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마노, 달의 여행
나서영 지음 / 심심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알로마노 달의 여행 / 나서영

 

"그러나 제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한 걸음 한 걸음 포기하지 않고 오른다면 못 오르겠느냐? 그렇단다. 힘이 세고 마술을 부릴 줄 아는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고 아르토스산을 올라 정상을 차지했단다. 사람들이 왜 하늘까지 솟아 이는 아르토스산을 오르려는지 짐작되느냐? 그것은 바로 영롱한 빛을 뿜어내는 달의 흙에 젊음을 유지시켜주고 청춘으로 돌아가게 하는 힘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란다."

 

-P.23-

 

1.

 

(스포 有)

 

어릴적 소원이 있었습니다. 과자 공장에 들어가 내가 원하는 모든 과자들을 맛보고 즐기는 꿈이요. 아침은 초콜릿 우유에 말아먹는 과일 시리얼, 점심은 비스킷에 곰돌이와, 지렁이모양 젤리, 저녁은 띠부띠부 씰이 들어 있는 포켓몬 빵. 과자 공장에서 일한다고 과자를 실컨 먹는건 아니라는걸 알 정도로 성숙해 지면서 이 소원은 잊혀져 갔는데요. 가끔 철없던 시절의 이야기를 하면 빼놓지 않고 이야기 하긴 합니다. 웃긴것은 제가 이 얘기를 해보면 다들 한번쯤은 비슷한 생각을 해봤다는 것입니다. 어리석지만 보편적인 상상 그리고 꿈. <찰리의 초콜릿 공장>이 그토록 인기를 끌었던 이유도 아마 이런 보편적인 상상력 때문이 아니였을까요? 


 

달을 향한 꿈을 믿고 그것에 도전하는 용기란 저처럼 보잘것없는 사람은 감당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조그만 세계가 찢어지며 넓은 세계가 펼쳐졌습니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꿈에 대해 생각해보았고, 꿈을 위해 단 하루라도 뜨거워본 적이 있었던가를 살폈습니다. 그러자 회오를 느껴습니다. 노력해야 할 때 그러지 못했습니다. 꿈을 저 하늘의 달을 바라보듯 멀게만 바라봤습니다. 그런 제게 달에 다가가는 두 분은 뭔가를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게 무엇인지는 훗날에 알겠지만 두 분께 감사했습니다.

 

-P.99-

2.

 

여기 또 다른 소원을 가진 남자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알로마노. 걸어서 달에가겠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남자입니다. 알로마노가 어릴적 그의 할아버지는 달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곤 했습니다. 멀리솟은 아스트로산에 오르면 달에 닿을수 있고,  달의 흙에 젊음을 유지시켜주고 청춘으로 돌아가게 하는 힘이 깃들어 있다는 이야기는 어린 알로마노로 하여금 언젠가 달에 닿고 말겠다는 꿈을 키우게 합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그 꿈을 놓지 못하는 알로마노는 그의 친구들과 함께 달을향한 여정을 떠납니다. 그 여정은 무척이나 험난합니다. 사기꾼을 만나기도하고, 난폭한 추격자들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들은 많은 이들의 격려와 부러움을 받습니다. 꿈을 찾아나선 용감한 사람들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말이죠.


 

아르토스산은 세상 어떤 산보다도 높았습니다. 저는 정말 기적적으로 정상에 오르는 데 성공했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정상에 오르자 달은 하늘 위에 솟아 있고 그 뒤론 드넓은 세계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세상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넓은 것 같습니다. 저의 생각과 꿈이 얼마나 작은 것이었는지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넓다고 하나 사람의 마음이 그보다 작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저의 꿈은 세상보다 작았을 뿐 입니다. 실패와 성공, 어느 쪽에도 치우칠 필요가 없습니다.

 

-P.275-

 

3.

 

책의 마지막 부분 알로마노는 아스트로산의 정상에 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산의 정상에서도 달은 멀리서 영롱하게 빛나고 있을 뿐닿을수도 만질수도 없습니다. 결국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전설속의 이야기였던거죠. 하지만 산을 오르기까지의 과정에서 알로마노와 친구들은 많은것을 얻었습니다. 물론 잃은것들도 있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것들이 새롭게 얻은것으로 인식됩니다. 알로마노가 살던 세상은 참으로 작았습니다. 그는 그 작은 한계점을 벗어나 더 큰 세계로 나갔고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세계에서도 그것보다 더 큰 세계가 존재하고 있다는것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내가사는 세상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안정을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발전이 있을수 없습니다. 불가능한 꿈이라 생각되는 틀을 깨기 전에는 발전할 수 없습니다. 혹자는 알로마노를 현실적이지 못한 이상주의자라 칭할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상주의자들이 있었기에 우리의 세상이 변화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요?

 

무척이나 단순한 동화같은 이야기였지만, 이야기가 주는 울림은 상당히 강렬했습니다. 동갑내기 작가의 다른이야기가 무척이나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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