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모퉁이 구름김밥집 꾸러기 나무 3
신소영 지음, 핸짱 그림 / 씨드북(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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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구름으로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김밥을 만드는 곳,
화사한 이팝나무 아래 길모퉁이 구름김밥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나무를 좋아해서 나무 사이를 달리는 용이는 뉴질랜드로 유학 간 엄마와 자동차 세일즈로 바쁜 아빠 사이에서 외롭다. 그러던 어느 날, 봄 운동회에서 이어달리기 선수로 뽑히게 된다. 그리고 찾아온 그날!

한편 요리사에게 버림받아 상처 입은 구멍김은, 동병상련처럼 아이들의 마음에 난 구멍을 알아보고 위로의 김밥을 만들기로 한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용이에게서 마음이 쿵 떨어질 것을 직감하고 따라다니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용이가 나무를 좋아했던 것은, 아빠와 함께 하고픈 마음을 아빠가 좋아하던 나무로 대신 채웠던 것 같아 마음 한 켠이 아렸다. 하지만 구름김밥집에서 김밥을 만들며 본인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되는데, 아프고 괴로운 마음, 바라고 기대하는 마음, 창피하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까지도 피하지 않고 바라본다. 그렇게 내려간 마음 깊은 곳에서 발견한 반짝이는 빛. 그 빛을 발견한 것도 결국 용이 자신이었다.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창작 동화이지만 오히려 어른이들이 읽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롯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내 마음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어른이 되었지만 오히려 어릴 때보다 내 마음을 더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다. 얽히고설킨 마음을 차분히 하나씩 풀어가 보자.

덧1, 식집사이자 식덕으로서 다양한 나무들이 등장하는 것이 너무 반가웠다. 도토리나무, 벚나무, 이팝나무와 산딸나무, 소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박태기나무, 그리고 호랑가시나무까지. 특히 산딸나무를 보며 엄마를 떠올리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미소가 머금어졌다.

덧2, 시적인 느낌이 많이 드는 책이었는데 작가님 특유의 스타일이신 것 같았다. 개성 있는 캐릭터들과의 갭이 느껴져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삽화가 정말 따뜻 × 몽글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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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 - 작고 여린 생의 반짝임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스텔라 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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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환자라 부르지 않는 유일한 병동 신생아 중환자실 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신생아 중환자실이라... 참, 갓 태어난 아기가 왜 아파야 할까? 읽기도 전부터 마음이 아려왔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신생아 중환자실의 의사인 스텔라 황은 엄마이자 의사이기에 그 누구보다 아기들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하고, 보호자들을 위해 깊이 공감해준다. 하지만 그녀도 사람이기에 마음이 무너졌다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의사들의 고충과 부담감, 사명감을 너머 그들이 견뎌야 하는 그 무게를 감히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작고 꺼져가는 환자들을 대하며 두렵고 괴롭지만, 묵묵하게 할 일을 해서 아이가 본연의 모습대로 자랄 수 있게 포기하지 않는 그녀. 정말이지 읽으면서 경외감이 절로 들었다. 그 압박과 스트레스를 이길 정도의 사명감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스텔라 황, 그리고 신생아 중환자실, 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의사들에게 감사와 고마움의 마음을 보내며 책을 덮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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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밖에는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지만 - 예민한 나에게 필요한 반경 5m의 행복
나오냥 지음, 백운숙 옮김 / 서사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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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알찬 하루란, 하루를 얼마나 바쁘게 보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만족스럽게 보냈는지에 달렸기 때문 아닐까?“

어느 날 친구에게 ”나오냥은 HSP인 것 같아!“라는 말을 들은 뒤, 나를 조금 더 이해하고 일상에도 변화가 생긴 작가 나오냥의 잔잔한 이야기이다. 일단 힘을 뺀 이야기라 너무 좋았다. 어떻게 모든 사람이 파이팅 넘치게 살 수 있을까? 혈액형이니 MBTI니, 온갖 것들을 이용해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려 하면서도 사회는 여전히 묘하게 비슷한 삶의 형태를 요구한다. 그리고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들을 낙오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 바운더리에서 벗어나면 좀 어떤가? 왜 꼭 꿈이 있어야 하지? 나와 맞지 않는 일을 꼭 노력해서 잘 해야 할까? 타인(그것이 부모님이라 할지라도)의 말에 상처받을 바에야 흘려듣는 게 나은 것 아닐까?

이제부터라도 주변 사람들을 챙기며, 인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행복해지는 것들에 신경 쓰기로 했다. 무해한 작가의 따뜻하고 섬세한 격려가 큰 위로가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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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부처의 말 - 2500년 동안 사랑받은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박재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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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이롱 불자이다. 부모님이 전부 불교시고, (자발적) 템플스테이도 다니고, 기본적으로 절을 좋아하지만 딱히 공부를 해본 적은 없다. 어쨌든 학문으로서의 종교는 심오하기 때문에 학문적인 관점에서 서술한 책이면 너무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의외로 현대적으로 초월 번역이 되어있어서 쉽게 읽혔다. 간결하게 축약이 되어 “핵심만 간단히” 같은 느낌이랄까? 세상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190가지의 지혜가 담겨있는 이 책은 큰 공감과 위로, 그리고 힘이 되어줄 것이다.

공감 가는 구절이 굉장히 많았는데, 지금 내 상황과 마음에 따라 조금 더 와닿기도 했다. 좋은 말씀이 많기에 필사를 하기에도 좋을 것 같은 책이었다.

특히
- 자신을 위해서도 타인을 위해서도 아낌없이 쓰고 유쾌하게 살자.
- 나는 과거에 내가 생각하고 느낀 것들이 마음에 쌓이고 섞인 결과물이다.
- 마음이 맑은 사람과 함께 해라.
- 좋을 때도, 나쁠 때도 흔들리지 말고 마음속 잡음에서 벗어나자.
- 세상 모든 것은 흔들리고 변해간다.
가 아주 깊이 공감되는 문장들이었다.

그리고 나는 윤회를 믿지는 않기 때문에 내가 쌓은 업이 내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역시 딱히 믿지는 않는데, 그래도 이왕이면 악업을 쌓지 않는 삶을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다.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다 보면 좋은 사람이 되어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행복으로 가는 길은 없다. 행복이 곧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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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잘못이 아니야 - 데이트 폭력 속 관계 심리의 모든 것
김도연 지음 / 문예출판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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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폭력은 생각보다 아주 흔한 일이다. 작은 간섭부터 성폭력까지 모두 데이트 폭력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정도의 차이나 인지의 차이는 있겠지만 겪은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데이트 폭력의 본질부터 가해자가 가질 수 있는 성격 장애의 종류, 피해자가 가질 수 있는 문제, 그리고 극복 방법까지 데이트 폭력에 대해 풀코스로 알려주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챕터는 마지막 챕터라고 생각하는데, 결국은 앞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요한 첫 번째 키워드는 나. 나에 대한 자기 수용적 태도와 관대한 연민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회복 탄력성. 다시 이런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한, 아니 빠지더라도 헤쳐 나올 수 있는 힘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회복 탄력성이다. 힘들겠지만 노력한다면 트라우마를 딛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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