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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간적인 미래
윤송이 지음 / 웨일북 / 2022년 11월
평점 :
가장 인간적인 미래
윤송이/ 웨일북
'수많은 질문의 연속'
'복잡하고 어려운 질문과 다각도의 관점이 뒤엉키며'
'되레 머릿속이 더 혼란스러워지기도'
[가장 인간적인 미래]를 읽고 난 후, 나의 느낌을 작가의 프롤로그에서 발견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비로소 프롤로그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느낀 혼돈과 어지러움이 작가의 의도였다는 걸 알아챈 순간 미간이 펴지면서 웃음이 번졌다. 내가 책을 허투루 읽진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에.
AI 관련 이슈를 완벽히 다루는 비법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닙니다. AI를 둘러싼 철학적, 윤리적 관점을 다루는 과정은 당장 정답을 내놓을 수 없는 수많은 질문의 연속일 뿐이니까요. 복잡하고 어려운 질문과 다각도의 관점이 뒤엉키며, 논의 후 깔끔한 결론이 나오기는커녕 되레 머릿속이 더 혼란스러워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 과정을 널리 알리고 함께하자고 초대하고 싶습니다. 오래도록 이 주제를 곱씹으며 고심하고 함께 의문점을 나누어온 흔적이 보다 많은 이들에게 관심과 질문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랍니다. AI와 동행하는 이 여정이 인류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우리 모두가, 각자의 시선만큼 가장 인간다운 미래를 건설할 수 있는 해결책을 나누어 쥐고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평소 인공지능 혹은 AI라는 용어는 광고문구나 기사에서나 접하고 흘려보낼 뿐이었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기에는 어려운 분야였고, 그저 주변의 전자제품(?)을 다룰 수 있는 정도에서만 사용법을 익히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책을 읽으려면 용어에 대한 정의는 알고 시작하는 것이 예의 아니겠는가. 검색해 보니 "인공지능 또는 A.I.(Artificial Intelligence)는 일반적으로 인간의 학습능력, 추론능력, 지각능력이 필요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컴퓨터시스템을 구현하려는 컴퓨터과학의 세부분야 중 하나(출처:나무위키)" 라고 정의되어 있었다.
공학자인 저자는 평소 품고 있던 인공지능 기술과 관련된 문제들과 현상들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5명의 석학들에게 던진다. 저자를 포함한 석학들의 대담은 평소 간간이 생각했던 내용이기도 했다. 석학들의 대담이라고 해서 마냥 어렵지만은 않게 일상의 언어들로 풀어주는 저자의 노고가 느껴졌다. 큰 질문(아래의 목차) 아래 다양한 질문들을 소제목으로 정리하고,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한 페이지를 할당해서 포인트를 주는 등 상당히 친절한 책이다.
1장. 인간과 인공지능,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윤리] 페이페이 리 - 인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강하는 기술이 인공지능입니다
2장. 인류 역사상 경험해보지 못한 문제들이 온다
[교육] 롭 라이히 - 미래의 답은 공학과 인문학이 결합된 교육에 있습니다
3장. 인간의 '생각하는 힘'이 없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철학] 앨리슨 시먼스 - 답이 없는 문제를 풀어야만 그다음이 있습니다
4장. 인공지능이 디스토피아를 만들지 않으려면
[공학] 제임스 미킨스 - 공학은 위대하지만 연결되어야만 합니다
5장. 옳고 그름의 경계가 사라진 시대, 선을 다시 세우다.
[사회] 알렉스 번 - 적어도 우리가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면, 가능성은 분명히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계속 떠오른 이미지는 '판도라의 상자'였다. '저 안에 무엇이 있을까?' 라는 호기심어린 질문으로 벌어진 급작스런 변화에 놓인 인간들은 다시 여러 질문을 하게 되지 않았을까? '이것들은 어디서 왔을까?', '이 고통은 무엇일까?',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는 무엇을 연구해야 할까?' 등등.
책을 처음 받아들고 가졌던 물음이 있었다. '인간적인 것은 무엇일까?' 이 물음이 중간중간 떠올라 책장을 덮기 일쑤였다. 어떤 한 부분이 인간적인 것인지 정의내릴 수는 없겠지만, 분명한 것은 질문하는 생명체는 인간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서로를 위한 질문들이 더해져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거기에 희망이 있을 거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는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