 아홉 가지 천 조각을 꿰매어 '에리'를 낫게 해줄수 있다고 말입니다.

 

 '미쉘'이 찾아가는 사랑은 낭만적인 연인들의 사랑 외에도,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친구간의 우정, 동물에 대한 사랑, 자연에 대한 사랑, 문화에 대한 사랑 등 무척이나 다양합니다. 이 폭넓은 사랑들을 하나로 묶어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마지막 비밀이 무척이나 궁금했는데요. 답을 보는순간 무척이나 명쾌한 한편,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랑들을 하나로 묶는것은 결국 행동이고, 표현입니다. 사랑을 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당연히 내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 생각하지만, 정작 상대방이 그 마음을 알아차리기는 어렵습니다. 내가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면, 그 사랑은 처음에 등장했던 커플들처럼 차갑게 식어가게 될 겁니다.

 


 

 

 

"많이 읽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네가 읽은 걸 사랑해야 한단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과 같은 이치지. 어쨌든 책도 사람이 썼고,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때문에 독서는 곧 사랑의 행위란다. 이와 같은 이유로 우리는 예술, 음악,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 창조하는 모든 아름다운 것에 접근해야만 하지."

 

-P.109-

 

3.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랑은 상대에게 성적으로 끌려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이나, 그런 상태를 의미합니다. 즉 남녀간의 에로스적 사랑이지요. 하지만 사랑의 범위를 조금만 넓게 바라봤을때,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받게되는 부모님의 사랑, 자연으로 받게되는 수많은 배려들, 내가 좋아하는 습관이나 취미까지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많은 것들이 사랑임을 알 수 있습니다. <별이 가득한 심장>이 감동적인건 이런 사랑의 다양한 측면들을 다루며, 그것들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이야기를 통해 전해주기 때문입니다. 책은 실제로 작가가 경험한 한 체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다고 하는데요. 그 곰인형의 모습이 별이 덧대진 헝겊 조각과 겹쳐져 무척이나 인상적으로 남아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꼭 선물하고 싶은 아름다운 책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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