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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미스터 갓
핀 지음, 차동엽 옮김 / 위즈앤비즈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나에게 ‘Hi 미스터 갓’은 안나를 통해 우리 삶의 모든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철학적 감성이 묻어나는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인 핀은 밤마다 런던의 한 부둣가를 산책하다가 우연히 다섯 살짜리 꼬마 안나를 만나게 된다. 핀은 오래전의 일이라 기억이 잘 안난다고 하면서 어떤 무엇인가의 점에서 안나에게 끌리고 있다고 회상한다.. 안나가 집을 나온데다가 술주정뱅이 아빠와 무심한 엄마를 둔 집에서 학대를 받는 아이였던 것을 알게 되면서 둘은 친구가 되어 간다. 핀은 안나를 집으로 데리고 오면서 안나와 함께 지내며 ‘미스터 갓’의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는 핀과 안나는 가볍고 작은 하나까지도 깊은 통찰을 하게 된다.
안나가 던지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게 되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나 역시도 삶의 깊이가 깊어지는 것 같은 느낌에 사로 잡히기도 하고 대체 무엇 때문에 미스터 갓의 존재에 대해 그토록 깊게 생각하는지 또한 어디서 그런 호기심과 담대함이 나올 수 있는지 궁금했다. 대체적으로 삶을 살아가면서 ‘신’에 대한 존재를 가볍게 여기는 나로서도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나는 그동안 이런 깊이 있는 생각을 왜 못하며 살았는가’에 대한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져보기도 했다. 그러했기에 이 책은 나에게 철학적 감성을 갖게 해 준 책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미스터 갓(God) 안나에요."
핀은 안나의 이 친근한 말씨로 기도를 하는 모습을 보고 '미스터 갓'이 정말 곁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한다. 순수한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보면 정말 해맑은 표현이 아닌가?
나 역시도 '교회'를 다니면서 기도도 해 보았지만 안나의 표현처럼 '미스터 갓'의 존재는 나에게 너무 멀게 느껴지는 대상인데 친구처럼 여기고 다가가는 그 해맑음이 신선했다. 더구나 학대를 받은 아이치고는 세상의 모든 것을 초월한 강인함마저 느껴졌으니 말이다.
불행한 현실에서도 자신을 사랑해줘서 고맙다고 기도하는 그 모습에서 나는 정작 감사함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것을 얻지 못한다고 불평하고 불만스럽게 생각했는지...
나의 삶에서 무엇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았는지를 묻고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미스터 갓'과 진정한 소통을 하고 있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안나는 '미스터 갓'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살고 계신다는 굳은 믿음이 있었고 주어진 환경에서 진정한 대화를 나눌 줄 알았으며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도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그러했기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친구같은 존재가 아니였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