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 보면 무심결에 거짓말을 하게 되기도 하더라고요. 만약 제가 최근 1년 동안 영화를 전혀 보지 않았다고 하면, 어느 날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지난 1년간 영화를 보지 않았네, 나 영화를 안 좋아하는사람인가 보네, 하고요. 이후 1년 동안 영화를 보지 않았다는사실은 의식에서 사라지고 ‘난 영화를 안 좋아하는구나‘ 하는해석만 남는 겁니다. 그러다가 언제나처럼 글을 쓰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무심코 이런 문장을 쓰는 거죠. 난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틀린 말 같지 않잖아요. 저 스스로도 속아 넘어갈 정도로요. 그런데 사실은 이래요. 저는 그런대로 영화를 좋아하는 편인데 일이 너무 바빠서 못 보기 시작한 게 1년 전이라는 겁니다. 천천히 깊게 생각하면 진실에 다다르는데, 그러지 않을 경우엔 거짓말을 하게 되더라고요. 일부러 하려던 게 아닌데도요." - P187