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듬뿍 초코초코 베이커리 1 - 초원이와 흑곰 아저씨 세종꿈나무 성장 동화 시리즈
조선학 지음, 곽윤환 그림 / 세종꿈나무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의 큰 눈망울에서 느껴지는 '순수함'에서 어른인 내가 배우는 것들은 다양하다.
어른들은 절대 생각할 수 없는 창의적인 생각부터 착한 거짓말, 무엇이든 티 없이 볼 수 있는 맑은 생각들을.
예전에는 동화책은 어린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 부터 아이 때의 감성을 서서히 잃어가면서 이따금씩은 동심의 세계를 느끼고 싶었다.

책 <초코초코 베이커리>는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이기도 하지만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책 속 초원이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모습과 아이의 성장을 통해 배워야할 점이 하나 둘씩 드러나기 때문일까.
초원이가 바라보는 어른들은 밝은 모습보다 어두운 면이 많다.
엄마와 아빠는 매일 언성을 높여 싸우기를 반복하고 자신을 귀찮아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아직은 부모님에게 사랑받고 싶은 초원이는 하루하루 지친다.
이어지는 공부하라는 잔소리도 지겹고 엄마아빠의 싸우는 소리도 지겨울 때쯤, 초원이는 할아버지의 집으로 향하게 된다.
평생 옥수수 연구에 매진하며 삶을 살아온 할아버지 곁에서 지내면서 초원이는 흑곰 아저씨를 만나 세상을 배워 나간다.
한 번도 꺼내보지 못한 속 마음을 빵을 만드는 흑곰 아저씨에게 털어놓고 위로받는다.
흑곰 아저씨는 다그치는 대신 항상 웃는 모습으로 초원이의 아픈 마음을 다독여 준다.
 


"마음이 많이 아팠던 모양이구나. 하지만 그런 생각은 버려. 잘못된 생각이니까.
어른들도 어린아이들처럼 실수를 할 때가 있단다.
몸집이 커진다고 해서 마음까지 자라는 건 아니거든.
몸은 나이가 들면 저절로 자라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거든. 그래서 마음까지
다 자란 어른이 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몸에 비해 마음이 덜 자란 어른들은 어쩌면 아이들보다도 더 상처받는 것이 두려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린 초원이에게 그런 어른들의 모습들을 이해 시켜주려는 흑곰 아저씨의 자상함은 문득 내가 배워야 할 '어른상'인 것 같았다. 





 

아저씨와 함께 바게뜨 샌드위치를 만들고 케이크를 만들면서 초원이는 기다림과 노력하는 자세를 하나 둘씩 배워 나간다. 빵을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재료를 준비하고 배합하면서 반죽이 숙성되기를 기다리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평범하던 스폰지에 생크림으로 장식을 하니 예쁘고 먹음직스러운 케이크가 완성되기도 한다.
초원이는 빵을 만드는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나는 웬지 뿌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아이의 얼굴에서 자리한 어두운 그늘이 밝은 햇살로 채워지는 것 같아서...

흑곰 아저씨가 가르쳐준대로 계란빵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마들렌과 홍차를 함께 마시면서 '조화'를 배우는 초원이.
아직은 작고 어려 보이는 초원이의 모습에서 내 어릴적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무엇이든 순수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그때를...

다시 부모님의 집으로 돌아온 초원이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동규와 흑곰 아저씨가 있는 할아버지 댁에서 지내고 싶다고 결심한다.
황지 초등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 초원이는 그 곳에서 새로운 미래를 꿈꾸며 자랄 수 있을까?
할아버지는 슈퍼 옥수수 발명에 성공하게 될까?
순수함 가득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흑곰 아저씨와 초원이가 만들어가는 세상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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