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만 둘 뿐인 가정에서 자란 남편에게서 느껴지는 무뚝뚝함과 자기 표현이 없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내게 4살된 아들과 10개월 된 딸을 키우는 엄마로 답답함과 변화되는 남편의 모습이 보여지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읽었다. 육아는 당연히 엄마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남편의 생각이 지금의 시대에는 통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게 싶었다. 더구나 딸의 육아를 아빠가 해야 한다니 여간 고마우면서도 어려운 일이 아닌가 싶다. 30대 초반의 아이들의 아빠는 자신이 자라온 환경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에 어색해 하고 서툴어서 항상 내게 핀잔을 받곤 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어서 남편에게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다. 내가 자랄 때의 나의 아버지는 병환 중이여서 따뜻하고 온화한 가정에서 자라지는 못했지만 자신이 해 주고 싶었던 부분에서 만큼은 누구 못지 않게 해 주곤 하셨다. 그러면서도 감히 넘볼 수 없었던 그 무언의 무서움 또한 볼 수 있었다. 형편이 어려워서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다녀본 적이 없어 내 아이들에게는 주말이면 가족들과 함께 가까운 곳이라도 가 보는 것이 내가 꿈꾸는 아버지의 모습이였다. 하지만 늘 피곤하고 차가 밀린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자상함을 보여주지 않는 남편의 모습에 늘 아버지의 역할에 실망을 하곤 한다. 그도 그럴것이 주말에는 쉬고 싶은 마음을 알지만...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힘들고 피곤하더라도 즐겁게 다녀왔으면 하는 바램을 갖는다. 아빠는 딸에게 감히 넘볼 수 없는 든든한 보호자이며 세상을 살아감에 두렵지 않은 마음으로 혼자 헤쳐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아직은 어린 10개월 딸아이에게 남편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기저귀를 갈고 내가 다른 집안일을 할 때 잠깐씩 아이들 돌봐 주는 정도이겠지만 조금 더 자라서 자기만의 고집과 생각을 갖게 되면 무서워 말 한마디 꺼내지 못하고 눈치만 보게 하는 딸로 자라기 보다는 친구같은 애인같은 그런 아빠가 되어주길 바란다. 일상적인 삶에 지쳐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힘든 남편과 아빠이지만 아이들의 정신적인 멘토가 되어주길 위해서라도 한번쯤 이 책은 읽어봤으면 한다. 훗날 내 딸이 '아빠는 멋쟁이'라고 치켜 세워줄 수 있는 그날이 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