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기 전 나의 여고시절을 떠올려 보았다.
학교를 가기 위해서 새벽에 일어나 아침을 먹는둥 마는둥 허둥지둥 교복을 입고 비포장길을 20분을 걸어 첫 버스를 타고 15분을 간 후 내려서 20분을 또 걸어서 가야만 했던 곳.
내성적이고 말수가 없었던 나는 비교적 즐겁게 학교생활을 했었지만
학교 규칙이라는 이름아래 선도위원들도 있고 여학교임에도 귀밑으로 3센티미터가 넘으면 용모불량으로 지적을 받고는 했다.
그 때는 시골생활이 너무 싫어서 도망치고만 싶었는데 지금은 그립기만 하다.
지금의 십대들은 참 별일이 많은 것 같다.
공부에 억눌려 있는 일, 왕따문제, 취업난, 사회적인 현실 등으로 즐겁지만은 않은 일상일 것 같다. 대입이라는 큰 일을 앞 두고 있어서 십대들이 가져야 할 꿈과 비전은 사라지고 없는 것처럼 보인다.
유쾌하게 보이는 표지와 문구가 내 맘을 설레게 한다.
정말 십대들은 별일없이 사는 것일까?
사회 그리고 학교가 만들어 놓은 틀에서 벗어나서 자신들만의 삶을 선택해서 살아가는 7명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7명의 작가가 진지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지금이나 예전이나 학교에서는 기존에 만들어진 틀에서 벗어나면 으레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는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짜여진 틀안의 문제점들을 꼬집으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7가지의 이야기 중에서 첫번째 이야기 '오시비엥침'이 유독 내 맘에 든다.
독일식으로 발음하면 ‘아우슈비츠’인데, 폴란드어로 ‘오시비엥침’이라고 한다.
쑤진 샘이 교사로 있는 여행학교는 학기 단위로 매번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한다.
학력이 인정되지 않지만 대기자가 있을 정도의 대안학교인 셈이다.
여행하는 곳마다 공부 내용은 다르지만 공연은 필수로 대본에서 연기까지 모두 나서서 만드는 것이 수업인 것이다.
선영,정은,찬은 체코의 프라하 여행을 포기하고 폴란드의 강마마의 카페에 남게 된다.
게스트하우스 겸 카페를 운영하는 강마마와 함께 벽화작업을 하려고 하지만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우게 된다.
선영은 정은이와 의견이 맞지 않자 혼자 ‘아우슈비츠’로 가는 기차를 타게 된다.
영화의 배경이기도 한 유대인 포로수용소인 ‘아우슈비츠’에서 피해자들의 잔해를 보며 선영은 그들에게 연민을 느끼게 된다. 아울러 친구인 동주의 죽음을 떠올린다.
비밀스러웠던 친구의 죽음, 그리고 학교에서 자퇴를 했던 일, 엄마 쑤진 샘과의 일들을 하나씩 떠올리게 된다.
강마마의 카페로 다시 돌아온 선영은 세 사람에게 감추었던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그러자 모두 하나씩 감추었던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마음의 아픔을 털어 놓으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벽화 작업을 하게 된다.
벽화 작업은 나무와 열매로 하나씩 하나씩 한글로 채우며 마무리를 하고
선영은 한글열매에 동주의 이름을 남기며 화해의 손을 내민다.
학교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힘들고 어려웠던 이야기를 여행을 통해 해결하는
시선이 뭉클하면서도 잔잔하게 다가온다.
힘들다고 하지만 그것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편견이 안타깝고
나의 십대를 참고삼아 내 자녀들은 즐겁고 유쾌한 십대를 보내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